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60년대 프랑스 문학의 잃어버린 고전
범죄자이자 매춘, 여성 교도소 수감자로서의 경험을 최초로 소설로 쓴 프랑스 작가 알베르틴 사라쟁(Albertine Sarrazin, 1937-1967). 사라쟁의 대표작 『복사뼈(L’Astragale)』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펑크의 대모라고 불리는 패티 스미스(Patti Smith)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자 ‘경전’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었고 영어권에 널리 알려졌다. 또한 이 소설은 범죄 영화의 수작으로 평가받는 〈보니 앤드 클라이드(Bonnie and Clyde)〉 프랑스 버전으로 불렸다. 『복사뼈』가 흥행에 힘입어 영화화되자 범죄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공통적으로 다룬다는 점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은 앙리 샤리에르(Henri Charriere)의 희대의 베스트셀러, 『빠삐용(Papillon)』의 영감으로 유명하다. 1967년, 앙리 샤리에르는 한 신문에서 알베르틴 사라쟁이라는 작가의 부고를 접하고 서점에서 『복사뼈』를 산다. 소설가도 아니었던 60대의 그가 자신의 삶, 정확히는 자신의 수감 경험을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알베르틴 사라쟁의 『복사뼈』를 만나면서였다.
1965년 프랑스 문학계에 알베르틴 사라쟁이 등장한다. 무장 강도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를 탈출했던 이력의 작가가 등장한 것이다. 그녀가 소설에서 보여준, 은어와 속어를 거침없이 구사하고 시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 활기찬 스타일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고, 알베르틴 사라쟁은 하룻밤 사이 유명인이 된다. 하지만 작가는 명성의 절정기에 잘못된 수술로 생을 마감한다. 알베르틴 사라쟁의 삶과 자전적 작품들은 작가 사후 프랑스에서 강렬한 매혹의 대상이 되었다. 『복사뼈』는 도망자의 삶을 포착하고 있는 소설로, 이야기는 주인공 ‘안’이 감옥에서 탈옥을 시도하다 복사뼈가 부러지며 시작된다. 그녀는 뛰어내린 감옥 담벼락에서 멀어져 길을 기어가면서, 구원자이자 똑같은 범죄자, 미래의 남편이 될 쥘리앵에게 구출되고 그들은 사랑에 빠진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알베르틴 사라쟁 소개
옮긴이의 말
편집 후기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범죄인의 사랑의 소설, 그리움의 소설
프랑스 비평가들은 사라쟁 개인적 경험의 다채로운 에너지와 그녀가 그것을 소설로 쓴 생생하고 자신감 있는 방식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복사뼈』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작가가 텔레비전에 등장하면서 그녀는 빠르게 대중적 인물이 되었다.
『복사뼈』는 사라쟁의 짧은 삶에서 초기 단계를 배경으로 한다. ‘복사뼈’라는 제목은 사라쟁이 감옥에서 약 10미터 높이의 성벽에서 뛰어내리는 탈옥 중 실제로 부러진 복사뼈에서 따왔다. 도둑질을 하고 수감되어 탈옥을 결심, 탈출 과정에서 복사뼈가 부러진 한 소녀의 이야기에서, 주인공 ‘안’의 길은 평생의 사랑이 될 ‘쥘리앵’의 길과 교차한다. 그녀처럼 그 또한 감옥의 언어를 구사하고, 그는 그녀를 추적하는 당국으로부터 도망치도록 도울 것이다. 은신처에서 은신처로, 만남에서 만남으로, 도망치는 미성년자 ‘안’은 자신의 자유를 위해 모든 대가를 치르고 싸운다.
소설은 내내 붙잡힐까 봐 두려워하고, 감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숨은 은신처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과 부러진 다리를 끌고 나아가는 불구의 삶을 실제 경험에 비추어 그린다. 병원에 드나들며 다친 다리로 절뚝거리며 다니는 ‘안’이 매춘의 삶에 빠지고 절망에 빠질 때마다 삶을 지탱해주는 정신적 피난처는 바로 구원자이자 사랑 ‘쥘리앵’이다.
