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출구 없는 기후 재앙의 시대
폐허 위에 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왜 기후 위기에 관해 말하기를 그만두었는가
『우리에게 내일이 없더라도』는 20년간 환경운동에 헌신해 온 BBC 기후 전문 기자가 갑자기 기후 변화에 관해 말하기를 멈춘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구의 운명을 누구보다 걱정하며 활동을 이어가던 그가 왜 기후 변화에 침묵하기로 했을까? ‘기후 위기 해결하기를 포기했다’거나 종말론을 믿는 사이비 종교의 신도가 되었냐는 비난 여론에도 한동안 침묵했던 그는, 여러 과학자 및 활동가들과 나눈 대화, 시대를 앞선 위대한 사상가들의 저서, 기자 특유의 날카로운 관찰과 분석을 근거로 기후 변화의 궤적과 환경운동의 역사, 기후 위기를 둘러싼 정치적·사회적 역학관계 등을 설명한다.
기후 위기를 다룬 많은 책이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는 달콤한 말로 변화를 호소한다면, 이 책은 기후 변화에 관한 논의가 더는 의미가 없으며, 지구는 이미 폐허나 다름없는 곳이 되었다는 서늘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근대성을 향한 맹목적인 믿음과 성장 중독으로 자행한 인간의 파괴적 행보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과학’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태도가 지구를 어떻게 제어와 관리의 대상으로 몰고 갔는지, 과학이 제시하는 수치와 통계가 어떻게 우리 눈을 가렸는지, 암울하지만 선명한 진실을 보여준다. 녹색 성장, 지속가능성,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 등 인류가 생각해 낸 정책들이 더는 해결책이나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를 확인하다 보면, 이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충격적인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또한 강요된 낙관주의나 근거 없이 막연하게 좇는 희망만으로는 예정된 파국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의 상황을 유지하려 애쓰는 대신 기꺼이 상실을 받아들이고 남은 폐허 더미에서 무엇을 찾아낼지 함께 고민하자고 독자를 이끈다.
목차
이 책을 먼저 읽은 이들의 찬사
들어가는 글 | 우리가 알던 세상과 이별하고 새로운 리듬에 맞춰 춤 춰야 할 때
1부.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히다
1장. 기후 변화에 관해 말하기를 멈춘 이유
2장. 우리가 처한 곤경의 정체
3장. 나를 멈추게 한 네 개의 경험
2부. 과학이 감당하기에 지나친 요구
4장. 내가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
5장.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
6장. 20세기 환경운동의 흐름
7장. 변화를 위한 새로운 움직임
8장. 환경운동과 과학의 관계에 관한 진실
9장. 권력에 이용당하는 과학
10장. 과학은 우리를 도울 수 없다
3부. 모든 것이 바뀔 때
11장. 팬데믹이라는 낯선 경험
12장. 과학에 관해 질문할 수 있는 공간
13장. 기후 위기를 둘러싼 두 개의 세계관
14장. 책임감 있는 어른들이 나설 때
15장. 우리는 해결책을 모른다
4부.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
16장. 상상 속 질병과 공포의 시작
17장. 죽음을 다루는 인식의 변화
18장. 삶은 통계적 경험이 아니다
19장. 사회가 병들어갈 때
5부. 우리의 현재 위치를 생각할 때
20장. 거대한 어항이 되어버린 세상
21장. 두 갈래의 길
22장. 기후 변화와 정치
23장. 포기의 결과로 다가올 새로운 것들
24장. 과학과 관계 맺기
마치는 글 | 폐허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일을 찾는다는 것
감사의 글
주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환경운동 최전선에서 투쟁한 BBC 기후 전문 기자의
대재앙을 넘는 최후의 제안!
도갈드 하인은 기후 전문 기자이자, 환경운동가, 개혁 사상가, 작가, 강연가로 삶의 대부분을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서 보냈다. 2009년 기자이자 환경운동가인 폴 킹스노스와 함께 만든 ‘다크 마운틴 선언문’을 통해 파괴적인 현대 문명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으며, 〈뉴욕 타임스〉는 그를 ‘영국과 유럽 전역에서 환경논쟁의 흐름을 바꾸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그런 그가 다양한 기후 위기 관계자들을 만나며 기후 변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예정된 현실이라는 사실을 처절하게 깨달으며 더 이상 신기루 같은 희망으로 사람들을 속일 수 없다는 자각으로 각종 강연, 교육, 방송 활동을 포기하고 칩거하다시피 했다. 언젠가는 그 이유를 밝힐 때가 오리라 생각하던 그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과학정치의 출현을 목격하며 과학은 인류 앞에 놓인 문제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껏 과학이 제시해 온 기후 위기 해법은 실패했다. 과학은 능력 이상의 역할을 억지로 떠맡았을 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 기술의 진보가 심어준 착각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과학이 누리는 권위가 너무나 과장되었지만, 과학의 지배적 역할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생활과 기후 대책도 과학이 옳다는 가정 아래 만들어졌다. 하지만 과학이 틀렸다면 어떻게 될까? 기후 위기는 잘못된 탄소 정책처럼 특정 부분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인류의 생활방식 때문에 생겨난 결과이므로, 이제는 죽어가는 현대 사회와 작별하고 새로 태어날 시대의 산파로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이 책은 인류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과 우주라는 큰 시스템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그에 맞는 겸손함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며 이 괴상하고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희망의 연대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