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24년 르노도상 수상자
지금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가엘 파유의 강렬한 걸작
◆ 전 세계 36개 언어 출간, 약 2백만 부 판매
◆ 프랑스 중고교 필독서
◆ 2020년 동명의 영화 개봉
2024년 르노도상 수상자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데뷔해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자리매김한 가엘 파유의 걸작 『나의 작은 나라』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스테디셀러로 사랑받는 이 작품은 부룬디 부줌부라에 사는 열 살 가브리엘이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자라나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파유는 탁월한 서정성으로 어린 시절의 하루하루를 손에 잡힐 듯 생생히 담아내며, 어린아이가 전쟁과 폭력이라는 현실을 통과하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시적이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낸다. 곳곳에서 참혹한 전쟁이 이어지는 지금, 그로 인해 희생되는 것은 단지 추상적인 숫자가 아닌 한 인간이자 그 인간의 무한히 다채로운 세계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되새기도록 이끄는 작품이다. 『나의 작은 나라』는 전 세계 36개 언어로 번역되어 약 2백만 부가 판매되었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20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2024년 르노도상 수상자
지금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가엘 파유의 강렬한 걸작
◆ 전 세계 36개 언어 출간, 약 2백만 부 판매
◆ 프랑스 중고교 필독서
◆ 2020년 동명의 영화 개봉
2024년 르노도상 수상자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데뷔해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자리매김한 가엘 파유의 걸작 『나의 작은 나라』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프랑스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스테디셀러로 사랑받는 이 소설은 부룬디 부줌부라에 사는 열 살 가브리엘이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자라나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어린 가브리엘의 세계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평화로운 골목이 전부였던 시절에서 시작해 내전과 학살이라는 현실을 맞닥뜨리며 고통스럽게 확장된다.
파유는 이 과정에서 어린아이가 점차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폭력을 마주해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는 한편, 탁월한 서정성으로 어린 시절의 하루하루를 손에 잡힐 듯 담아낸다. 곳곳에서 참혹한 전쟁이 이어지는 지금, 그로 인해 희생되는 것은 추상적인 숫자가 아니라 고유한 인간이자 그 인간의 무한히 다채로운 세계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되새기도록 이끄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 세계 36개 언어로 번역되어 약 2백만 부가 판매되었고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으며 2020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부드러운 어린 시절의 나날
평화로운 세계로 침투하는 폭력
[그 모든 일 전, 내가 하려는 이야기와 그 밖의 일들 이전은 행복이었고, 스스로에게 행복이라고 설명하지 않는 삶이었다.](19면)
1992년, 가브리엘은 열 살이고 부줌부라에서 르완다인 어머니, 프랑스인 아버지, 동생 아나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매일 친구들과 바나나나무 줄기로 만든 뗏목을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가거나, 비디오로 할리우드 영화를 보거나, 이웃집에서 서리한 망고를 잔뜩 먹거나, 돌무화과나무 속에 오두막집을 짓고 놀면서 작은 모험을 벌인다. 구석구석을 꿰고 있는 동네를 누비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가브리엘에게 삶은 [평소 그대로, 전에 늘 그랬던 대로, 앞으로도 그대로이길 바라는 대로]이다. 그러나 부룬디에 내전과 학살의 피바람이 불면서 먼 동네 이야기로만 알았던 일들이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던 일상은 서서히 산산조각 난다.
