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연의 권리에 입각한 공동체적 대안,
라틴아메리카의 도전을 조명하는 다학제적 시선
『라틴아메리카 생태 위기와 부엔 비비르』는 새로운 생태 문명을 구축을 구축하기 위해 라틴아메리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연의 권리에 입각한 공동체적 대안을 고찰한다. 또한 그 바탕이 되는 원주민 문화 속 자연관과 공동체주의를 다학제적으로 분석한다. 오늘날 라틴아메리카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연권에 입각해 공동체적 대안을 모색하려는 라틴아메리카의 노력이 인류 문명의 전환을 위한 시도로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라틴아메리카의 도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문학, 정치사회학, 법학, 환경학, 인류학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구호, 박경은, 하상섭, 심재환, 양은미, 유왕무, 이미정, 장유운, 김윤경, 김세건 열 명의 저자가 다양한 영역에서 접근을 시도했다.
국내의 라틴아메리카 연구자들이 참여한 이 책에는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탐색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제1부는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재난과 수탈, 자원 개발 등의 문제를 보여준다. 제2부는 라틴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만연한 현대 문명의 위기를 알리고, 다양한 생태주의적 시도, 자연권의 제도화 문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제3부에는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 생태 사상에 대한 이해를 제고한다. 저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을 파고들어 라틴아메리카의 역사,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법률, 그리고 지리와 자연, 생태와 환경, 기후변화 같은 요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학제적·실증적으로 연구했다. 그리하여 라틴아메리카의 독특한 사상과 담론, 이의 실천을 위한 노력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 ‘부엔 비비르’를 실현하기 위한 영감과 동기를 발굴한다.
목차
머리말
제1부 라틴아메리카의 재난과 수탈
제1장 아마존의 야만적인 고무 산업과 원주민의 인권 유린: 『켈트의 꿈』을 중심으로 _조구호
제2장 재난의 일상화: 파괴된 세계의 멕시코시티 _박경은
제3장 2024 글로벌 공급망 가치 사슬 변화: 멕시코 니어쇼어링과 전기자동차 관련 리튬 자원 개발 국제 협력 필요성 _하상섭
제2부 라틴아메리카의 생태학적 위기와 전망
제4장 지구법학과 자연의 권리: 21세기를 주도하는 중남미발 생태주의 _심재환
제5장 생태적 전환을 위한 브라질 사회의 실천: 자연권 입법화 과정과 과제 _양은미
제6장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바라본 라틴아메리카의 환경 위기와 생태학적 전망 _유왕무
제7장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브라질의 농업 생태계 조성과 식량 안보 _이미정
제8장 아마존 열대우림에 위치한 포르토벨호 지역에서 산불과 초미세먼지의 특성 연구 _장유운
제3부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의 자연관과 공동체 문화
제9장 안데스 원주민의 공동체주의: 수막 까우사이와 아이유 _김윤경
제10장 동굴 기우제에 비친 아스떼까 원주민의 자연관 _김세건
참고문헌
필자 소개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생태학적 전망부터 원주민들의 자연관·공동체주의까지,
라틴아메리카를 이해하는 열 가지 시선
이 책은 총 3개의 부,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재난과 수탈’을 다루며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재난과 수탈, 자원 개발 등의 문제를 보여준다.
조구호는 제1장 「아마존의 야만적인 고무 산업과 원주민의 인권 유린: 『켈트의 꿈』을 중심으로」에서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 『켈트의 꿈』(2010)을 통해 서구의 자본주의가 아마존 원주민에게 자행한 야만적인 행위를 고발한다. 그에 따르면 경제적 · 사회적 힘의 불균등한 배분과 그로 인한 위계와 격차, 불평등, 그리고 그것들에 기반한 약육강식의 논리가 이 같은 폭력의 원인이다. 바르가스 요사는 원주민의 적극적인 저항과 투쟁을 통한 권리 회복을 주장하며, 상이한 주체들 간의 집합적 연대와 자유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강조했다. 저자는 『켈트의 꿈』을 통해 역사적 비극을 기억하고 성찰하고 연민하고 치유하는 문학의 역할에 관한 성찰과 작가의 진정한 책무라는 화두, 적극적인 실천의 방식을 제시한다.
