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현재 한국문학장에 찾아온 SF를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이자, 현실을 바꾸려는 사고실험이라는 점에서 ‘사변소설(specualtive fiction)’로 본다. SF의 창작 주체로서 여성 작가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그중에서도 가장 열렬하게 독자들의 지지를 받은 김보영, 김초엽, 정세랑, 천선란의 주요 작품을 다각도에서 면밀하게 살펴본다. 아울러 신해욱과 이원의 시, 정지돈의 소설, 듀나와 김승옥의 SF도 함께 검토한다. 이를 통해 기술 발전과 포스트휴먼 주체성에의 비판적 접근, 가상성과 정보-신체성을 통한 정신/신체 이분법의 횡단적 사유, 근대적 이원론과 인간중심적 개체주의를 넘어서서 생태학적 대안 세계에 이르는 공생의 방법, 코로나 팬데믹 현상에 따른 근대 면역학의 한계와 긍정적 생명정치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목차
1부 한국문학×SF×페미니즘
1장 사변적 페미니즘으로 본 SF 현상과 연결됨의 윤리-「얼마나 닮았는가」, 「리셋」, 「오래된 협약」을 중심으로 / 연남경
2장 여성 SF와 대안적 시공간의 상상-윤이형, 김초엽, 김보영을 중심으로 / 연남경
3장 SF를 경유한 한국문학과 감수성의 변화-김승옥, 듀나, 천선란을 중심으로 / 연남경
2부 포스트휴먼과 ‘함께-되기’의 윤리
4장 한국 SF소설에 나타난 포스트 바디 상상력-정세랑, 「리틀 베이비블루 필」, 김초엽 「로라」를 중심으로 / 오해인
5장 신해욱 시에 드러난 ‘공-산(共-産)’의 감각 / 김선빈
6장 SF 소설에 나타난 인간과 비인간의 ‘함께-되기(becoming-with)’ 연구-천선란, 『천 개의 파랑』을 중심으로 / 공라현
7장 한국 SF로 그리는 포스트휴먼 주체-되기 실험-천선란, 「랑과 나의 사막」을 중심으로 / 정우주
3부 긍정적 생명정치와 면역학적 전환
8장 초생명성(Epivitality) 시대를 위한 포스트휴먼 윤리-천선란, 『무너진 다리』를 중심으로 / 표유진
9장 김초엽 장편소설에 나타난 면역정치와 전염으로서의 공동체-『지구 끝의 온실』, 『파견자들』을 중심으로 / 표유진
10장 면역학의 수사를 다르게 상상하기-김초엽, 「공생 가설」, 「오래된 협약」을 중심으로 / 조하린
11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포스트휴먼적 긍정의 정치학-이원 시를 중심으로 / 황희재
4부 생태학적 상상력과 대안세계의 모색
12장 ‘위기’에 대한 사유와 SF의 대안적 상상력-천선란, 『나인』을 중심으로 / 이지연
13장 공생적 미래의 가능성과 쑬루세의 레퓨지아 모색-천선란, 『이끼숲』을 중심으로 / 임혜민
5부 가상성 시대로의 진입과 정보-신체성의 체현
14장 팬데믹 이후 포스트-픽션의 체현적 미래-정지돈, 『…스크롤!』을 중심으로 / 김소정
15장 복제되지 않는 신체성-체현의 상상력-김보영, 「촉각의 경험」과 김초엽, 「혼자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 황정혜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한국문학×SF×페미니즘’에서는 과학소설과 일반소설, 그리고 페미니즘이 교차하는 현재 한국문학장의 변화 양상을 추적한다. 1장 [사변적 페미니즘으로 본 SF 현상과 연결됨의 윤리]는 현재 한국문학장에서 발견되는 ‘SF 현상’을 SF 팬덤과 페미니스트-독자들의 행위성이 맞물려 이루어진 ‘김지영 현상’을 잇는 후속 흐름으로 여기고, SF로 사회적 타자와 ‘연결된 독자’들의 행위성을 함께 살펴본다. 2장 [여성 SF와 대안적 시공간의 상상]은 SF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는 최근 여성 작가 중 김초엽, 김보영, 윤이형의 작품에 나타나는 시공간의 사고실험에 주목한다. 3장 [SF를 경유한 한국문학과 감수성의 변화]는 감수성의 차원에서 김승옥, 듀나, 천선란의 SF를 통과하며 변화하는 주체성의 양상을 통시적으로 살핀다.
