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냥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살아지는 건 아닌,
삶의 고단함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김양미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책에는 표제작 「오순정은 오늘도」를 포함한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냥 살아가고 있지만 그냥 살아지는 건 아닌, 고단한 삶에서 건져낸 이야기는 평범한 이웃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 힘들어도 희망을 꿈꾸며 사는 이들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험에 들게 되는 우리의 일상을 위로한다.
2024년 대구지역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다.
목차
오순정은 오늘도
김종만은 오늘도
김하나는 오늘도
자전거의 기울기 23.5°
로또
리틀 몬스터
드림 포에버 시티
작가의 말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사람이 꿈을 가져야 한다고? 너는 내 꿈이 뭔지 알아?
누구는 그런 거 없어서 이렇게 사는 줄 아냐고!”
김양미 소설가는 특유의 유머와 통찰력 있는 현실 감각으로 웃음과 슬픔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경인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여 첫 번째 소설집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샀다.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인 『오순정은 오늘도』에서는 이웃의 얼굴을 좀 더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냥 살아가고 있지만 그냥 살아지는 건 아닌, 꿈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이자 오늘 우리의 이야기이다.
소설집은 세 편의 연작 단편으로 시작된다. 소녀 가장으로 자라 가족을 위해 죽어라 일만 하며 살아온 오순정(「오순정은 오늘도」)과 마음속에 품고 살아온 막연한 꿈을 놓지 못하는 김종만(「김종만은 오늘도」), 그리고 이런 엄마와 아빠를 보며 자란 맏딸 김하나(「김하나는 오늘도」)가 그 주인공이다. 작가는 이들 가족의 이야기를 쓰며 버스나 마트, 길거리 어디에서나 그들의 얼굴을 보았다고 말한다. 가까이 있을수록 서로에게 무관심해지기 쉬운, 모순적인 관계를 명랑하고 진솔한 문체로 풀어낸다.
재활용 매장에서 기울어진 자전거를 훔친 할아버지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며 슬픈 사연을 알게 되는 「자전거의 기울기 23.5°」,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난 작은 고양이의 병원비 때문에 생긴 웃지 못할 줄다리기를 다룬 「로또」, ADHD를 가진 아이를 키우며 갈등을 겪는 부모의 이야기 「리틀 몬스터」와 가상현실로 원하는 삶을 살아본 후 ‘죽음’을 선택하기 위해 드림 포에버 시티로 가는 엄마의 이야기 「드림 포에버 시티」. 일곱 편의 단편 모두 일상적인 관계와 선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서로 떨어져 있어야 덜 외로워지는 관계, 언젠가 하겠다고 미뤄둔 일, 기울어져도 넘어지지 않는 것들, 이상과 현실의 괴리와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것, 그럼에도 놓아 버리고 싶은 일. 작가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어떤 선택이 옳고 그르냐의 판단을 떠나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질문을 던져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자연스럽게 질문을 녹여낸 작가의 필력이 돋보인다.
독자들은 고단한 삶이지만 ‘오늘도’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에게서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자신을 겹쳐 보게 된다. 소설의 끝에는 마침표가 찍혀 있지만 마냥 좋지도, 마냥 나쁘지도 않은 일상을 이어갈 오순정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쉽다.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고, 꿈꾸는 일의 중요함을 알고 있는 작가가 전하는 위로이자 응원이다.
작가의 말
가끔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언제 글을 쓰냐고, 아르바이트하느라 글 쓸 시간이나 있었냐고. 그런 질문을 받으면 부끄럽다. 힘든 와중에도 열심히 글을 써 짧은 시간 안에 세 권의 책을 내게 된 사람으로 봐주는 거 같아서. 각 잡고 앉아 써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진 못한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떠올린 이야기 「로또」, 목이 해진 남편의 겨울 코트를 보고 ‘아름다운 가게’에 옷을 사러 갔다가 쓰게 된 「자전거의 기울기 23.5°」, 곱창집에서 일하며 고단한 일상에 대해 끄적이기 시작한 「오순정은 오늘도」 그리고 힘들게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가정을 지키느라 죽을 뻔한 엄마들을 떠올리며 썼던 「드림 포에버 시티」,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 때문에 가족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아픔에 대해 쓴 「리틀 몬스터」….
이 소설집은 하나의 생각과 한 줄의 끄적임으로 쓰기 시작한 이야기들이다. 많은 시간과 노력과 고민이 들어간 글은 아니지만, 하루하루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믿고 격려해 주며 응원해 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조금씩이라도 글을 써나갈 수 있었다. 그분들의 얼굴 하나, 하나를 떠올려 보니 코끝이 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