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슬기로운 인생을 위한 두 번째 문학 공부!
봉평의 이효석, 안동의 이육사, 군산의 채만식…
교과서에서 배웠던 문학을 삶의 현장에서 다시 배우는 시간
국문학자 강진호가 20년 답사로 완성한 한국문학 지리지
국내 문학 여행지 23
국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의도치 않은 곳에서 문학의 흔적을 만날 때가 있다. 그중에는 춘천의 김유정 문학촌이나 봉평의 이효석 문화예술촌처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도 있지만 대개는 국문과 답사 현장으로 전해지는 학습 장소이거나 다른 목적을 위해 찾았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는 틈새의 장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모르고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곳들이자 스치듯 둘러보기엔 아까운 곳, 언젠가 문학 여행을 테마로 다시 찾고 싶은 곳이자 교과서에서 배운 작품들을 삶의 언어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성북동과 철원의 이태준, 대구의 이상화, 안동의 이육사, 부산의 김정한, 옥천의 정지용, 통영의 유치환 등 한국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근거지’ 23곳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가와 작품 세계를 담아낸 이 책은 한국문학 성지들만을 엄선한 문학 여행기이자 생생한 현장의 언어로 쓰인 비평집이다.
목차
추천의 말 4
서문 7
인천과 한국 근·현대문학 13
남양주의 정약용과 실레의 김유정 33
성북동과 철원의 이태준 57
봉평의 이효석 77
대구의 이상화 99
안동의 이육사 117
영양의 조지훈 141
부산의 김정한 163
통영의 유치환 181
통영과 원주의 박경리 203
여산의 이병기 225
임피, 군산의 채만식 245
부여의 신동엽 265
당진과 흑석동의 심훈 287
홍성 인제 성북동의 한용운 311
옥천의 정지용 333
괴산의 홍명희 355
고창의 서정주 375
강진의 김영랑 397
중국 연길과 용정의 윤동주 419
북간도와 흥남의 안수길 445
서울과 개풍군의 박완서 461
원산의 이호철 483
참고문헌 507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뚜벅이 국문학자 강진호의 20년 발품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문학』의 출발은 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스스로의 문학 이해에 대해 성찰적으로 회의하던 데에서 비롯됐다. 오래전 저자는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일에 ‘전문가’가 되어가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지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곤 했다. 논리로 이해하는 것과 다른 차원의 이해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경지가 아닐까. 시를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소설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 핵심에는 작품을 파악하는 것 너머 창작자의 삶을 이해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저자는 많은 질문을 품고 집을 나섰다. 작품 탄생의 배경이 된 곳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봤음직한 것들을 보고 들었음직한 것들을 들으려 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주말이 되면 짐을 꾸렸다. 기억이 불분명해지면 갔던 곳을 다시 방문하기도 하고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촬영한 사진과 모은 자료들로 글을 써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청년의 비평가는 중년의 비평가가 되어 있었고, 그날들의 발길들을 모아 보니 책 한 권 분량의 한국문학지도가 완성되었다.
문학 답사를 통해 알게 되는 입체적 이해
편편의 글에는 작가의 작품 활동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공간에 대한 생생한 묘사,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관련된 자료를 바탕으로 쓰인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느낀 만큼 알게 된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온몸으로 감각하며 다시 읽은 작품들은 이전의 이해와는 한층 다른 울림을 준다. 작가의 삶으로 들어가 그들의 작품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별다른 훈련과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는가 하면, 나름의 훈련과 지식을 통해 얻게 되는 아름다움도 있다. 예술의 아름다움은 훈련과 지식을 통해 다다를 수 있는 경지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답사 여행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입체적이고 새로운 의미들을 얻을 수 있게 돕는다. 예술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문학 여행은 인간 여행
21세기에 문학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직접 길을 떠나는 여행이라니, 시대에 맞지 않는 행위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21세기에 문학 작품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문학 작품의 시작에 창작이 있고 그 끝에 독해가 있다면, 시작에도 끝에도 인간에 대한 질문이 있다. 인간의 복잡한 내면에 대한 탐구가 문학의 존재 이유라고 할 때, 그 인간을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배움이자 성찰의 도구일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수록된 23곳의 문학 여행지는 23곳의 인간 여행지라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사람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사람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이 책의 안내에 따라 떠나는 길은 다시 사람들 사이로 돌아오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서문에서
“종잇장 위의 활자로 시를 읽는 것과 시인이 그리워하던 흙과 바다와 고향의 뒷산을 직접 가 보는 것은 그 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문학이란 무릇 사람이 낳는 것, 작품을 논리화하는 일도 중요하나 그 작품을 낳은 사람을 들여다보는 눈 또한 중요하다. 그렇게 20여 년의 세월이 쌓이면서 한 권의 책이 만들어졌다. 여기 수록된 글에는 문학을 체험으로 알려준 계기와 순간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