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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죽던 날 (마스크제공)

19,800 22,000
제조사
글항아리
원산지
대한민국
배송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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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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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악몽에 사로잡힌 마을의 하룻밤 이야기
신화의 거대함과 속도감, 놀라운 은유……
밤과 죽음, 꿈과 현실 사이를 우아하고 뛰어난 실험정신으로 가로지르다

★홍루몽상 수상
★『뉴욕타임스 북리뷰』 편집자 선정 도서
★『퍼블리셔스위클리』 올해 최고의 도서

어둡고 불길한 밤, 하루 동안 벌어지는 꿈같은 이야기

이 책은 하룻밤 동안 한 마을이 악몽에 사로잡히는 이야기다. 건조하고 무더운 6월 6일 오후 5시에 시작되어 검은 밤을 통과한 뒤 해 뜰 시각인 이튿날 아침 6시에 끝난다. 하지만 제목이 암시하듯 그다음 날 해는 제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시간대별로 권과 절이 촘촘히 나뉘다가 마지막 9, 10, 11권에 이르러서는 시곗바늘이 계속 06:00에 멈춰 있는 이유다.

세계적 거장인 옌롄커는 종종 작품에서 꿈을 활용해왔지만, 마을 사람들이 집단 몽유에 빠지는 『해가 죽던 날』은 그 기법에 있어 가장 독특한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이 작품이 홍루몽상을 받으며 “마술적 리얼리즘의 색채가 강하다”는 심사평을 받은 것이나, 서구권 평론가들이 제임스 조이스나 후안 룰포의 작품에 견주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차례는 1권에서 11권으로 구성되며, 각 권의 제목은 ‘들새들이 사람의 뇌 속으로 들어간’ 데서 시작해 뇌 안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부화시키고, 어지럽게 날다가 뇌 속에서 죽거나 마침내 비상하는 것으로 끝난다. 작가는 몽유를 ‘들새가 사람 머릿속으로 들어가 어지럽히며, 꿈속에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거나 혹은 하지 말아야 할 것까지 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화자는 열네 살 소년 녠녠으로, 약간 모자라다. 녠녠이 푸녠산맥 꼭대기에 올라가 온갖 신과 정령께 무릎 꿇고 비는 내용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특이하게도 옌롄커는 소설에서 작중인물로 자신을 등장시키는데, 소년은 이웃에 사는 작가인 옌롄커의 글재주가 다했으니 문학적 영감이 “한 차례 또 한 차례 비처럼 그의 몸 위에 뿌려지기를” 간청한다. 또한 하늘의 먹과 하늘의 종이를 내려주어 그가 『사람의 밤』이란 소설을 써내게 도와달라고 기도한다.

이야기의 서막을 열고 종막을 닫는 주인공은 녠녠의 아버지 리톈바오다. 6월 6일 저녁, 마을 주민이 하나둘 꿈속으로 걸어 들어가더니 이내 전염병처럼 번져 대규모 몽유가 벌어진다. 꿈속에 머무는 사람들은 본능과 욕망을 좇아 현실에서 도둑질과 강간을 일삼기 시작한다. 유일하게 깨어 있는 사람은 녠녠과 그의 아버지뿐이다. 이 두 사람만이 마을을 구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잠깐 시계를 거꾸로 되돌려보자. 현재 쉰 살인 리톈바오는 스물두 살 때 마을의 무덤들이 파헤쳐져 시신을 화장시키고 유골을 잿가루로 만드는 데 첩자 노릇을 한 적이 있다. 오늘 밤의 악몽은 28년 전 그 일과 무관하지 않다.

리톈바오와 함께 모든 상황을 목격할 뿐 아니라 작중 내레이터가 되는 녠녠은 어린아이인 까닭에 피곤함이 없고, 따라서 몽유에 빠지지도 않는다. 그 밤 욕망의 세계에서 옌롄커가 어린애를 목격자로 내세운 것은 이야기를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만든다. 소년은 어수룩하고 순진해 세상을 투명하게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녠녠은 키가 150센티미터도 안 되는 아버지의 한 많은 삶, 필력이 다해 작품 집필을 못 하는 옌롄커의 초조함, 절뚝발이 엄마의 애환을 함께하며, 그들을 돕다가 마침내 신들에게도 매달리고 호소한다.

