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달팽이 계의 메리 포핀스 달평 씨가 우리 학교에 왔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네 바람, 달평 씨가 이루어 줄 거야!
비닐하우스에서 낮잠을 자던 달평 씨가 차가운 물세례에 화들짝 놀라 깨어 보니 급식실 싱크대 안이다. 상냥한 조리사님 덕분에 따뜻한 급식실에서 편히 지내게 되긴 했는데, 자꾸만 신경 쓰이는 아이가 하나 있다. 언제나 구석 자리에서 혼자 밥을 먹는 그 아이 이름은 지영이, 별명은 지렁이란다. 지렁이도 영이보다는 빠를 거라며 친구들이 붙여 준 별명이라나. 영양사 선생님이 눈치를 채는 바람에 급식실을 떠나기로 한 달평 씨는 영이의 도움을 받기로 하는데……. 달평 씨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달평 씨가 돌아가면 영이는 또다시 혼자가 되는 걸까?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작가의 말
어릴 땐 혼자 밥 먹는 게 정말 싫었어요. 지금도 혼밥은 쭈뼛거리며 겨우 먹어요. 그땐 친구들만 있으면 아무리 힘든 일도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았지요. 그 시절, 달평 씨처럼 내 곁에 있어 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우렁 각시 27대손 달평 씨가 급식실에 떴다!
가을이 깊었습니다. 《어서 와요, 달평 씨》에서 콩이가 화단에서 얼어 죽을 뻔한 달평 씨를 구한 것도 딱 이즈음이었지요. 그때의 경험을 거울 삼아 이번엔 달평 씨도 따뜻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낮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좀 방심했던 걸까요? 차가운 물세례에 화들짝 놀라 깨어 보니 초등학교 급식실 싱크대 안이지 뭐예요.
이번에도 다행히 상냥한 조리사님을 만나 따뜻하고 촉촉한 급식실에서 날마다 싱싱한 채소를 먹으며 지내게 되긴 했는데…… 자꾸만 신경 쓰이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재잘재잘 떠들어 대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늘 구석 자리에서 혼자 급식을 먹는 아이지요.
달평 씨가 까칠한 영양사 선생님에게 들켜 급식실을 떠나기로 한 그날도, 아이는 구석 자리에 앉아 혼자 급식을 먹고 있습니다. 그 쓸쓸한 모습에 발목을 잡힌 달평 씨는 조리사로 변장한 김에 아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마주 앉아 기다려 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요. “이제 그만 돌아갈까 하는데, 여기서 나가는 길 좀 알려 줄래애?” 이름은 지영이, 별명은 지렁이라는 아이는 눈이 왕방울만 해지기는 하지만, 달평 씨의 부탁을 거절하지는 않습니다.
“지난번에 보니까 조리실 뒤에 문이 하나 있더라고요. 그리로 나가면 학교 뒤뜰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영이가 이끄는 대로 아무도 없는 조리실로 숨어들었는데…… 영양사 선생님이 핸드폰을 찾으러 돌아왔지 뭐예요! 영양사 선생님에 들킬세라 영이와 함께 쏘오옥 줄어든 달평 씨. 달평 씨와 영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작은 몸으로 무사히 조리실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달평 씨가 집으로 돌아가면 영이는 또다시 혼자가 되는 걸까요?
“너는 왜 혼자 밥을 먹어어?”
누구라도 물어봐 줬으면 하는 그 아이의 사연
별것 아닌 말 한마디, 별것 아닌 행동 하나가 사람을 무장해제 시킬 때가 있습니다. 영이에겐 “너는 왜 혼자 밥을 먹어어?” 하는 달평 씨의 질문이 그런 것이었지요. 달평 씨는 이제 너무도 익숙해진 나머지(벌써 가을이 깊었으니까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영이의 ‘혼밥’을 눈여겨보고 그 사연을 물어봐 줍니다. 그리고 영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잠자코 기다려 주지요. 각설탕이 따뜻한 물에 녹아내리듯 아이의 각진 마음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순간, 햇살이 길게 드리우는 급식실 한구석에 마주 앉은 달평 씨와 영이의 모습은 이 그림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긴 시간도 아니었지만,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도 않았지만, 영이는 그 교감의 순간을 지나며 달평 씨를 ‘친구’로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를 급식실 밖으로 내보내 주려고 작은 몸으로 고군분투합니다. 괜찮은 척했지만, 아닌 척했지만, 영이도 실은 친구가 절실했던 게지요. “안 돼! 겨우 사귄 친구인데.” 달평 씨를 한입에 꿀꺽 삼켜 버린 시궁쥐를 향해 내지르는 영이의 고함은 자못 절절하기까지 합니다. 친구의 위기 앞에서 꾸물꾸물 느릿느릿했던 ‘지렁이’는 누구보다도 날쌔고 용감한 ‘지영이’로 거듭납니다. 그런 영이에게 이제 친구 사귀기는 예전처럼 어렵기만 한 일이 아닐 테지요.
처음 쓰고 그린 그림책 《안녕, 외톨이》가 그랬고, 전작 《또 만나요, 달평 씨》가 그랬듯, 신민재 작가의 시선은 늘 외로운 아이들에게 가 닿아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내밀한 바람을 알아주고, 상상의 존재일망정 친구를 만들어 주고, 책에서나마 그 바람을 이루어 주는 것. 책에서 얻은 위로와 격려를 밑거름 삼아 현실 세계로 한 발 한 발 내디딜 수 있도록 어린이의 등을 떠밀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신민재 작가가 계속해서 그림책을 쓰고 그리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교과 연계
국어 1-2-8. 느끼고 표현해요
국어 2-1-5. 마음을 짐작해요
국어 2-2-4. 마음을 전해요
국어 2-2-8. 나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