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역사의 험한 풍파 속에서도
옛 선현들이 고이 간직하고 전수해 온 고조선 수련법, 풍류도
한국인이라면 풍류도라는 말은 다 알지만 그 알갱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체로 신라시대 화랑들이 행했던 수련행위가 풍류도이고, 이후에는 팔관회 등 문화예술 형태로 존속하다가 서서히 사라진 문화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화랑들이 수련했다는 풍류도란 무엇이었을까.
풍류도는 바로 자연과 소통하는 수련이다. 풍류도를 통해 천지와 내가 합치되는 환희를 맛볼 수 있다. 풍류도는 단순히 고대에 있었던 영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문화사 전체의 기초가 되어 온 민족적 영성이다. 곧 현대 한국인의 의식 속에서도 살아 작용하는 우리의 심성이며, 한국문화의 기초 이념을 이루고 있는 게 풍류도인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풍류도는 실제 수련법을 제시하고 따라하도록 이끌어내는 수행서이기도 하다. ‘고조선 유래의 풍류도 수련을 왜 하는가’ 하는 문제는 조금 풀어쓰면 ‘현대인들이 옛사람들이 하던 풍류도 수련을 하면 무엇이 좋은가?’ 하는 문제로 치환해도 될 것이다. 고조선 수련법인 풍류도는 육신 단련이나 무술의 고수가 되어 적을 무찌르는 데 주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것에 수련의 핵심을 두고 있다. 바로 우주와의 합일, 천지 기운과의 조화와 운용이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아시아 전통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영육의 일체와 조화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고조선 수련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일체화된 영육이 우주, 또는 천지 기운과 조화와 합체를 이루어 자연스러운 삶을 사는 것을 주 목표로 삼아 왔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서론
1.1 고조선 수련법 풍류도 소개
1.2 이 시대에 고조선 수련법이 가지는 의미
제2장 20세기 풍류도 계승자 원광스님
2.1 풍류도맥과 태백산중 수련기
2.2 속세로의 하산과 제자 양성
2.3 원광을 통해 보는 풍류도의 다양성
제3장 기운용과 풍류 수련
3.1 풍류도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사항
풍류도의 본질
풍류도의 범주
선도수련의 갈래와 성명쌍수
3.2 기운용 수련과 호흡
기와 에너지
머릿말
도인술 전통과 단천수련
단천수련 1, 2 단계
만트라 수련
하림장법
3.3 손을 통한 기운용 수벽치기
3.4 회돌이 풍류 수련과 단형백수
회수자천
비가비세
풍향동천
단형백수
제4장 입선수련과 천지인 합일
4.1 입선 수련의 전통과 사방석
4.2 고인돌과 삼천갑자 동방석
4.3 태공유수 입선수련
예비수련
본 수련
제5장 고조선 무예
5.1 고조선 무예의 특징
5.2 각종 권법 및 태극권
사계절 권법
삼태극권과 오행 태극권
5.3 각종 무기류 및 여의봉
고조선 시대 다양한 무기
봉술과 여의봉
5.4 병법 전략과 전술
제6장 역사와 설화로 살펴보는 풍류도와 인물들
6.1 풍류도 설화와 야사에 대한 입장과 해석
풍류도 설화의 특성
고대사 문헌의 질곡
6.2 시원 및 고조선 시대
하늘숭배사상과 천지인 합일 수련
철기문화와 철제무기
문헌에 등장하는 우리 고유 선도
수련문화의 전파와 분절화
중국 도교의 역사와 상호영향
6.3 삼국 및 통일신라 시대 만개한 풍류도
고조선의 계승자 고구려 발해
풍류도를 완성한 신라 및 통일신라
역사상 패자였던 백제 문화의 분산과 소멸
6.4 고려와 조선시대 산속으로 들어간 풍류도
고려시대 팔신선과 생활속 풍류문화
한민족 결집의 영웅 강감찬
권진인과 업보에 치인 남궁두
풍류도인의 롤 모델 장원심
역사의 수레바퀴에 끼인 날으는 칼 조영규
난세에 나라를 구한 영웅들
양란 이후 지식인층의 선교와 도교 수용
6.5 근현대 속세에서 새롭게 싹트는 풍류도
일제항쟁기 민족의식의 함양과 선도의 부활
북녘의 상현달 수월
시해선 양봉래 개운
태백산에서 속세로 나온 풍류도인들
부활한 현대 선도와 무술 단체
맺음말
