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음식을 먹는 것은 그 어떤 인간 활동보다 역사의 중심에 있다.
그렇다면 미래를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관통하는 모든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인류가 생존하기를 바란다면, 충만하고 자연적인 삶과 정말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자 한다면, 윗세대가 어떻게 음식을 먹었는지, 거기에 들인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식사를 통해 형성한 사회적 관계는 무엇인지, 음식에 썼던 돈은 얼마나 되는지, 음식으로 세워졌다가 무너진 권력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음식을 먹는 것이 모두에게 즐거움, 공유, 창작, 기쁨, 자기 초월의 원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구와 생명을 구하는 방법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음악, 의학, 시간, 재산, 노마디즘, 사랑, 죽음, 지정학, 기술, 유대교, 근대성, 미로, 예측, 대양의 긴 역사를 공부하고 책으로 쓴 바 있는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가 이번에는 음식의 역사를 탐구했다.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교양인이 알아야 할 음식의 역사―인류는 무엇을 어떻게 먹어왔을까, 그리고 미래에도 그렇게 먹을 수 있을까》에서 아탈리는 “먹는다는 것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무엇을 의미할까?”라는 물음의 답을 찾아간다.
목차
서론 25
제1장 걸어서 세상으로
동물에서 인간으로: 걸으면서 씹기 35 ·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르가스테르, 호모 에렉투스: 웅얼거리며 날것 먹기 38 · 날것에서 익힌 것으로: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다 41 · 최초의 유럽인, 네안데르탈인: 부당하게 비난받은 육식 43 · 호모 사피엔스, 또는 음식을 대화의 주제로 삼은 인간 44 · 온 지구를 먹다 46
제2장 먹기 위해 자연을 길들이다
농사지으러 중동에 정착하다 51 · 기상학, 천문학, 점성술: 하늘에서 추수까지 53 · 유럽에서 식인 풍습이 또다시 골칫거리가 되다 54 · 밀의 경쟁자 벼를 키우는 아시아 55 · 메소포타미아: 최초의 곡물, 최초의 제국 58 · 최초의 연회: 더 나은 통치를 위한 대화하기 60 · 중국: 최초의 식이요법 63 · 인도에서 시작된 채식주의 66 · 식인 풍습을 유지한 메소아메리카 제국들 68 · 이집트: 먹는 것과 말하는 것은 하나다 70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풍요로운 자연이 제국의 탄생을 막다 74 ·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식인 풍습 76 · 유대교: ‘성서를 먹다’ 77 · 그리스: 통치하기 위해 먹기 82 · 로마: 지배하기 위해 먹기 88
제3장 유럽식 식사의 탄생과 영광: 1세기에서 17세기 중반까지
기독교에 일어난 큰 변화: 신을 먹다 96 · 중세 전기: 카니발과 사순절 99 · 이슬람 세계: 먹는 것은 신의 자비다 100 · 중세 말: 향신료와 잃어버린 낙원 103 · 호텔과 여인숙: 여행하며 먹기 107 · 14세기에서 16세기: 이탈리아 요리의 전성기 108 · 프랑스적 예외 113 · 17세기: 프랑스가 우위를 점하다 116 · 아메리카에서 온 혁명: 감자, 옥수수, 초콜릿 117
제4장 프랑스식 식사, 영광과 기근: 17세기 중반에서 18세기까지
태양왕의 식탁: 프랑스 특수성의 전형 125 · ‘부르주아 요리’가 혁명을 예고하다 130 · 술보다 탄산수를 드세요 133 · 그사이 아시아에는 연회와 기근이 있었으니…… 134 · 아메리카: 영국인보다 잘 먹은 식민지 개척 주민 136 · 프랑스: 대화와 체제 전복의 장소인 레스토랑 137 · 기근, 폭동 그리고 혁명 139 · 혁명과 부르주아의 연회 142 · 미식 외교 144
제5장 궁전의 미식과 가공식품: 19세기
식품으로 시작된 산업화 150 · 비료와 파스퇴르 살균법 153 · 아이들 먹이기 158 · 미국 제품의 상륙: 탄산음료와 자동판매기 159 · 리츠와 에스코피에가 최고급 호텔을 발명했을 때 162 · 유럽의 서민: 여전히 빵과 감자를 먹다 167 · 세계 다른 곳: 다양성이 지속되다 169
