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식물 연구자, 쇠뿔현호색 명명자가 건네는 이름 이야기
한국명과 국제적 학명을 오가며 만나는 식물의 전설, 쓸모, 생태, 역사
사랑은 이름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식물의 이름은 다양한 이유로 탄생한다. 주로 생김새, 생태, 전설, 먹을 수 있는지 등에 따라 지어진다. 하지만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책은 국립수목원 등에서 연구자로 일하면서 이름 없는 들꽃에 ‘쇠뿔현호색’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식물 전문가가 쓴 이름에 관한 이야기다. 흔히 우리가 아는 식물 이름은 ‘겨우살이’ ‘민들레’ 등 한국 이름이다. 그런데 식물은 ‘학명’이라는 국제적 이름도 가지고 있으며 한국명과 학명이 묘하게 일치하거나 전혀 다를 때가 있다. 이 책은 익숙한 한국명과 낯선 학명을 함께 다루며 식물 이름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하고, 흔히 만나지만 이름은 몰랐던 식물들의 존재를 일깨우도록 돕는다. 식물 이름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 식물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모습, 그 식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섬세하게 안내한다.
목차
프롤로그┃이름을 알고자 하는 마음
식물 이름 리딩 가이드
1부 식물 이름에는 이야기가 있다
백리향·천리향·만리향┃멀리 가는 향기를 품은 꽃
무환자나무┃사람을 살리는 듬직한 나무
가시연꽃┃뱀을 머리카락으로 가진 여신
며느리밑씻개┃전설보다 중요한 가시의 쓸모
참당귀┃천사 같은 참당귀, 천사 같은 사람
까치밥나무·까마귀밥나무┃동물의 이름이 함께하는 식물들
2부 이름을 지어주는 마음
쇠뿔현호색┃혼자만의 꽃에게 이름을 지어줄 때
남바람꽃┃선착순으로 운명이 결정되는 식물의 이름
민들레┃실종되었던 우리 민들레가 돌아온 날
큰개불알풀┃멋쩍은 본명 대신 붙여 준 예쁜 예명
연영초┃숫자 3을 품은 스칼렛 오하라의 드레스
미선나무·댕강나무┃식물 이름 속에 숨겨진 사람 이름
3부 닮은 이름, 두 개의 이름
너도밤나무·나도밤나무┃‘너도’와 ‘나도’가 모이면 가족일까?
우산나물·우산제비꽃┃비를 막는 우산, 울릉도에 사는 우산
고마리┃하나의 식물, 여러 개의 이야기
금강초롱꽃·검산초롱꽃┃북한에서 발견되고 일본식 학명을 갖게 된 토종꽃
창포·꽃창포┃이름은 비슷하지만 소속은 완전히 달라요
다래·개다래·쥐다래┃‘개’와 ‘쥐’가 붙으면 정말 열등할까
이팝나무·조팝나무┃풍년을 기원하는 농부의 염원
4부 친숙한 식물, 몰랐던 이름 이야기
찔레꽃·해당화┃청순한 들장미와 당찬 바다장미를 아시나요
진달래·철쭉·산철쭉┃너무 닮아 구별이 어려운 봄의 전령들
과실수┃과일 말고 꽃도 기억해 주세요
겨우살이┃겨우 살아서, 겨우내 살아서
버드나무┃버드나무에 대한 세 가지 오해
참나무과┃갈참·졸참·신갈·떡갈·상수리·굴참, 낙엽활엽수 참나무 6형제
에필로그┃이름을 안다는 것은 사랑의 시작입니다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이름을 안다는 것은 존재를 안다는 것입니다. 평생 숲을 연구한 저자가 엮어낸 이 책은 식물이란 존재를 새롭게 만나게 합니다.”
★★★★★ 전한길 추천(한국사 일타 강사, 역사 유튜버, 『네 인생 우습지 않다』 저자)
“‘식물 좀 아는 누나’가 들려주는 식물 이름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지혜로워집니다. 착한 사람들은 눈높이를 맞추고 가장 먼저 이름을 물어봅니다. 네 이름이 뭐니? 무슨 뜻이니? 누가 지어 주었니?”