2부에서는 한국 SF에 나타난 포스트휴먼 형상을 통해 근대적 인간을 성찰하고 ‘함께-되기’의 윤리로 나아가는 과정을 모색한다. 4장 [한국 SF소설에 나타난 포스트 바디 상상력]은 포스트휴머니즘 사회로의 이행에서 벌어질 수 있는 트랜스휴머니즘의 도전과 포스트휴머니즘의 혼종성을 살펴보고 있다. 5장 [신해욱 시에 드러난 ‘공-산(共-産)’의 감각]은 신해욱의 시에서 구현되는 ‘함께-되기’의 감각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6장 [SF 소설에 나타난 인간과 비인간의 ‘함께-되기(becoming-with)’ 연구]는 도나 해러웨이의 사유를 통해 천선란의 『천 개의 파랑』이 지향하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 사이의 ‘함께-되기’의 관계성을 분석한다. 7장 [한국 SF로 그리는 포스트휴먼 주체-되기 실험]은 ‘인간-포스트휴먼 연속체’의 관점을 토대로 천선란의 『랑과 나의 사막』을 읽어낸다. 인간과 포스트휴먼이 각각의 개체로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연속성을 이루는 과정 중의 유목적 주체들이라는 논지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
3부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과 긴밀한 SF를 중심으로 근대 면역학의 시각을 넘어서는 긍정적 생명정치의 가능성과 대안적 상상력을 확인한다. 8장 [초생명성(epivitality) 시대를 위한 포스트휴먼 윤리]에서는 천선란의 『무너진 다리』를 셰릴 빈트의 네 가지 생명정치적 비유를 통해 독해한다. 9장 [김초엽 장편소설에 나타난 면역정치와 전염으로서의 공동체]에서는 김초엽의 장편 SF 『지구 끝의 온실』과 『파견자들』을 중심으로 먼 우주나 외계 존재가 아닌 지구의 생태계를 배경으로 대안적 미래를 사유한다. 10장 [면역학의 수사를 다르게 상상하기]는 개체중심적인 근대 면역학의 수사가 안전을 이유로 비규범적 실천들을 쉽게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 착안한다. 11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포스트휴먼적 긍정의 정치학]은 포스트휴먼 곤경에 처한 지금 인간은 어떻게 정의되는가, 나아가 포스트휴먼에게 죽음이란 무엇이며 그 끝은 무엇으로 상상할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인류세’라는 용어에 대한 학계의 관심은 전 지구적 기후 위기가 시급한 문제로 떠오른 현재, 기후 변화와 문학의 관계를 성찰하면서 새롭게 소환된다. 4부는 이에 응답하려는 천선란의 SF에 담긴 생태학적 상상력을 확인하고 있다. 12장 [‘위기’에 대한 사유와 SF의 대안적 상상력]은 기후 위기에 대한 문학의 대안적 상상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역동적인 얽힘의 장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이에 답하고 있는 천선란의 『나인』을 분석한다. 13장 [공생적 미래의 가능성과 쑬루세의 레퓨지아 모색]은 기후 위기가 심화되어 더 이상 지상에 발 딛고 살 수 없게 된 미래의 지구를 그린 천선란의 『이끼숲』을 중심으로 자본세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내 분열하는 이분법과 이분화된 세상을 가늠하게 하는 힘, 그리고 그 안에서 ‘트러블’을 일으켜내는 양상을 분석한다.
5부는 가상성의 시대로 진입한 한국문학의 면면을 캐서린 헤일스의 이론에 나타난 정보-신체성을 통해 독해한다. 14장 [팬데믹 이후 포스트-픽션의 체현적 미래]는 정지돈의 『…스크롤!』이 실천하고 있는 현대적 글쓰기의 모습을 정보의 신체성을 강조하는 캐서린 헤일스의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이 되었는가』와 연결지어 살펴본다. 15장 [복제되지 않는 신체성-체현의 상상력]은 캐서린 헤일스의 신체성 논의에 따라 복제 불가능한 체현의 형상을 보여주고 있는 김보영의 「촉각의 경험」과 김초엽의 「혼자인 사람들」을 비교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