목차

앞: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제1권 일경: 들새들이 사람의 뇌 속으로 날아들었다

1. 17:00~18:00 | 2. 18:00~18:30 | 3. 18:31~19:30

제2권 이경·상: 새들이 그곳을 어지럽게 날고 있었다

1. 21:00~21:20 | 2. 21:20~21:40 | 3. 21:40~21:50

제3권 이경·하: 새들이 그곳에 둥지를 틀었다

1. 21:50~22:00 | 2. 22:01~22:22

제4권 삼경: 새들이 그곳에 알을 낳았다

1. 23:00~23:41 | 2. 23:42~24:00 | 3. 24:01~24:15

제5권 사경·상: 새들이 그곳에서 알을 품었다

1. 24:50~01:10 | 2. 01:10~01:20 | 3. 01:21~01:50

제6권 사경·하: 둥지 가득 새들이 부화했다

1. 01:50~02:20 | 2. 02:22~02:35 | 3. 02:35~03:00

제7권 오경·상: 큰 새와 작은 새들이 어지럽게 날고 있었다

1. 03:01~03:10 | 2. 03:11~03:31 | 3. 03:32~04:05

제8권 오경·하: 산 사람도 있고 죽은 사람도 있었다

1. 04:06~04:26 | 2. 04:30~04:50 | 3. 04:51~05:10 | 4. 05:10~05:15

제9권 경후: 새들은 밤의 뇌 속에서 죽었다

1. 05:10~05:30 | 2. 05:30~05:50 | 3. 05:50~06:00

제10권 무경: 아직 한 마리가 살아 있었다

1. 06:00~06:00 | 2. 06:00~06:00 | 3. 06:00~06:00

제11권 상승: 마지막 한 마리 큰 새가 날아가버렸다

1. 06:00~06:00 | 2. 06:00~06:00 | 3. 06:00~06:00 | 4. 06:00~06:00

뒤: 또 무슨 말을 할까요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거침없이 쏟아지는 은유와 상징
독특한 부조리를 펼치는 소름 끼치는 작품

이 소설은 중국어로 쓰인 문학작품에 수여하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홍루몽상을 받았다. 심사위원장인 쭝링은 “상징적 의미가 매우 깊”고, “시간 처리 방식에서 창의성을 보인다”고 평했다. 옌롄커의 작품들이 언제나 그렇듯 『해가 죽던 날』 역시 국가권력이 손을 뻗어 숨통을 조여올 것을 감수하고 쓴 글임을 알 수 있다. 옌롄커는 산문집 『침묵과 한숨』에서 자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둠을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지명됐다”고 말했는데, 이 장편에서 화자 또한 해가 죽어 밤이 지배할 때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과 그 역사를 목격하는 사람으로 지목된다.

녠녠의 집은 푸뉴산맥의 가오톈촌에 있다. 그의 부모는 마을에서 ‘신세계’ 장례용품점을 운영한다. 어느 저녁 녠녠은 이상한 현상을 보게 된다. 잠잘 시간이 다 됐는데 마을 사람들이 여전히 탈곡장에서 밀을 털거나 가게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몽유 상태에서 낮의 일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고, 그런 면에서 꿈속에 기거하는 것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수가 늘어나 수백 명의 주민이 몽유 상태에 들어가자 이웃 샤씨의 아버지는 도랑에 빠져 익사하고, 팔십 먹은 후씨 노인은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다른 한편 젊은이나 중년들은 낮 동안 억눌러두었던 욕망을 행동으로 옮겨, 밝은 대낮의 노동과 근면성은 암흑 세상이 되자 도덕의 심연으로 빠져든다. 서로를 죽이는 살육이 일어나자 리톈바오의 장례용품점은 호황을 맞는다. 사람들이 화환, 수의, 부장품, 지찰을 사러 가게를 들락거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리톈바오의 가족은 갑자기 자신들이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세계의 중심에 놓였음을 깨닫는다.