참고문헌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풍류도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말이다. 대체로 신라시대 화랑들이 행했던 수련이 풍류도이고, 이후에는 팔관회 등 문화예술 형태로 존속하다가 서서히 사라진 문화로 기억한다. 지금도 자연과 더불어 즐기는 유흥을 ‘풍류’라고 부른다. 그런데 화랑들이 수련했다는 풍류도란 무엇이었을까. 이제는 잊어도 될 고리타분한 옛날의 원시적인 수련법이었을까. 필자가 이 책을 쓰는 이유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고조선 후대에는 천지일월풍류도라 했고, 신라시대에는 화랑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시킬 목적으로 그간의 모든 사상과 수련법, 무예 등을 종합해서 풍류도라고 불렀다. 우리가 들어서 알고 있는 풍류도가 탄생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풍류도를 신라시대 것으로 보지 않고 고조선시대 수련법으로 정의했다. 왜냐하면 신라인들이 체계화시켰지만 이전 시대부터 존재해 왔던 것이 문헌으로도 입증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고유한 한국적인 영성으로서 풍류도라 할 때는 일반적인 풍류의 의미와는 구별되는 성격이 들어있다. 풍류도는 제천의례나 화랑교육에서 보았듯이 하늘을 섬기는 천도(天道)이다.
그렇다면 풍류도 수련이란 무엇을 하는 것일까. 한국인이라면 풍류도라는 말은 다 알지만 그 알갱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헌상으로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필경 역사적 질곡이 있었을 것이고 이 책 후반부의 역사 편에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지만, 먼 고대로부터 근대까지 풍류도의 수련체계를 설명해 놓은 전해지는 문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있었어도 없애 버린 것으로 추정한다.
풍류도 수련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크게 세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는 입선(立禪) 수련이다. 풍류도에서 제일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인데 서서 하는 수련으로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한다. 이 수련을 통해 깨달음이 오고 우주와 하나된 경지에 도달하도록 노력한다. 비록 문화적 표현은 다르지만 불교나 요가에서 지향하는 방향과 유사하다.
두 번째는 무예 수련이다. 화랑들의 풍류도는 나라를 지키는 엘리트 육성이었다. 그러므로 무예가 아주 중요했다. 태고시대 사냥에서부터 반정착 기마민족으로 살았던 고조선 시대에도 전쟁이 많았고 무술은 아주 중요했다. 하지만 전쟁 양상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현대에는 무술이라는 게 아무 필요 없지 않을까. 크게는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개인 호신이나 건강 차원에서 무술은 여전히 필요하고 이런 것보다 아주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기의 운용이다. 서양의 스포츠는 근육운동에 관심을 집중하지만 아시아의 무술은 기의 운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풍류도는 더욱 그렇다. 기의 소통이 원활한 사람은 건강하고, 기를 축적·발산시킬 수 있으면 엄청난 힘을 토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기운용 수련이다. 풍류도의 가장 기초과정이고 밑바닥에 깔리는 기본개념이다. 처음 풍류도에 입문한 사람은 이 기운용 수련을 통해 기감을 느끼고 자연의 기운과 공조(resonance)를 통해 몸을 움직인다. 기운용이 원활해지면 바로 무예동작과 연결되어 폭발적인 힘과 동작을 연출해내고, 입선수련과 연결되면 하늘기운과 땅기운을 내 몸과 합치시켜 천지인 합일의 길로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