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정수만을 담아 간결하고 간편하게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시즌 2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들을 엄선해 선보인 모노 에디션이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세계문학 전집의 정수만을 담아 한층 간결하고 간편한 형태로 펴낸 모노 에디션은 작품 선정에서 책의 장정까지, 덜어 내고 또 덜어 내 고갱이만을 담았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이 풍성한 목록과 견고한 하드커버 장정으로 독자들과 만나 왔다면 모노 에디션은 엄선한 목록과 가벼운 장정, 8,8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좀 더 친숙하고 쉽게 고전들을 만나는 기회를 열어 준다. 또한 최대한 덜어 내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고민은 더 많이 녹여 내 최소한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완결성을 추구했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대작에서 SF의 효시, 영원한 청춘의 고전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고전으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 모노 에디션을 더욱 풍성해진 목록으로 다시 만나자.
목차
1831년판 서문
1818년판 서문
1부
2부
3부
역자 해설 -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우리의 또 다른 모습
메리 W. 셸리 연보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최초의 SF소설이자
19세기 천재 소설가 메리 셸리의 대표작
★『뉴스위크』선정〈세계 100대 명저〉
★『옵서버』 선정 가장 위대한 소설 100선
★ 미국대학위원회 SAT 추천 도서
★ BBC 선정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00선
★ 피터 박스올 선정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창조주여, 제가 부탁했습니까,
진흙에서 저를 빚어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절 끌어내 달라고? ― 밀턴, 『실낙원』
우리 본성의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자극해서 소름 끼치는 공포를 일으키는 그런 이야기, 독자로 하여금 두려워서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고,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맥박이 빨라지게 만드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 메리 W. 셸리
열아홉 살의 메리 W. 셸리가 놀라운 상상력으로 써내려 간 그의 대표작 『프랑켄슈타인』은 최초의 SF 소설이자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극, 영화, 소설 등으로 수없이 재생산되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포 소설로 자리 잡은 고전이다. 셸리는 시인 바이런 경의 〈괴담을 써보자〉는 제안으로 이 작품을 쓰기 시작했는데, 잠을 이루지 못한 어느 밤 악몽에서 깨어난 뒤 〈내가 무섭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무서울 것〉이라는 생각에서 독자들을 오싹하게 만들고자 글을 써나갔다. 영국의 낭만주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메리 W. 셸리의 출발은〈인간이 한 어떤 노력의 결과가 이 세계를 창조한 조물주의 엄청난 메커니즘을 조롱하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무서울 것〉이라는 점이었다. 셸리는 다윈 등 당대의 생리학자, 과학자 들이 이룬 과학적 발견과 발전을 토대로, 인류의 가능성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욕망이 맞닥뜨리게 되는 영역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를 드러낸다. 셸리는 탄탄하고 일관된 상상력으로 SF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이 작품을 써냄으로써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인간 본성의 기본 원칙, 인간 내부의 복잡한 욕망과 공포의 원형을 드러내는 불멸의 고전이다.
인간 본성의 기본 원칙에 대한 진실을 담아내며
끝없이 알고자 하는 불가해한 욕망의 파멸적인 면과
근원적인 공포를 탁월하게 서술한 동시대의 고전
내가 인간 세상에 내던진 존재, 내가 부여한 의지와 능력으로 방금 여기서처럼 공포를 심어 줄 수 있는 그 존재가 흡사 나 자신의 뱀파이어처럼, 무덤에서 풀려난 나 자신의 영혼처럼, 나를 사랑한 모든 자를 파멸시킬 수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 109면
연금술과 자연 과학을 공부한 빅토어 프랑켄슈타인은 연구에 전념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낸다. 키 2미터 40센티미터에, 납골소에서 구해 온 뼈로 팔다리를 비례가 맞도록 구성했고, 아름다운 외모의 특징들을 골라 짜맞추었다. 검은 머리칼은 윤기를 내며 흘러 내렸고 이는 진주처럼 희었다. 그러나 이런 화려함은 그 축축한 눈, 그것이 들어앉은 희끄무레한 눈구멍과 거의 비슷한 색깔의 두 눈, 쭈글쭈글한 피부, 새까만 입술과 대조를 이루어 더욱 섬뜩하기만 했다. 어느 날 동생 윌리엄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빅토어는 살인자가 자신이 만들어 낸 바로 그 괴물임을 직감하고 자신의 피조물과 피할 수 없는 비극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1831년판 서문에서 셸리는〈포괄적이면서 또 당당하게, 인간적인 열정을 그려 내고〉 싶었다고 쓴다. 셸리는 그리스의 비극 서사시 『일리아스』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한여름 밤의 꿈』, 밀턴의 『실낙원』처럼 인간 본성의 기본 원칙에 대한 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한편, 인간의 섬세하고 다양한 감정의 결합들을 이뤄 내도록 이 소설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당대의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낙관과 끝없는 욕망과 위험,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으로 뻗어 나간다. 과학 발전에 대한 탐구를 정교하게 결합하면서,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낭만적인 믿음 아래 비치는 불안하고 끔찍하게 들끓는 욕망에 대해 날카로운 직관으로 꿰뚫는다. 한편, 불운하고 비극적인 창조물인 괴물의 시선으로, 인간이 되고 싶었으나 결코 받아들여지지 못한 자에게 그어진 경계선과 배제의 폭력을 서술하며, 괴물 안에 자리한 좌절과 슬픔, 분노와 배신, 사랑과 연민을 긴 시간을 들여 펼쳐 보인다. 이를 통해 인간 됨에 관한 사유를 정연하고 섬세한 언어로 보여 준다. 셸리는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만들어 낸 열등한 피조물의 관계와 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인간 존재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이 작품은 불가해한 욕망, 공포, 두려움, 죄책감, 도피, 동정심, 연민, 절망과 분노와 같은 인간 내부의 복잡성에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프랑켄슈타인』은 서간문, 고딕 소설, 공포 소설 등 흥미롭고 다양한 형식으로 전개되며, 최초의 SF 소설이자 공포 소설의 고전으로 여전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지금까지도 강렬한 영감을 준다.
〈무모한 야심으로 파멸을 자초했던 과학자의 이름 프랑켄슈타인은 20세기 대중문화 속에서 작가인 메리 셸리의 이름보다 더 유명해지면서 원래는 이름조차 없었던 그 괴물의 이름으로 대신 사용되었다. 그리고 그 괴물의 모습은 많은 시각 매체 속에서 반복되어 등장하면서 거의 정형화될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과학이 발달하고 있는 21세기에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히 공포를 불러오는 괴물로 기능하지 않는다. 생명 과학과 생명 복제 기술이 사회적 합의나 정서를 훨씬 앞질러가는 오늘날 사회에서, 오래전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던졌던 질문은 우리에게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절박하게 다가온다.〉(「역자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