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태왕 담덕, 북방 초원로 개척을 완성하다
왜왕 오진, 대륙 침략에 나서며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다
“고구려 대상들이 금산을 넘어 서역과 교역하는 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병이 든 유연왕을 대신하여 그의 아들 사륜이 말했다.
드디어, 중원을 통하지 않고 서역의 각 나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서기 371년 고국원왕(담덕의 할아버지)부터 소수림왕(담덕의 큰아버지), 고국양왕(담덕의 아버지), 광개토태왕에 이르는 고구려왕 4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광개토태왕 담덕』이 이제 대미를 향해 달리고 있다. 고구려 역사의 큰 산맥을 따라 백제, 신라는 물론 중국 대륙의 후연, 북위, 바다 건너 왜국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소설로 직조되어 생생하고 찬란하게 되살아난다.
더욱, 8권에 이르기까지 태어나고 죽어간 많은 사람들의 부침과 영광, 배신과 의리, 골육상쟁 들을 보며, 사람과 삶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광개토태왕 8』권에서 태왕 담덕은 중원을 통한 간접 교역을 벗어나고자 북방 초원로 개척에 온 힘을 쏟는다. 그는 후연과 북위, 유연을 아우른 지룃대 외교를 통해 드디어 그의 일생 숙원이었던 ‘북방 초원로 개척’의 오랜 꿈을 이룬다. 우리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갖게 되는 순간이다. 국내성에서 지금의 로마인 대진국까지 닿을 수 있는 상업의 길을 연 것이다.
그 과정에서 태왕 담덕은 해삼위에서 바이칼호에 이르는 많은 이민족들과 전쟁을 벌이거나 외교적인 담판을 지어야 했다. 특히 숙신과 우제돌궐, 유연과의 일화들은 흥미진진한데, 철저한 고증을 거친 우리와 맥을 같이하는 북방 민족들의 구전 설화나 노래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천신와 해신이 우리를 돕고 있다. 출항하라!”
오진의 명을 받은 군선 3백여 척이 곧 나가사키 항구를 출항하여
대륙 침략의 돛을 올렸다.
한편 백제의 태자 전지와 함께 볼모가 되다시피한 오경박사 왕인의 전쟁을 막기 위한 각고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간다. 왜국왕 오진은 고구려에 침략 당했던 백제의 원수를 갚는다는 명목하에 도래인 세력을 규합하여 대륙 침략의 돛을 올린다.
목차
제8권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제1장 | 교류와 상생
제2장 | 숙신 정벌
제3장 |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제4장 | 계륵 작전
제5장 | 벽 속의 부처
제6장 | 왜의 대륙 출병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역사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삼국지』와 『대망』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쓰고자 했던 작가가 글쓰기 인생 거의 전부를 바쳐 쓴 작품입니다.
관련 자료를 모으고 처음 집필에 들어간 것이 2010년,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이기에 쓰고 고치고, 부족하면 다시 공부를 위해 중단하면서 지금까지 완성한 것만 해도 원고지 3만 5천 매에 이릅니다. 그동안의 집필기간만 무려 12년이 걸린 셈입니다.
서사가 죽어가고 문학이 가벼워져 가는 시대입니다. 그리하여 더욱 우리는 천년 세월을 견뎌 우리에게 전해진 고구려의 벽화와 비석들처럼, 다시 백년 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역사책을 만든다는 심정과 자세로 이 작품을 종이 위에, 인터넷의 바다 위에 깊고 단단하게 새겨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문화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계속 심어나갈 것입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사업’은 이에 대한 두려움이며 반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슴 뛰는 "담덕"의 ‘원대한 꿈’, ‘정복의 대장정’
‘광개토태왕’은 널리 알려진 영웅입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피상적인 수준입니다. 실제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는 집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해 변형되고 훼손된 채 덤불 속에 묻혀 있다가 시간이 흘러 우연히 발견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간 지극히 한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담덕의 위대한 자취를 되살려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에 더해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하다시피 한 기록인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속 광개토태왕의 모습 역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김부식의 신라 중심 사관으로 인해 고구려의 모습은 당시 중국 사료의 파편들을 주워 모아놓은 것처럼 허술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껄끄럽기만 한 광개토태왕의 업적에 관해서 아주 소략하게 다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정 아래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은 마치 당대의 『삼국사기』에서 미진하게 다룬 디테일한 부분까지 복원시켜 놓은 것처럼 역사적 연대기에 충실하면서도 실감나게 인물들을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직접적인 시대 배경은 광개토태왕 재위시기를 전후한 40~50년이지만, 고구려의 전반기 400여 년을 아우릅니다.
작가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2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국 등지에서 ‘고구려본기’속 빈 공간들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걷고, 찾고, 읽고, 물었습니다. 나아가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당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습니다. 더욱, 고구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 교역까지도 치밀하게 복원하여, 당대의 문화사를 읽는 듯한 즐거움도 선사할 것입니다.
작가의 말
우리는 미래의 길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나는 이 소설을 쓰면서 단 한시도 이 생각을 잊은 적이 없다.‘광개토태왕 능비’에 나와 있는 것이 전부랄 수 있는 그의 발자취를 좇아 나는 20여 년 세월을 바쳤다. 우리의 핏속 강한 생명력의 DNA ‘영토 확장 정신’을 일깨우는 것, 이것이 담덕의 전언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나는 20여 년간 역사 속에 가려진 광개토태왕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 조각난 자료들을 수집하고, 흔적이 지워진 역사 현장을 답사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 조각난 자료들의 퍼즐 맞추기는 지난하고 지루한 작업이었다. 자칫 역사의 팩트에서 벗어나기 쉬운 일이므로, 근거 불충분한 상상력으로 그 공간을 메우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고구려 생활상을 다룬 저술들과 이웃 나라와의 물산 교역, 전통 무속신앙과 종교의 합류 과정, 지리적 특성과 그곳에서 나는 특산물들, 나무와 풀과 생명체들을 통하여 역사 퍼즐을 복원하는 데 나는 온 힘을 다하였다.
중국 둔황을 거쳐 실크로드를 답사했을 때, 고비사막 가운데서 본 기억이 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지평선이었는데, 시야를 최대한 넓혀서 바라보면 둥그스름한 직선의 형태였다. 그것이 바로 ‘광야’였다. 1천5백여 년 전 광개토태왕은 말을 타고 이러한 광야를 달리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 하는 심정이 되기도 했다. 생각이 한반도에만 갇혀 있던 내게 노마드 정신을 일깨워주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39세의 짧은 일생 중 상당 부분을 저 초원의 광야를 질주하며 말 위에서 보낸 광개토태왕의 노마드 정신은 이미 역사 속의 원형질로 돌아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소설을 통하여 그 원형질의 동력을 찾아내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였다.
소설 속에서 그 동력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지만, 분명 광개토태왕이 광야를 달리는 말발굽 소리를 통해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네트워크를 상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가 그물처럼 엮여진 정보의 유통망을 통하여, 독자들이 새로운 미래의 시간을 열어가는 동력을 확보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