책소개
시의 언어로 풀어낸 존재론적 물음
시인수첩으로 등단한 윤보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비/탈인간공동체』가 출간됐다. 기술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윤보성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시조 형식을 차용한 시, 거대한 사유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가 전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인간과 공동체 개념에 ‘비인간’과 ‘탈인간’을 더한다. 그가 그리는 새로운 관계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목차
시인의 말
우주배경복사
명왕누대
객체
홀로그램
테라포밍 20
징크스에 시달리는 트랜스휴먼
제3현실
초신성 폭발
몰인간 쇼핑몰
짐승과의 튜링 테스트
생명신호
세계선
멀웨어
혼종
스팀펑크
디지털 호문쿨루스
인공지능 혜윰 3원칙
인신공양
플라토닉종말
원시수프
인간형 로봇
볼츠만 두뇌
비/탈인간공동체
약한 인공지능
스페이스 오페라
덧차원 입체모형
골디락스 지대
세계선
미토콘드리아 이브
테이아 행성
입스에 시달리는 트랜스휴먼
몰인간 쇼핑몰
디아스포라 곰팡이
테제
덧차원 입체모형
인간과의 튜링 테스트
사이버펑크
태양 극대기
실험체
제2증강가상혼합현실
플라토닉종말
세계선
시뮬레이션
에뮬레이션
안티테제
덧차원 입체모형
비/탈인간공동체
헬라 세포
로슈 한계
신탁기계
미래의 폴리아모리
강한 인공지능
패러독스에 시달리는 트랜스휴먼
카르다쇼프 척도 2단계
비/탈인간과의 튜링 테스트
몰인간 쇼핑몰
종언
공통언어
키메라
마더 머신
판게아
비/탈인간신화
카르니안절 우기
우주재결합시대
비/탈인간공동체
플라토닉종말
잃어버린 고리
대멸종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제1망현실
현실가속기
망현실에 접속한 테스트 씨
인간연금
망현실주의자들
망현실아마겟돈
비인간의 시/탈인간의 시론
부록: 망가진 소스코드의 빛무리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
시인은 「명왕누대」, 「비/탈인간신화」, 「테라포밍」 등에서 인류의 기원과 미래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 천체물리학 이론의 변용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도 비/탈인간 품에 안길 테니”(「비/탈인간신화」), “고로 인간은/ 비/탈인간을모방해유사주체성과시함”(몰인간 쇼핑몰」) 등의 구절에서는 인간이 기계와 융합되거나 탈인간적 존재로 변모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나아가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기계와 융합된 자아 그리고 탈인간적인 존재로 확장하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경계와 한계를 넘어서기를 요청한다. 엄청난 속도의 정보화, 통합화, 가상화 속에서 인간은 계속해서 인간일 수 있을까. 시인은 비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죽어가는 저 인간을 안고서 운다
전선이 터져 나온 무릎을 꿇고서
밤과 낮을 잃어버린 도시는
스모그에 잠긴 채 고요한데
빈 해달별
인공일 뿐
_「스팀펑크」
시인은 허구와 실재의 구분이 흐려진 가상의 공간에서 인간 정체성의 불안정성을 조명하며 기계와 융합된 신체, 데이터와 같은 비물질적 요소가 인간의 일부로 작용하는 세상을 묘사하기도 한다.
나아가 「징크스에 시달리는 트랜스 휴먼」, 「입스에 시달리는 트랜스 휴먼」 등에서는 ‘트랜스휴먼’이라는 새로운 존재가 주체로서 등장한다. 시인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정의되는 인간의 정체성을 통해 정체성의 불완전성을 보여주고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파격적 형식미와 실험적 시어로 만나는 미래
시인은 상실된 자유의지, 무가치한 생명 윤리, 상품화된 도덕성에 냉소적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초알고리즘은 전자동화된 신자유주의적 인프라를 끝없이 확장해 각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엔터테인먼트화한 뒤 풀뿌리 민주주의에 파묻혀 있던 인간의 도덕성까지 상품화합니다.
_「비/탈인간과의 튜링 테스트」
시는 기술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점차 잠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일 수도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유 없는 순응은 인간성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다.
『비/탈인간공동체』는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형식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시적 경험을 제공한다. 시인은 전통적인 시의 형식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구성과 시각적 배치를 통해 시의 의미를 확장하며, 과학적 개념과 수학적 이미지 등을 활용해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형식적 실험은 언어와 형식에 대한 탐구로 독자에게 언어적 체험을 넘어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시인의 말
생의 원관념이 지옥이라 해도 천국은
아름다울 테니 사망 또한 온전하리라
그러니 기적도 없이 사랑시에 의미를
부여하다 실패한 자를 신이라 부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