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프랑스 중 오드프랑스 지역에 있는 ‘뮤제’ 열네 곳을 소개한다.뮤제(musee - 발음상 뮈제에 가깝다)는 프랑스어로 박물관이란 뜻이다. 역사 박물관 musee de lhistoire처럼 뮤제 뒤에 수식을 넣어 박물관의 성질을 표현한다. 프랑스에서 미술관 musee des Beaux-arts은 박물관의 하위개념이지만, 우리나라는 이 두 용어를 분리된 개념처럼 사용한다. 이 책에서는 포괄적인 박물관을 언급할 때 박물관과 미술관이라고 구별해 쓰는 것을 피하고자 ‘뮤제’라는 새 단어를 사용한다. 프랑스에서 중세 미술을 전공하고 국가 공인 해설사로 일하는 전한별 작가는 흔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뮤제’ 공간과 사람 사이에서 감정적 소통의 열쇠를 제공하고 싶었다.모든 뮤제는 그 도시와 그곳에 살았던 주민 이야기가 녹아 있다. 작가는 뮤제 뒤에서 지역 역사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주민, 뮤제 안에서 전시물과 마주하는 주민, 전시물보다 공간 자체에서 추억을 찾는 가족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왜 더 다양한 뮤제가 필요한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역사와 정책 등 뮤제를 둘러싼 풍부한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전한별 작가를 따라서 책 속 뮤제를 산책하다 보면,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감동이 몽글몽글 솟아난다.
목차
01. Musee du Terroir, Villeneuve - dAscq
과거의 투박함을 간직한 뮤제_빌뇌브 다스크의 향토 박물관
02. Mussee du Carillon, Tourcoing
오래된 도시의 목소리를 듣다_ 뚜리꼬앙의 카리용 박물관
03. Memorial Ascq 1944, Villeneuve - dAscq
4월 1일 밤, 비극의 증인이 된 뮤제_ 빌뇌브 다스크의 아스크 학살 추모관
04. La Piscine - Musee dart et dindustrie Andre Diligent, Roubaix
버려진 수영장에서 연대하는 뮤제로_ 루베의 라 삐신
05. Musee de lHospice Comtesse, Lille
한 도시의 삶을 노래하는 옛 구제원_ 릴의 오스피스 꽁떼스 박물관
06. MUba - Eugene Leroy, Tourcoing
미술관, 관점의 틀을 깨다_ 뚜르꼬앙의 뮤바-외젠 르루와
07. Musee Conde, Chantilly
고전의 찬란함, 그 뒤 왕가의 영광_ 샹티이의 콩데 미술관
08. MusVerre, Sars - Poterie
오래된 유리의 색에 물들다_ 사르 포트리의 뮤즈베르
09. Musee de Benoit - de - Puydt, Bailleul
조용히 과거를 치유하는 뮤제_ 바이욀의 브누와-드-퓌트 박물관
10. Musee de Plein air, Villeneuve - dAscq
공원인가, 박물관인가?_ 빌뇌브 다스크의 야외 박물관
11. Musee de Picardie, Amiens
예술의 궁전, 피카르디를 담다_ 아미앵의 피카르디 박물관
12. Le Louvre - Lens. Lens
루브르가 옛 갱도를 만날 때_ 루브르-랑스
13. Musee dHistoire Naturelle, Lille
200년 된 뮤제에서 호기심의 문을 열다_ 릴의 자연사 박물관
14. Musee Henri Dupuis, Saint - Omer
닫힌 문 뒤로 펼쳐지는 미지의 세계_ 생토메르의 앙리 뒤퓌 박물관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이 책 『프랑스 뮤제로의 산책』은 오드프랑스 지역 뮤제 열네 곳을 소개한다. 대부분 ‘뮤제’는 모두에게 열렸지만, 그 개방성만큼이나 시민이 아무 때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은 또 아니다. ‘뮤제’는 어렵거나 지루하다는 인식도 접근을 가로막는 주요한 요인이다.
저자 전한별 작가는 그 이유를 “뮤제를 방문하면 피곤하게 종종걸음으로 전시관을 돌며 작품을 집중해서 봐야 하고, 해설 속의 낯선 말이나 개념 앞에서 주눅들기고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어려서부터 뮤제를 자주 찾았던 ‘뮤제 키즈’인 저자는 누구라도 부담 없이 뮤제를 방문할 수 있도록 공간과 사람 사이에 감정적 소통의 열쇠를 제공하고 싶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계기였다.
저자는 프랑스 거주지 주변부터 뮤제를 찾아 취재하고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지역 역사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주민, 뮤제 안에서 전시물을 마주하는 이들, 전시물보다는 뮤제 공간 자체에서 추억을 찾는 가족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공간 안에 녹아드는 그들 발자취를 보면서 왜 우리 주변에 다양한 뮤제가 필요한지 다시 한번 되뇐다.
저자는 이 책 『프랑스 뮤제로의 산책』이 오 드 프랑스 지역에서 꼭 가봐야 할 박물관 리스트가 아니고, ‘좋은 박물관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학술적 에세이도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아주 주관적인 작가 시선이 녹아있는 뮤제 스케치라고 규정한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이가 마실 나가듯 가까운 뮤제에 가볍게 다녀오기를 희망할 뿐이라고 말이다.
그런데도 작가가 소개하는 뮤제 열네 곳을 모두 만난 후에 드는 느낌은 그저 단순하고 경쾌하지만은 않다. 산책에 나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슬며시 미소 짓다가도 멈칫해 가만히 생각해야 할 지점을 만나게 한다. 하긴, 산책의 본질은 사유에 있으니 이상할 일도 아니다. 저자는 뮤제가 담은 전시물과 공간 특성을 묘사하는 것을 뛰어넘어 뮤제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과 그 도시민의 삶과 애환을 성실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먼 나라 프랑스 뮤제 이야기를 들으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질감보다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역시 동시대성일지도 모르겠다.전한별 작가를 따라서 책 속 뮤제 열네 곳을 만나면서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감동이 몽글몽글 솟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