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화엄경』제49권에는 36. 보현행품(普賢行品)이 수록되었다. 이 품에서는 모든 보살들이 다른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곧 백만 장애의 문을 이루게 된다고 하여 성내는 마음을 내는 것을 크게 경계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일어나는 백만 가지의 장애의 예로 이른바 보리를 보지 못하는 장애, 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애, 깨끗하지 못한 세계에 태어나는 장애, 모든 악한 갈래에 태어나는 장애, 모든 어려운 곳에 태어나는 장애, 모든 질병이 많은 장애, 비방을 많이 받는 장애, 우둔한 모든 갈래에 태어나는 장애, 바른 생각을 파괴해 잃어버리는 장애,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종성을 멀리 여의는 장애등을 만난다고 설하였다.
그러고는 이러한 장애를 다스리는 심묘한 법에 대하여 설하였다. 모든 보살들이 보살행을 빨리 만족하려면 먼저 열 가지 법을 부지런히 닦아야 하고, 열 가지 청정함을 구족해야 하고, 열 가지 광대한 지혜를 구족해야 하고, 열 가지 두루 들어감에 들어가야 하고, 열 가지 수승하고 미묘한 마음에 머물러야 하고, 열 가지 불법의 교묘한 지혜를 얻어야 함을 낱낱이 설해 마치고 앞에서 설한 불법을 공경히 받아 지니기를 권하면서 만약 보살이 이 법을 받아 지니기만 하면 공덕의 힘을 조금만 써도 빨리 최상의 깨달음을 얻고, 일체 불법을 다 구족하게 되며 삼세 모든 부처님의 법과 평등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보현보살이 법을 설하고 나자 상서가 나타나서 증명을 보임을 밝히고 열 세계의 작은 먼지 수같이 많은 보살들이 이 세계에 와서 보현보살의 설법을 증명하는 것으로 설법을 마쳤다.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화엄학의 대가 동국대학교 명예 교수 해주 스님(서울 수미정사 주지)이 불자들의 신행을 돕기 위해 엮어낸 화엄경 수행서 『독송본 한문 ·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 제49권 36. 보현행품(普賢行品)이 발간됐다. 수미정사 불전연구원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해 출·재가자가 함께 수행해 오던 독송 · 사경본을 더 많은 불자들과 일반 대중들에게도 소개하여 생사에 자재하고 해탈열반으로 이르는 화엄의 바다로 안내하기 위해 정식으로 출간했다. 해주 스님의 역경 불사는 각 권 순서대로 독송본과 사경본을 동시 제작 · 발간하며 80권 『화엄경』 전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독송본은 한문 원문과 한글역을 함께 수록했다. 본문의 왼쪽 면에는 한문 원문을, 오른쪽 면에는 그에 따른 한글 번역을 실었다. 한문 원문의 저본은 고려대장경의 조선시대 인경본이다. 고려대장경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루어져 후대에 교감(校勘)된 대장경과 이를 연구한 논 · 소초가 많아 수차례 교감하여 원문에 반영하였다. 서로 다른 내용을 원문에 반영하는 범위와 이체자(異體字) 문제는 고려대장경 각권의 말미에 교감되어 있는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경문의 전후 내용을 살피면서, 여타 교감본을 참조하였으며 이체자도 가능한 한 고려대장경의 특징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한문 원문에 부기(附記)한 음사와 현토는 저본의 현토에 의거하였으며 번역에 따라 일부 수정하였다. 한글 번역은 기존의 번역본과 강설집을 참고하는 한편 해석과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은 그 내용을 더 깊이 천착(穿鑿)하여 해주 스님의 해석을 반영했다. 선지식의 법문과 강설을 통해 해소되지 않는 의구심을 푸는 것은 보리심을 내어 신행하는 수행자의 몫이다. 공부의 깊이를 더하는 원력은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 눈으로 보고 소리 내어 읽고 한 구절 한 구절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툭 문리가 트이고 경안이 열릴 것이다.
역자의 말
해주 스님은 “『화엄경』은 불자들이 이르고자 하는 구경처인 불세계와 그 불세계에 도달하고 장엄하는 다양한 해탈방편을 설한 경”이라고 설명한다. 『화엄경』의 법문은 자신의 본래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가르침이며, 세간의 모든 존재들과 더불어 함께하는 지혜를 완성하는[安住世間成正覺] 가르침이라고 한다. 그 모든 것이 부처님의 지혜인 마음이 만든 것[一切唯心造]이고, 신심에 의해 발현하는 보리심(菩提心)의 공덕행에 의한 해탈장엄으로서 해인(海印)이라 말할 수 있다고 한다. 끝으로 『독송본 한문 ·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과 『사경본 한글역 대방광불화엄경』의 출간에 부쳐 해주 스님은, “『화엄경』 유통 불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되기까지 불보살님의 가피와 삼세인연에 감사하고, 보은행(報恩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의 원력으로 80권 전권을 발간하여 『화엄경』 간행불사가 원만히 회향되도록 정진하겠다. 『화엄경』이 널리 유통되고 독송 사경 공덕으로 화엄법계의 해탈장엄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발원한다.”고 소회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