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로의 과제는 18세기 미국의 독립혁명을 정치적 역사로서가 아니라, 편협한 인습과 안이한 습관을 계속 뒤집는 살아있는 사회·문화적 개혁으로 이어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목차
서시
머리말
제1부 『월든』으로 가는 길
소로, 그는 누구인가?
소로와 그의 친구들
소로의 콩코드 로맨스
『월든』을 읽는 키워드
『월든』 그 후
제2부 『월든』 읽기
경제
1. 정신의 경제학
2. 『월든』의 길
3. 자발적 노예
4. 가지 않은 길
5. 필수품과 사치품
6. 하늘과의 교역
7. 옷과 집의 의미
8. ‘더 현명한 미개인’의 집
9. ‘현대적 개선들’의 허실
10. 자립경제 실험
11. 필수 식품과 사치성 식품
12. ‘잡동사니’ 가구
13. 더 높은 어떤 것
14. 이기적 자선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나
1. 상상의 부
2. 아침의 초대장
3. 간소화 하라
독서
1. 고전 읽기
2. 무지의 극복
소리들
1. 자연과 문명의 충돌
2. 자연의 멜로디
고독
1. 외로움과 고독
2. 숲속의 친구들
방문객들
1. 접대의 예의
2. 소로의 방문객들
콩밭
1. 콩밭의 의미
2. 일과 놀이
3. 자연과 문명의 결합
4. 심각한 목적을 위한 놀이
마을
1. 물질의 유혹
2. 제도적 폭력과 시민 불복종
호수들
1. 낚시질과 사유
2. 월든 호수의 상징성
베이커 농장
1. 소로의 무지개
2. 존 필드의 가난
도덕률
1. 야성과 영성
2. 채식과 육식
3. 도덕률
동물 이웃들
1. 본능적 야성
2. 동물의 본성
난방하기
1. 겨울 채비
2. 벽난로와 굴뚝
3. 꿈의 집
4. 필수 연료
예전 주민들과 겨울 방문객들
1. 예전 주민들
2. 겨울 방문객들
겨울의 동물들
1. 겨울 풍경
2. 겨울 동물들의 생존방식
3. 사냥의 뒤안길
4. 숲의 토착민들
겨울의 호수
1. 발밑의 하늘
2. 바닥없는 호수
3. 채빙의 명암
봄
1. 호수의 해빙과 봄
2. 소로의 생체론
3. 봄의 도래와 부활
4. 계절과 삶의 순환
맺는 말
1. ‘자아’로의 여행
2. 일탈하라!
3. 긍정과 사랑의 삶
제3부 『월든』 리뷰
바닥없는 호수를 찾아서|신재실
진짜 은둔형 천성|버지니아 울프
소로|제임스 러셀 로월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1837년, 대학을 졸업하고 콩코드로 돌아온 소로는 그의 이웃 에머슨이 미국의 문화적 독립을 선언했다는 것을 알고, 그가 이끄는 ‘초월주의자들’Transcendentalists로 불리는 그룹에 가담했다. 초월주의운동은 19세기 미국의 문화적 독립운동이다. 1837년의 미국은 이미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고 있었다.
소로는 미국의 독립 혁명이 아직 설익고, 실험적이며, 불확실하다고 느끼고, 미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재검토하는 일에 착수했다. 불평등이 만연하고, 물질주의가 날뛰고, 미국 경제는 전적으로 노예제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그 지도자들은 이런 상황을 지속시키는데 만족하는 듯했으니, 바로 그들이 노예제의 온갖 혜택을 보았기 때문이다. 소로의 과제는 18세기 미국의 독립혁명을 정치적 역사로서가 아니라, 편협한 인습과 안이한 습관을 계속 뒤집는 살아있는 사회·문화적 개혁으로 이어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가 월든 호수로 이주한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우선 조용하게 글을 쓸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그는 여기서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A Week on the Concord and Merrimack Rivers과 『월든』Walden의 일부를 썼다. 월든 숲과 호수는 또한 정신적 구도자, 철학자, 그리고 시인으로서의 소명을 수행하는 동시에, 자유인으로서의 ‘1인 혁명,’ 즉 수신修身에 매진할 수 있는 삶의 현장이기도 했다.
소로는 『월든』에서 독자들에게 그를 포함한 다른 모든 사람들로부터 삶의 방식을 물려받지 말고, 독창적인 삶의 실험에 떨쳐나서라고 격려한다. 그는 물질적 사치를 위한 돈벌이 소동에 가담하는 대신, 교육, 예술, 음악, 철학을 통한 정신적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간소화라라, 간소화하라!”Simplify, Simplify!고 외쳤다.
1840년대와 1850년대, 소로는 북부의 여러 주들이 남부의 노예제도를 묵인할 뿐만 아니라 그 영구화를 획책하고 있다고 느꼈다. 소로의 ‘지하철도운동’Underground Railroad을 비롯해서, 그의 에세이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 「매사추세츠에서의 노예제」Slavery in Massachusetts, 「캡틴 존 브라운을 위한 탄원서」A Plea for Captain John Brown 등은 모두 노예제도 폐지에 대한 사명감에서 나왔다.
소로에게 건강은 자연과의 건전한 관계이다. 자연과의 건전한 관계가 무너지면 인간의 생태학적 리듬 또한 무너지기 쉽다. 많은 현대인이 비몽사몽에 시달리는 이유의 하나가 바로 자연과의 ‘부조화’이다. 소로가 평생 동안 쓴 33권의 방대한 일기에는 강과 호수의 결빙과 해빙, 야생화의 개화 및 낙화 등 생태학적 기록들이 가득하다. 최근, 기후 연구자들이 19세기 중엽 이후의 기후변화의 영향을 측정하는 데 그의 데이터를 이용할 정도로 소르는 환경론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월든』은 이 모든 것의 집대성이다.
『월든』은 한국에서도 번역·소개된 지 오래다. 2010년, 『월든』에 감명을 받았다는 법정(1932~2010) 스님의 입적으로 이 책의 상품성이 높아지면서, 번역판이 홍수를 이루어 적어도 20여종의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그 결과, 차별성 없는 많은 번역본이 이전투구를 벌였다. 2012년 2월 본인 또한 ‘수많은 번역본에 종지부를 찍으며’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참전했지만, 여지없이 참패하였고, 11년 6개월 후인 2023년 8월 수정을 거듭한 ‘한국의 표준판’이라고 자부하는 『월든』(아르테Arte: 클래식 라이브러리 009)이 출간되었다.
『월든』은 결코 읽기 쉬운 책이 아니다. 상업성에 목적을 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월든』은 이른바 ‘좌파운동권의 바이블’이라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속설은 이 책의 핵核에 접근하려는 노력의 부족에서 발생한 오판이라고 단언한다. 소로는 일부 초월주의자와는 달리 ‘사회혁명’에 앞서 ‘1인 혁명’을 강조한 철저한 개인주의자이기에, ‘큰 정부’가 아니라 단연코 ‘작은 정부’를 지향했다. ‘사회공동체’의 가치를 앞세우는 전통적인 ‘좌파’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은 『월든』의 핵核에 접근하려는 노력의 과실果實이다. 소로는 “독서를 잘하는 것, 다시 말해 참된 정신으로 참된 책을 읽는 것은 고귀한 수행,”이라면서 “책들은 그것들이 쓰인 때와 똑같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읽혀야 한다,”고 말한다. 『월든』 읽기는 ‘참된 정신’을 살찌우는 ‘고귀한 수행’이다. 이 책은 독자 여러분의 『월든』 읽기에 있어서 하나의 ‘길라잡이’이다.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