박경은은 제2장 「재난의 일상화: 파괴된 세계의 멕시코시티」에서 1985년 대지진 이후 발표된 아르뚜로 세사르 로하스의 「삐노 수아레스 역으로 간 사내」(1986)와 이그나시오 빠디야의 「포위된 괭이들의 해」(1994)를 통해 재난의 참상과 당대 멕시코의 사회적 위기를 살펴본다. 저자는 두 작품을 통해 실패한 근대화 및 산업화의 잔재, 신자유주의의 물질화 등 도시화가 도시의 경관에 미치는 독특한 영향, 생물과 무생물, 비인간과 인간 사이의 다면적인 관계와 상호작용을 포착한다. 또한 상처받고 폐허가 된 도시 풍경과 문명 속에서 인간의 한계를 대체하는 종말 이후의 신체와 인간-너머의 존재들의 행위성을 발견한다.
하상섭은 제3장 「2024 글로벌 공급망 가치 사슬 변화: 멕시코 니어쇼어링과 전기자동차 관련 리튬 자원 개발 국제 협력 필요성」에서 멕시코의 무역 전망을 살피며, ‘니어쇼어링’에 주목한다. 저자는 니어쇼어링이 제공하는 기회가 경제를 성장시키고, 생활 수준을 높이며, 지속 가능하고 공평한 발전을 위한 조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보면서, 동시에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에너지 개혁 혹은 국가 외 시장 간 균형을 맞추는 에너지 부문의 전략적 비전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2부는 ‘라틴아메리카의 생태학적 위기와 전망’을 주제로 라틴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만연한 현대 문명의 위기를 알리고, 다양한 생태주의적 시도, 자연권의 제도화 문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심재환은 제4장 「지구법학과 자연의 권리: 21세기를 주도하는 중남미발 생태주의」에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시도되고 있는 ‘지구법학’과 ‘자연의 권리’를 검토한다. 저자는 먼저 두 개념의 의미와 원리를 간추린 후,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이들의 유형 및 방향성의 차이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처럼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며 법제화를 시도하는 다양한 국가들과 사례들은 지구법학의 사례 연구와 발전에 이바지하며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장려하는 모범 예시가 되어 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양은미는 제5장 「생태적 전환을 위한 브라질 사회의 실천: 자연권 입법화 과정과 과제」에서 생태중심 법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다루며, 특히 브라질 사회의 사례에 천착한다. 비교적 브라질의 생태중심 법 구축 동향과 관련된 소식과 연구는 한국에 많이 소개되지 않았는데, 저자에 따르면 자연권 인정에 있어 선구적 행보를 보이는 이웃 국가들에 영향을 받아 브라질에도 관련 논의가 활발히 공론화되고 있다. 저자는 그 가운데서도 뻬르낭부꾸주의 자치시 보니뚜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자연권 인정 경위와 조항을 분석하고, 자연권 인정 후의 과정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핀다.
유왕무는 제6장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바라본 라틴아메리카의 환경 위기와 생태학적 전망」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 에두아르노 갈레아노의 시각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생태 위기와 전망을 탐구한다. 저자에 의하면 갈레아노는 구미 선진국에 의한 라틴아메리카의 수탈사를 다루며 자연 자원 및 인간의 수탈뿐 아니라 환경의 수탈까지 포괄하는 생태제국주의적 측면을 지적했다. 저자는 갈레아노가 보여 주는 생태학적 세계관을 따라 라틴아메리카 생태 위기의 근본 원인과 대책을 자본주의 중심부와 주변부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며, 현재의 전 지구적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생태 사회를 위한 전망과 대안을 모색한다.