★★★★★ 림태주 추천 (시인, 에세이스트, 『관계의 물리학』 저자)
“‘파릇파릇 나뭇잎이 돋았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파릇파릇 까치박달 잎이 돋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느낌이 과연 같을 수 있을까요?”
식물 연구자 김영희 저자는 이름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름을 알면 출근길의 흔한 가로수가 내가 아는 이팝나무가 되고, 예쁜 외모와 다르게 슬픈 이름을 가진 며느리밑씻개가 다시 보인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존재를 안다는 것이고, 식물 이름을 알면 인간 삶을 지탱해 주는 그들을 보다 사랑하고 가까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한 번 본 식물은 잊어버리지 않는, 평생 숲을 드나들며 식물을 연구한 저자가 전하는 식물 이름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들꽃부터 나무들의 이야기는 물론, 직접 식물 이름을 지어주며 경험했던 식물명명학의 세계도 보여준다. 또 한국명과 국제적 학명을 넘나들며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살펴보고, 그 이름들의 근간이 되는 식물의 모습을 자세히 탐구한다.
이름과 생태를 오가는 흥미진진 식물 이야기
까치가 열매를 먹는다는 까치밥나무. 그런데 까치는 까치밥나무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까치는 민가에서 주로 살고, 까치밥나무는 깊은 산속에서 드물게 자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 나무 이름은 까치밥나무가 되었을까? 우산제비꽃의 ‘우산’은 비 올 때 쓰는 우산이 아니라 울릉도의 옛 이름 ‘于山’을 뜻한다. 울릉도에 사는 이 제비꽃의 학명은 ‘비올라 우산엔시스Viola woosanensis’. ensis는 ‘~로부터’를 말하는데 ‘우산국에 분포하는’이란 뜻이다. 우산제비꽃의 국제적 학명에 울릉도가 표기된 것이다. 이런 경우는 매우 흔하다.
금강초롱꽃의 속명에는 ‘하나부사야Hanabusaya’라는 일본인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한국특산식물인데도 불구하고 처음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 일본인이어서 그렇다. 그래서 북한은 이 금강초롱꽃속을 ‘금강사니아Keumkangsania’로 부른다. 공식적인 이름으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율곡 이이 선생의 고향 강릉에는 ‘너도밤나무’와 ‘나도밤나무’ 전설이 있다. 율곡 선생의 호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 추정된다. 그런데 강원도 강릉에는 너도밤나무도 나도밤나무도 없다. 이 두 나무는 어떻게 ‘너도’와 ‘나도’라는 이름을 얻었을까? 당귀는 약효가 있는 식물로 유명하다. 이 당귀속의 학명은 ‘안젤리카Angelica’. 천사라는 뜻이다. 당귀가 오래전부터 아픈 사람들을 돌보아서 그랬을까? 당귀의 한자 이름은 ‘균형 있게 돌아오다’를 품고 있고, 학명은 ‘천사’를 품고 있다.
『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식물들의 특징을 살펴보며 그 이름의 유래와 이유를 섬세하게 알려주는 한편 몰랐던 사실들도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식물들은 과연 친척 관계일까? ‘참’이 붙은 식물은 먹을 수 있거나, 맛이 으뜸일 때 사용한다. 그렇다면 ‘개’나 ‘쥐’는 열등할까? 어떤 면이 사람이 보기에 열등할까? 모양에 따라, 쓸모에 따라, 생김에 따라 식물의 이름은 다양하게 지어지고 때로는 이름과 식물이 동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또 한국명과 국제적 학명이 묘하게 일치할 때도 있고 전혀 다른 의미를 띨 때도 있다. 이 책은 그런 차이점과 공통점을 자세히 살피며 재미있는 이름 속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식물 이름 읽는 법부터 짓는 법까지
『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는 ‘식물 이름 리딩 가이드’로 시작한다. 학명을 읽는 법, 학명을 이해하는 방법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정명, 이명, 속명, 향명 등 이름을 가리키는 여러 명칭 등도 알려준다. 또한 식물의 꽃차례 특징, 성별 구분법, 수정법 등도 친절히 안내한다. 이름이란 통로로 식물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그들의 특징을 알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접 ‘쇠뿔현호색’의 이름을 지어주며 경험했던 명명의 규칙 등도 공개, 식물 이야기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