제6장 음식 자본주의를 위한 식이요법: 20세기
미국 자본주의의 속임수: 가공식품 174 · 칼로리와 콘플레이크 177 · 자본주의를 위해 식탁을 잊게 하다 179 · 맛 가리기 181 · 시카고 도축장에서 시작된 대량생산 방식 182 · 식품을 대량생산하다 183 · 빨리 먹기: 패스트푸드 186 · 세계 음식에 난입한 미국 189 · 기근과 20세기 지정학 192 · 기아 근절 194 · 점점 더 강해지는 세계 농식품 산업 198 · 설탕 대체하기 200 · 나쁜 음식 더 많이 먹기 201 · 설탕: 소비자들의 불가능한 싸움 202 · 줄어드는 식사, 늘어나는 소비 204 · 홀로 저항하는 프랑스: 누벨 퀴진 207
제7장 부자와 빈자, 그리고 굶주리는 세계: 현재
세계 농업 및 농식품 산업의 실태 211 · 부자들도 식탁을 떠났다 216 · 중산층은 믹스 푸드를 먹는다 218 · 굶어 죽거나 먹어서 죽는 최빈곤층 220 · 거의 사라진 가족 식사 222 · 아기가 먹는 음식 225 · 학교에서 밥 먹기 226 · 직장에서 밥 먹기 227 · 세계적인 추세가 된 채식주의 229 · 종교적으로 밥 먹기 231 · 곤충 먹기 232 · 프랑스적 예외는 지속된다 235 · 설탕, 비만 그리고 죽음 237 · 설탕만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에요 239 · 채소, 고기, 생선의 과잉 생산 243 · 먹으면 온실가스가 과도하게 배출된다 245 · 토양 파괴 246 · 생물다양성 감소 249 · 커다란 비밀 250 · 소비자의 인식 254 · 최고의 선택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청소년들 256
제8장 곤충, 로봇 그리고 인간: 향후 30년
무엇보다 수요 262 · 90억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까 263 · 아시아적이고 혼합된 문화의 선택 268 · 육류와 생선의 소비 감소 269 · 새로운 채식주의 271 · 곤충 소비 증가 274 · 설탕 소비 감소 278 · 치유를 위해 먹다 280 · 자연 모방하기 282 · 인공물을 먹는 인공물 283
제9장 조용한 감시 속에서 혼밥 하기
요리와 헤어지기 290 · 유랑민을 위한 포장: 가루 식품 292 · 음식의 고독을 향하여 294 · 감시당하는 침묵의 사회 297 · 지루함이 최악에 달할 것이다 300
제10장 먹는 것이 여전히 의미가 있을까
모두를 위한 최선의 농업은 제대로 교육받은 소농이 할 수 있을 것이다 306 · 전 세계 농식품 기업에 훨씬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자 311 · 모두를 위한 최선의 식단: 음식에 관한 이타심 314 · 고기는 훨씬 적게, 채소는 훨씬 많이 316 · 설탕 줄이기 318 · 로컬푸드 소비하기 320 · 천천히 먹기 322 · 우리가 먹는 것에 관해 알기 323 · 음식 교육을 위하여 324 · 적게 먹기 326 · 긍정적인 삶과 지구를 위한 ‘긍정 요리’ 328 · 함께 대화하며 먹는 기쁨 되찾기 329
부록 식품과 관련된 과학 원리
맛 333 · 인간에게 필요한 음식량 334 · 장 338 · 음식이 우리 뇌에 끼치는 영향 339 · 무엇이 식욕에 영향을 끼칠까 341 · 국제적 환경 목표와 관련된 식생활 342 · 세계 10대 농식품 기업 343 · 인류의 식생활에 따른 최대 인구 344 · 1인당 평균 소비 열량의 출처 344
참고자료 345
사진 저작권 383
찾아보기 385
감사의 말 392
옮긴이 후기 393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음식, 거의 모든 것의 기원
인류의 조상이 먹을거리를 찾고, 잡고, 나누고, 빼앗거나 지키기 위한 의사소통이 필요했기 때문에 언어가 발생했다(불을 사용해 음식을 익혀 먹으면서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되어 뇌의 용량이 커지기도 했다). 기원전 6000년, 메소포타미아 농민들은 홍수를 최대한 극복하고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둑을 조성하고 관개시설을 만들었다.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그들은 더 큰 조직으로 모여야 했고 그 조직은 곧 제국이 되었다. 제국은 식량 때문에 생겼다. 지렛대, 화살, 바퀴, 농사, 목축 등 그 이후에 이루어진 혁신들도 먹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가능했다.