처음에 폭력은 마음을 불안하게 하지만 애써 외면할 수는 있는 크기로 모습을 드러낸다. 골목대장 자리를 놓고 동네 아이들끼리 벌이는 신경전, 자전거 도둑에게 가해지는 집단 구타, 어른들이 하는 대화로 엿들은 종족 갈등과 삼촌들의 참전, 일상에 도사린 그 모든 불길한 징조들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가브리엘은 모르는 채로 남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전쟁은 그가 사는 도시로, 동네로, 학교로, 뛰놀던 골목으로, 집으로 침투해 가족과 친구들, 가브리엘 자신을 포위한다. 그는 어느 편에 속해 전쟁의 한복판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한 적이 없지만, 서구 식민주의자들이 분할 통치를 위해 종족 차별 정책을 펼친 이래 [아기에게 지어 주는 이름처럼 이 《편》은 태어날 때 정해지고 영원히 우리에게 따라붙었다].(163면)
시인을 닮은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려 내는
나의 작은 나라 이야기
[더 이상 천국도 지옥도 없어. 내일 개들은 짖지 않을 거야. 화산들은 잠을 잘 거야. 사람들은 백지 표를 던질 거야. 웨딩드레스를 입은 우리의 유령들이 거리의 안개 속으로 사라질 거야. 우리는 불멸이 될 거야.](257면)
파유는 어린아이의 시점을 택해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갈등과 반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설명해](「옮긴이의 말」) 나간다. 자신이 투치족에 속하며, 후투족과 투치족이 반목한다는 사실 정도만 막연히 아는 가브리엘이 겪는 일들은 1990년대 초반 부룬디와 르완다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각인시킨다. 첫 민주 선거와 쿠데타, 두 건의 대통령 암살, 전쟁과 집단 학살이라는 흐름 속에서 서술의 중심이 되는 것은 가브리엘이 겪는 다양한 일화와 그에 따르는 복합적인 감정이다. 열 살에서 열두 살이 되는 동안 그는 겁에 질렸다가도 용기를 내고, 제 생각만 했다가 죄책감에 시달리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 혼란에 빠지고, 과거에 머물러 있고 싶어 하지만 등 떠밀려 나아간다. 그가 겪는 이런 혼돈은 무척 인간적인 것이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적군과 아군을 가르는 논리와 대비를 이루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가브리엘은 시인의 영혼을 지녔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웃음과 눈물이, 또한 하나의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감지하는 감수성이 깃들어 있다. 그는 한밤에 들려오는 장갑차의 발포음에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고백한다. [어떤 밤이면 총기 소리가 새들의 노랫소리나 기도 시간을 알리는 외침과 뒤섞였고, 나는 내가 누구인지 까맣게 잊고 그 기묘한 음의 세계가 아름답다고 여길 때도 있었다.](226면) 어느 날은 동생과 침대에 누워 예광탄이 펼치는 장관을 보며 생각한다. [다른 때, 다른 장소에서였다면 별똥별을 보았다고 여겼을 것이다.](242면) 그 기이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담담한 목소리는 우리에게 묻는다. 어린아이의 시야와 귓가에 죽음을 들이밀며 그를 죽음의 공포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은 누구인가?
우리가 존재했었다고,
우리만의 일상이 있었다고
세계를 향해 외치는 소리
고향을 떠나오고 20년이 지난 뒤, 가브리엘은 잃어버린 세계를 돌아보며 그럼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을 건져 글 속에 되살려 내고자 한다. 그리하여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먼 동네의 정경과 날씨와 생활이, 흙냄새가 맡아지고 빗소리가 들리며 초저녁의 나른한 어스름 속에 있는 듯이 느껴질 정도로 생생히 담겨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종종 낯설지 않은 일상의 순간과 인간으로서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정서를 발견하게 된다. 파유는 『나의 작은 나라』를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거리의 레몬 향기, 부겐빌레아가 심긴 거리를 따라 걷는 저녁 산책, 구멍 난 모기장을 치고 자는 오후의 낮잠, 맥주 상자에 앉아 나누는 시시한 대화, 폭풍 치는 날의 흰개미……. 내가 이 소설을 쓴 것은 우리가 존재했었다고, 우리만의 단순한 삶, 우리만의 반복되는 일상, 변치 않기를 바랐던 행복이 있었으나 결국은 곳곳으로 보내져 망명자, 난민, 이민자가 되고 말았다고 세계에 외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외침은 곳곳에서 전쟁과 집단 학살이 현재 진행형으로 벌어지는 지금을 살아가는 독자를 향해 울리며 저마다의 생활, 관계, 성격, 추억, 기호를 지닌 채 또렷이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사람들을 상상하고 알아보도록 이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책은 [잠자는 정령]이어서, 때로 알 수 없는 힘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직인다. 『나의 작은 나라』는 그런 힘이 있는 소설이다.
옮긴이의 한마디
이웃집에서 빌린 책들이 가비의 시야와 세상을 넓혀 주고 현실의 고통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 주었던 것처럼, 『나의 작은 나라』는 단편적인 영상이나 다큐멘터리로 접하는 것보다, 어쩌면 여행을 통해 접할 수 있을 것보다 더, 낯설게 여겨졌던 작은 나라 부룬디에 애정 어린 관심과 나아가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품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그것이 문학이 지닌 힘,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이 세상 곳곳에서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상처에 공감하게 하고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힘일지도 모르겠다. 부디 그 힘이 번역을 통해서도 온전히 전달되어 독자들께서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 내면의 작은 달라짐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