옌롄커는 오직 한 가지 사건을 중심 소재로 삼아 커다란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것은 바로 어느 날 정부가 더 이상 매장을 허용하지 않고 시신을 모조리 화장해야 한다는 법률을 만든 것이다. 개혁을 위해 정부는 몰래 매장하는 집안을 밀고하는 자에게 포상금을 내리기로 했다. 당시 여자 키에도 못 미치는 데다 여드름 자국투성이인 리톈바오는 볼품없는 외모뿐 아니라 집안도 가난해 결혼을 못하고 있었다. 탈출구는 바로 밀고였다. 그는 집 지을 벽돌과 기와 살 돈을 벌고자 매장하는 이웃을 하나둘 고발하고 그 돈으로 마침내 집을 지어 아내를 얻는다. 곧 녠녠이 태어나지만 그는 자기 때문에 무너진 이웃들의 삶을 계속 지켜보면서 속죄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즉 이웃들이 몽유에 빠지자 리톈바오는 성인 같은 일을 하기 시작한다. 이웃들의 얼굴을 씻어 잠을 깨우고 커피와 각성 차를 끓여 먹인다. 하천으로 뛰어드는 노인을 건져내고 길에 버려진 시신을 업고 마을로 돌아온다.

옌롄커의 소설은 늘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날카로운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초현실과 풍자를 넘나들며 현실을 조명한다. 특히 서구권 일각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을 다룬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나란히 할 만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하루 동안의 시간을 분절해 흘러가는 이야기의 속도감, 한 동네 안에서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주인공들…….

몽유로 인해 죽은 사람이 “병충해로 떨어진 낙과만큼이나 많아”질 때까지 마을의 폭력성은 증가한다. 주인공 리톈바오는 시간이 흐를수록 졸리고, 잠들까봐 무섭다. 하지만 꿈속에 빠지는 것이 꼭 나쁜 일일까? 꿈은 대낮의 ‘이성’이 지배하는 정신을 느슨하게 해 사람들이 솔직해지고 자기 과오를 뉘우치는 효과도 보이지만, 더 큰 흐름은 욕망의 거침없는 분출로 나타난다. 그런 이유에서 이 소설에서도 꿈은 점점 악몽으로 변해가며, 녠녠은 이를 정확히 꿰뚫어본다. “사람들은 꿈을 믿으면서 현실은 믿지 않았습니다.” 꿈에 빠지는 사람들에게는 현재가 없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 역시 과거가 끊임없이 괴롭히는 현재에 시달리며, 현재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꿈속으로 빠져든다.

***

대체로 이 소설에 대하여 사람들은 “현대 중국을 어둠에 가려진 세계로 은유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옌롄커는 이전의 산문집에서도 “사람들이 행복감에 젖어 춤추고 노래할 때, 나는 누군가 그들 발밑에서 오라에 묶이고, 걸려서 넘어지고, 구속되는 모습을 본다. 인간의 영혼 속에 감춰져 있는 불가사의한 추악함을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작품 역시 인간의 꿈에 깔린 어둠을 밝히고자 하며 역사의 악몽에서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쓰였을 것이다. 소설의 결말은 그런 면에서 장엄하고도 낙관적인 면이 있다. 세 살 때부터 부모를 쫓아 화장장을 들락거리고 다섯 살 이후부터는 아버지를 도와 시신 기름을 옮겼던 녠녠은 해를 집어삼키는 마을에 서광이 비치게 하고자 자신의 두 다리를 분주히 움직이며 산 정상으로 기름통을 실어 나른다. 그리고 그 기름에 불이 붙어 해가 떠오르기를, 일출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린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해가 죽던 날 (마스크제공)
저자/출판사
옌롄커 , 김태성 ,글항아리
크기/전자책용량
140*210*35mm
쪽수
520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10-18
목차 또는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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