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반도 위기부터 양안관계 갈등과 기후재난까지,
대혼란의 세상을 바꿀 평화적 해법은?
지금의 한반도와 세계는 그야말로 혼란과 혼돈의 연속이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끝을 알 수 없는 전쟁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양안관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가고 있다. 오물풍선, 대북전단 등으로 남북관계는 평화와 통일이 아닌 대치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거기에 기후위기의 영향이 세계 곳곳을 재난적 상황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 위기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디서부터 해법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 평화네트워크와 함께하며, 학계, 언론, 국제기구,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활동하는 14인의 전문가가 오늘의 대혼란의 세계를 진단하고 평화적 해법을 모색해본다.
목차
머리말 _정욱식
1 AI 시대의 전쟁과 평화
김종대_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2 “낡고 좁은 사고”의 진보가 ‘이중사고’의 문재인에게
정욱식_평화네트워크 대표,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3 남북 관계, 무너짐과 되살림에 관하여
정일영_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4 평화공존의 ‘투 코리아’ 전략은 불가능한가?
윤영상_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조교수
5 한반도의 북쪽을 뭐라고 부를까?
성현국_평화네트워크 운영위원장
6 위기의 한반도, 탈군사주의에서 대안을 찾자
서보혁_통일연구원 연구위원
7 양안관계와 한반도, 휘말림에 대하여
장영희_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8 한반도와 일본, 그 엇갈림에 관하여
서의동_경향신문 논설위원
9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디로?
장예지_한겨레 국제부 기자
10 평화를 위한 북한 개발협력
최지은_세계은행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11 청년, 우리들의 생각은?
황용하_평화네트워크 연구원·이서영_평화네트워크 운영위원
12 기후 재난 시대, 탈성장 평화에 대한 모색
전다현_비즈한국 기자·염창근_평화바닥 활동가
13 복합·다중 위기의 시대, 군축에서 희망을
정욱식_평화네트워크 대표,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전쟁, AI, 기후재난··· 격변의 세계를 진단하고, 분쟁과 갈등을 넘을 대안을 찾다
1999년 창립한 평화운동단체 ‘평화네트워크’는 외교·안보의 민주화와 평화 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국내외의 어려운 여건과 세계사를 뒤흔드는 갈등, 격변의 시기에도 충돌과 무력이 아닌 평화의 관점으로 한반도와 세계의 군사, 안보 문제를 진단하고 대중과 소통하며 정책 대안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4년, 창립 25주년을 맞아, 지금껏 평화네트워크와 함께하며, 학계, 언론, 국제기구,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활동하는 14인의 전문가가 평화네트워크만의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로 오늘의 세계를 진단하고 평화의 길을 모색해본다.
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AI 시대의 전쟁과 평화를 다뤘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최근의 전장과 무기 개발에 있어서 AI가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그 위험성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AI 무기의 통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다현 기자와 염창근 활동가는 더욱 커져가는 기후 재난과 전쟁으로 대규모 피해와 난민 발생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군비경쟁이 지구의 한계선을 무너뜨리는 길임을 주장했다. 대신 군사적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상호 돌봄을 중심에 두는 ‘탈성장 평화’라는 공존의 사회를 상상하자고 제안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군비경쟁과 기후 위기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면서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위기에 처한 지구촌의 현실을 바꾸는 데에 왜 군축과 군비통제가 ‘선택적 변화’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지를 소개했다. 많은 고민과 의문으로 미래를 그리는 청년들의 목소리도 담아냈다. 20대 청년인 황용하 평화네트워크 연구원과 이서영 평화네크워크 운영위원은 한국 청년들이 평화에 무관심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악순환이 반복되는 남북관계와 평화롭지 않은 국제사회 현실에서 찾고, 이를 탈피하기 위해 평화를 보는 시각을 넓혀야 함을 강조했다. 이제껏 세상에서 당연하다고 배워온 것에 대한 청년들의 의문을 담아냈고, 불편해도 이해해야 할 것과 두려워도 부딪쳐야 하는 마음을 녹여냈다.
대립과 갈등의 남북관계를 넘을 근본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시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섯 편의 글을 수록했다. 정욱식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면서도 강력한 국방력 건설에 나선 것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정책이 실패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이중사고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하고자 했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정일영 서강대 연구교수 최악의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되살리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그는 남북관계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정부의 남북관계 독점을 타파하고 시민사회가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적 평화담론을 오랫동안 고민해온 윤영상 연구조교수는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한국과 조선이 서로의 국가성을 인정하면서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데 있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한국 내에서 초당적 평화연합을 구축하고 한국과 조선의 평화공존을 위해 헌법을 개정하자고 호소했다. 성현국 평화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반도의 북쪽을 뭐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할까’라는 고민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한의 오랜 적대관계를 ‘군사주의’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면서 정권 차원과 주민 차원의 상호 인식을 균형적으로 검토했다. 그리고 남북 간에, 한반도 주변 국제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군비경쟁과 상호 인식을 논의하면서 적대의식과 선택주의적 정책 관행의 성찰이 탈군사화를 예비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세계와 한반도, 연결된 미래
국제 문제이면서 한반도와도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는 글들도 함께 담았다. 양안관계 전문가인 장영희 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교수는 대만해협과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세력균형을 추구하는 미국이라는 연결고리에 의해 상호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지역 분쟁 시 한국의 역할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의도, 능력, 의지를 정밀하게 판단하고 과장된 위협 내러티브에 휩쓸리지 않아야 하며 한국이 안보 딜레마를 강화하는 방향에 끌려가지 않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전문가인 서의동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윤석열 정부 이후 한일관계가 ‘다시는 사죄하지 않겠다’는 아베의 유훈에 지배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는 한편, 일본의 대북 접근이 일본의 ‘21세기판 탈아입구’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일본에 구애하는데 일본은 북한에 추파를 보내는 ‘큐피드의 엇갈림’이 이뤄지고 있는 배경도 살펴봤다. 〈한겨레〉 베를린 특파원인 장예지 기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뒤이어 개발협력 전문가인 최지은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은행에서 사이프러스 통일 협상을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개발협력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현 정치 상황에서도 가능할 수 있는 제도 변화,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 새로운 다자기구 설립 등을 제안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해법으로 개발협력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영역의 확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