식량 때문에 만든 도시국가, 제국, 국가에서 황제와 왕들이 통치하기 위해 먹었다. 어떤 황제는 한 번 식사에 스물두 차례 음식이 나오도록 했고, 어떤 왕은 200명의 신하들이 말 한마디 못 하고 선 채로 지켜보는 가운데 혼자서 식사를 했다. 권력자들은 과시와 포섭, 외교를 위해 연회를 베풀고 만찬을 열었다.
수천 년 동안 민족의 정체성은 영토, 풍경, 그 땅에서 자라는 식물과 동물뿐 아니라 조리법과 식사 예절로 정의되었다. 또한 수천 년 동안 음식은 대화의 규칙과 사회관계의 구조를 정립했다. 신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사람, 가족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사람, 먹을 것을 구걸하는 사람, 먹을 것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다른 사람에게서 얻는 사람이 있었다.
인류는 저절로 난 풀과 과일을 찾으러 떠돌아다녔고, 작은 동물에서 좀 더 큰 동물까지 사냥했다. 그러는 동안 먹어도 되는 풀과 독이 있는 풀을 구분하게 되었고, 협동을 하게 되었다. 곡물을 키우게 되면서 정착을 했고, 어떤 동물들을 길들여 키워 먹었다. 더 많은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도록 처음에는 신에게, 나중에는 과학에 의존했다.
이제 음식은 주방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되어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올라간다. 과거에는 먹지 못해서 죽었는데, 이제는 너무 먹어서 죽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종교가 먹어도 되는 음식과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먹으면 안 되는 때를 정했는데, 이제는 식품 회사의 광고와 영양학이 어떤 음식은 권장하고 어떤 음식은 금지한다. 종교의 힘은 여전하지만 채식주의 같은 새로운 윤리에 따라 스스로 금기 음식을 정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미래에도 지금처럼 먹을 수 있을까
아탈리는 수만 년에 걸친 인간의 역사를 정리하며 “음식을 먹는 것은 그 어떤 인간 활동보다 역사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렇게 과거를 아는 것은 미래를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다. 음식의 역사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풍부하고 다양한 천연 식품을 먹어왔는데, 왜 인간과 자연에 해로운, 규격화되고 단일화된 가공식품을 전 세계인이, 특히 가난한 사람일수록 먹게 되었을까?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던 식사 자리가 사라지고 혼자 아무 데서나 아무 말 없이 밥을 먹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면 인간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로 촉발된 새로운 식량 사정을,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야 할 필요성을, 과학기술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가 음식의 역사를 탐구한 이유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한 것이다. “과거를 해박하고 자세하게 알지 못하면 현재를 설명할 가치 있는 이론도, 미래를 예측할 가치 있는 이론도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앞으로도 우리의 식생활을 주도하고 싶다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그리고 인류의 생존이 달린 자연을 구하고 싶다면, 이 책이 설명하는 음식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