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년 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이자 일본의 국민 탐정
‘긴다이치 고스케’의 화려한 귀환!
고풍스러운 옛 귀족 저택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연쇄살인
두 차례 드라마로 제작된 긴다이치 시리즈의 후기 대표작
모두가 손꼽아 기다린 세기의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가 새로운 사건과 함께 돌아왔다. 국내에서는 시리즈 열세 번째 출간작으로, 2014년 《가면무도회》 이후 꼭 10년 만의 귀환이다.
시공사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신작 《미로장의 참극迷路?の?劇》은 요코미조 세이시가 작품 연재를 활발히 이어가던 1950년대에 「미로장의 괴인迷路?の怪人」이라는 제목의 중·단편으로 내놓았다가, 긴다이치 시리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누가미 일족」(1976)이 크게 성공하면서 ‘요코미조 리바이벌 붐’이 절정에 달했던 1970년대 중반에 장편소설로 새롭게 써서 발표한 것이다. 몰락한 귀족 가문의 저택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을 그린 작품으로 《가면무도회》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등과 함께 작가의 후기 활동을 이끈 대표작 중 하나이며, 1978년과 2002년에 두 차례 TV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목차
발단 … 009
제1장 추문 … 031
제2장 탈출구에서 사라진 남자 … 049
제3장 화려한 살인 … 077
제4장 조지와 다마코 … 123
제5장 플루트 문답 … 151
제6장 인간문화재 … 185
제7장 노 가면을 쓴 여자 … 213
제8장 탈출구의 모험 … 241
제9장 현장부재증명 … 279
제10장 욕조의 귀족 … 309
제11장 밀실의 열쇠 … 333
제12장 도깨비의 암굴 … 371
제13장 아아, 끔찍하도다! … 397
제14장 밀실을 열다 … 427
제15장 대붕괴 … 465
제16장 살인 리허설 … 493
대단원 … 519
작품 해설 - 구시대의 욕망이 만들어낸 지하 세계 … 555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어둠의 옷을 걸치고 복도에서 복도로,
지하의 탈출구에서 탈출구로 배회하는 살인귀.
이것은 무서운 사건이다.”
긴다이치 고스케는 신흥 재벌 시노자키 신고의 요청을 받고 후지산 인근의 대저택 명랑장을 찾는다. 이곳은 후루다테 다넨도라는 옛 귀족이 지은 별장으로, 건물 여기저기에 숨겨진 공간이나 비밀 장치들이 많아 ‘미로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과거 이 명랑장에서는 다넨도의 아들 가즌도 백작이 자신의 아내와 아내의 사촌 시즈마의 불륜을 의심해, 아내를 살해하고 시즈마의 팔을 잘라내는 대참극을 벌였다. 당시 시즈마는 왼팔이 잘린 채 저택의 지하 동굴로 도망쳤고, 수십 년간 시신을 찾지 못해 실종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후 몰락한 후루다테 가문으로부터 명랑장의 소유권을 사들인 신고는 어느 날 정체불명의 외팔이 남자가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자 혹시 실종된 시즈마가 아닌가 의심하고 긴다이치에게 조사를 의뢰한다. 한편, 과거 대참극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명랑장에 모이지만, 가즌도의 아들 다쓴도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의문의 죽음을 맞는데…….
《미로장의 참극》은 메이지 시대에 급격한 신분 상승을 이룬 후루다테 백작과 그의 욕망이 응축된 저택 명랑장에 대한 서술로 문을 연다. 3대에 걸친 백작 가문의 허영과 집착은 명랑장을 위선 가득한 기괴한 공간으로 만들었고, 격변기에 쇠락을 거듭하며 뒤틀린 내면은 결국 피비린내 나는 참극을 불러왔다. 《팔묘촌》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지하 동굴, 몰락 귀족과 대저택, 밀실 트릭, 기묘한 시신 설정까지…… 이 소설은 전후 일본 사회의 붕괴에서 비롯된 범죄를 본격 추리소설의 틀로써 풀어가는 긴다이치 시리즈의 특성을 잘 드러내면서도, 《혼진 살인 사건》이나 《옥문도》 등 정교한 트릭이 돋보였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당대의 사회상과 인물 묘사에 좀 더 집중하며 익숙한 새로움을 준다. 패전 후의 피폐한 경제 상황,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전복, 급변하는 도시와 봉건 시대의 잔재가 남은 시골 마을 사이에서 사람들이 겪는 갈등과 혼란이 세밀하게 그려져 읽는 맛을 더한다.
그러나 여전히 이 작품의 가장 큰 묘미는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탐정 ‘긴다이치 고스케’일 것이다. 볼품없는 체구에 허름한 옷차림, 더벅머리의 말더듬이, 언뜻 냉철한 명탐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외양에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지만, 인간의 마음과 시대가 남긴 상흔에 깊이 공감하고 결정적 순간에 따뜻한 인간미를 발휘하는 그의 등장 자체가 지난 10년간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긴다이치 고스케에 대하여
국내 독자에게 ‘긴다이치 고스케’라는 이름이 알려진 것은, 소설이 아닌 만화 《소년 탐정 김전일》 때문이다. 일본에서 60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의 주인공 ‘김전일(일본 이름 긴다이치 하지메金田一一)’은 아이큐 180을 자랑하는 고등학교 2학년 천재 소년 탐정. 김전일은 사건을 해결하기 직전, “명탐정이신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라는 대사를 반드시 외치는데 이 할아버지란 바로 일본의 국민 탐정 ‘긴다이치 고스케’를 가리킨다. 만화 설정상 김전일은 긴다이치의 외손자인 것이다. 긴다이치는 요코미조 세이시가 쓴 소설의 주인공으로, 1946년 《혼진 살인 사건》에 처음 등장한 이래 장·단편을 포함(아동물, 패러디 제외), 총 77편의 작품에서 활약하였다.
어수룩한 외모와 초라한 차림새, 그러나 뛰어난 추리력의 소유자인 그는 특유의 인간적인 면모로 한일 독자를 사로잡았다.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거의 50년 전 인물인 긴다이치 고스케를 불러낸 것, 또한 이러한 설정이 매우 환영받았다는 것은 긴다이치 고스케가 시간과 세대를 초월해 추리소설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