이미정은 제7장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브라질의 농업 생태계 조성과 식량 안보」에서 브라질 농업 생태계의 현주소를 고찰하며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 안보 측면에서 브라질 농업 생태계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외부 지향적인 기업농에 기반한 브라질 농업은 농지 개발에 따른 기후변화와 황폐화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 식량 수출국이라는 위상과 모순되는 내부적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 저자는 자연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합한 규모의 농지 조성과 함께, 지역 특유의 순환이 가능한 생산 환경 확립이 절실한 때라고 제언한다.
장유운은 제8장 「아마존 열대우림에 위치한 포르토벨호 지역에서 산불과 초미세먼지의 특성 연구」에서 산불로 인한 초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저자는 브라질 혼도니아 주에 위치한 포르토벨호 지역을 연구하여 이 지역 초미세먼지의 연, 월, 일별 특성과 장거리 오염원, 엘니뇨의 영향 등을 분석, 산불 기간에 국지적 산불과 장거리 산불 배출원 모두 이 지역의 고농도 초미세먼지 생성에 기여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제3부는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의 자연관과 공동체 문화’라는 주제로,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 생태 사상에 대한 이해를 제고한다.
김윤경은 제9장 「안데스 원주민의 공동체주의: 수막 까우사이와 아이유」에서 안데스 지역 원주민의 삶에 주목한다. 안데스 지역에서는 원주민을 중심으로 아이유 공동체의 재구축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저자는 수막 까우사이의 ‘영토적 맥락’에 주목해서 아이유를 수막 까우사이가 실현되는 장소로 인식하고 이 두 가지를 연결해서 분석한다. 즉 수막 까우사이가 아이유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어떤 양상으로 구체화됐는지, 그 한계와 의의는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공동체 안에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 인식의 강화를 도모하면서, 오늘날 더욱 극심해지는 배제와 차별, 혐오와 갈등을 넘어서 생태 문명으로 나아갈 방안을 모색한다.
김세건은 제10장 「동굴 기우제에 비친 아스떼까 원주민의 자연관」에서 멕시코 농촌 마을 산 안드레스 데 라 깔에서 행해졌던 동굴 기우제를 통해 멕시코 농촌 문화와 고대 전통 인식 체계를 살펴본다. 농경과 그와 관련된 활동은 한 지역의 사회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통로이다. 저자는 메소아메리카 문화의 보고로 여겨지는 산 안드레스 동굴 기우제 전 과정을 관찰하며 그 의미를 해석하고, 동굴 기우제에 깃든 메소아메리카의 자연관이 가톨릭의 도입과 강요로 신과 악마라는 이분적 구조, 이른바 이원 대립으로 변화했음을 지적한다.
‘생태 위기’의 시대, 활로는 어디에 있는가?
라틴아메리카에서 찾는 생태적 전환의 가능성
‘생태 위기’의 시대, 활로는 어디에 있는가? 저자들은 ‘생태 위기’를 넘어 ‘생태 문명’으로 나아가는 인류 문명의 전환을 향한 라틴아메리카의 도전에 주목한다. 열 명의 저자들은 문학, 정치사회학, 법학, 환경학, 인류학 등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그리하여 저자들은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자연과학적인 시선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적인 시선으로 새로운 생태 문명 구축에 이바지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에 접근한다. 생태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는 오늘날, 라틴아메리카가 보이는 생태적 전환의 가능성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 책은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의 다양한 인식과 경험, 그리고 그에 대한 다채로운 분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깊은 의의를 지닌다.
‘부엔 비비르 총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 HK+사업단은 ‘21세기 문명 전환의 플랫폼, 라틴아메리카: 산업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본 사업단은 라틴아메리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생태 문명으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투여하는 다양한 노력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이 추구하는 대안적 세계관과 삶의 방식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물을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부엔 비비르 총서’를 기획해 출판하고 있다. ‘부엔 비비르(Buen vivir)’는 안데스 원주민이 추구하는 삶을 표현하는 단어로 그 핵심 내용은 공동체에서의 조화와 공존이다. 부엔 비비르 총서에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이 융합해 라틴아메리카의 생태 문명을 탐구한 결과가 오롯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