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대왕세종』으로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박충훈 소설가의 역사 장편소설로 3대에 걸친 무반 가족의 애국애족 정신과 구한말 대한제국의 혼란기를 냉정하게 보여주고 있다.
조선말의 실존 인물인 충북 진천 출신 무장 판중추부사 신헌과 그의 아들 병조판서 신석희, 신혼의 손자 독립군 대한통의부 사령관 신팔균 장군에 이르기까지 3대 무인 가족의 서사가 대한제국 혼란기를 배경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서사를 끌고 가는 조선 표창수 5명의 모습은 지극히 사실적이어서 시종일관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끌고 간다. 경성 표창수와 평양 표창수 5명, 그들의 활약상은 구한말 대한제국 나라가 멸망하는 치욕적인 시기에 그나마 속이 뻥 뚫리는 청량제 역할로 읽힌다. 소설은 조선 표창수 5명이 25여 년에 걸쳐 조선 통감과 총독 암살을 시도하는 등 일본 고관들을 살해하고, 일본군과 경찰 고위간부 500여 명을 표창으로 암살하여 조선주제 일본인들 간담을 서늘하게 하여 공포에 떨게 만드는 현장을 구체적이고 현장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그 묘사는 우리 소설의 기본적인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을 통해 역사와 현실의 문제를 무게 있게 다루고 있다. 작가의 시선은 역사와 현실의 피상적 관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현실 밑에 숨어 있는 역사적 뿌리의 발견과 맞물린다. 그것을 파헤치는 문체는 무게를 느끼게 하는 전통적인 리얼리즘 문체 그것이다. 한때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것이어서 따로 무게라고 강조할 필요가 없는 문체였다. 하지만 역사적 시각의 결핍, 현실에 대한 회피, 경묘함만을 추구하는 요즘의 감각적인 문체 앞에서는 박충훈 작가의 소설 『대한제국』이 보여주는 무게는 보기 드문 것으로 읽힌다. 그 무게의 힘이 구한말의 대한제국 혼란기에 나라가 멸망하는 치욕적이며 역사적인 과정을 냉철한 작가적 시각으로 구성하였고, 나아가 현재 진행형인 대일본 관계를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대한제국』의 역사적 리얼리즘의 무게는 소설 인물을 통해 나름의 다양한 편차로 나타나면서 역사와 현실의 아주 적극적이고도 능동인 표현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 무게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 탄생에 대한 생생한 서술이 소설 본문 ‘조·미 수호조약’ 장에서 자세하게 다루어지고 있는데 역사적 진실에 대한 작가의 완고한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 길이 진실이면 찾아가고 힘껏 넓혀가는 것이지, 그 길을 버리고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는 작가의 일관되고도 명확한 역사적 소신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소설은 밖의 서사(대한제국 멸망)와 안의 서사(5명의 표창수의 활동)가 갈등을 일으키는데, 그 갈등의 일촉즉발 순간을 통해 인물들의 내면을 부단히 열어나가고 끊임없이 혁신시키고 계속 살아가려는 정신, 그 정신을 리얼리즘의 넓은 길을 통해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목차
책머리에
일러두기
제1부 조선, 그 500년
경성 표창수 / 14
만국평화회의 / 29
망국의 통한 / 40
조선의병대 / 49
야간 기습작전 / 63
평양 표창수 탄생 / 75
제2부 무반의 가문
별 하나 뜨다 / 88
무장 신헌병인양요 / 108
수뢰포운양호 침입 / 123
제2차 침략 / 132
계략 / 141
무장의 분루병자수호조약 / 158
조^미 수호조약 / 165
노장의 낙향 / 178
제3부 광야의 별
무심한 세월 / 188
을미사변 / 195
아관파천 / 203
대한제국 / 210
2대 무장의 낙향 / 217
호국의 간성 / 231
대한제국 멸망 / 249
한일합병조약 / 260
별 하나 지다 / 269
여걸 임수명 / 288
청산리 대첩 / 297
대한통의부 사령관 신팔균 / 302
광야의 별 지다 / 307
조선 비검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작가의 말
나라의 주인인 대한제국 황제와 몇몇 신하가 이웃집에 떡 주듯이 이웃 나라에 널름 내준 것이 영광의 상처도 없는 대한제국 멸망이었다. 떡 주듯이 널름 내준 오천 년 역사의 한반도를 되찾기 위해 36년간 수많은 백성이 죽고 고통을 당했다.
어찌 그뿐인가. 되찾은 대한민국은 허리가 잘려 반도가 아닌 섬나라가 되고 말았다. 5백 년 역사의 고려를 이어받아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후손은 다시 5백 년이 지나며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허울 좋은 황제가 되어 나라를 멸망시켰다.
왕 씨의 나라 고려가 이 씨의 나라 조선이 되었듯이 대한제국의 이 씨 왕조는 왜 바뀔 수 없었든가.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와 같은 인물이 5백 년 뒤에는 왜 없었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고, 없기에 슬프다. 슬픈 역사지만 잊어서는 아니 된다. 선조들의 무능으로 허리가 잘린 국토, 반도의 나라를 완성하기 위하여 우리는 동족끼리 또 얼마나 피를 흘려야 할지 가늠도 할 수 없기에 더욱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