그 덕분에 그녀는 다시 걸을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연인이 된 그는 기다려도 주변에 없고, 그녀를 여러 친구들에게 숨겨주며 둘의 관계는 평행선을 타게 된다. 그녀가 신체적 부상으로 고통받지만, 그녀가 정말로 아픈 것은 그를 그리워하는 것, 사랑 때문인 것이다.
이 소설은 주요 페미니스트 작품으로 찬사를 받는 동시에 보편적인 호소력 또한 지녔다고 평가받으며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백만 부가량 팔렸다. 『복사뼈』는 출간 다음 해 스페인어와 영어로 번역되었으며, 1969년과 2015년 두 번에 걸쳐 영화화되었다.
그녀는 파리 거리를 걷고 프랑스 전역을 달린다. 수배 중이고, 자유의 모든 순간이 마지막일 수 있으며, 지나치는 모든 얼굴은 그녀를 반역죄로 취급하지만, 이 걸음, 매춘, 외로움, 기다림, 도사리고 있는 위험 또한 쥘리앵을 찾을 때까지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탈출에서부터 도주 생활에 이르기까지, ‘안’이 선택한 범죄와 매춘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문제적 세계관은 1950-60년대 후반의 보수적인 프랑스와 대조된다.
극단에 대한 열정, 자유를 향한 사랑, 청춘에 대한 열기가 그녀를 영원히 현대적인 주인공으로 만드는 젊은 여성의 초상화이다. 사라쟁은 어떤 것에도 속하지 않고, 그녀 자신에게 속한다는 것을 『복사뼈』는 보여준다. 그녀는 그녀의 세계, 그녀의 땅, 그녀만의 행성이다. 후에 완전히 날아올라 폭발할 불타는 행성이다.
자유를 향한 길, 알베르틴 사라쟁(Albertine Sarrazin)
1937년 알제에서 태어나 17개월에 연로한 부부에게 입양된 사라쟁. 입양은 행복하지 않았다. 사라쟁은 열 살 무렵 양부의 형제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양부모와의 관계는 나빴고 부모는 입양을 취소함으로써 그녀와의 공식적인 관계를 끝내기로 한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반항적인 면모를 이유로 들어 딸을 청소년 교정 시설에 보낸다. 사라쟁은 졸업 시험을 치르는 기회에 파리로 도망간다. 사라쟁은 교정 시설에서 만난 친구와 재회하고 둘은 무장 강도를 저지른다. 그들은 체포되었고 사라쟁은 7년 형을 선고받는다.
사라쟁은 감옥에서 글쓰기에 매진한다. 7년 형기 중 4년의 수감 생활을 보내고 사라쟁은 교도소에서 탈출한다. 탈옥 중 그녀는 발목이 부러졌지만, 교도소를 지나가던 트럭 운전사 쥘리앵 사라쟁이 그녀를 구해낸다. 이 우연한 사건, 이 기적적인 만남은 알베르틴 사라쟁의 문학과 인생에 분수령이 된다. 쥘리앵은 이미 베테랑 범죄자였고, 이제 두 사람은 함께 강도로 살아간다. 그들은 또 범행을 저질러 그 후 2년 동안 각자 감옥에서 복역한다. 1959년 2월, 쥘리앵이 일시적으로 풀려났지만 사라쟁은 여전히 수감되어 있었고, 그들은 결혼한다. 사라쟁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비원의 호위를 받으며 교도소를 잠시 떠날 수 있었다.
『복사뼈』는 ‘안’의 이야기이자 결국에는 작가 사라쟁의 고백록이다. 교도소에서 탈출하여 파리 거리로 나가 끝내 매춘부이자 도둑으로 살아간다. 십 대 때 무장 강도 혐의로 처음 체포된 이후 작가의 마지막 복역은 1964년 위스키 한 병을 훔친 혐의로 4개월 형을 선고받은 것이었다. 사라쟁은 그 모든 일을 겪으며 글을 썼다. 청소년기 내내, 사랑을 하며 버림을 받으며, 감옥 안팎에서 그녀는 계속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