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가 원하는 건 모두 두려움의 뒷면에 있다”
절망을 나눈 두 여자의 선택, 새로운 삶을 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전 세계 28개국 출간! 미국 70만 부 이상, 독일 50만 부 이상 판매!
[슈피겔] 집계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베스트셀러
줄리 클라크는 2018년 『The Ones We Choose』로 데뷔했다. 2020년 출간한 『라스트 플라이트』가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베스트셀러에 등재되면서 널리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2022년 작 『The Lies I Tell』 역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올해의 책에 선정되면서 연속해서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다. 2023년에는 단편 모음집 『The Heart of a Mother』을 출간했다. 『라스트 플라이트』는 아마존 에디터가 최고의 스릴러로 선택했을 만큼 빠른 속도감, 여자 주인공들의 가슴 시린 삶 이야기,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절망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의 문제를 다룬 스릴러다.
『라스트 플라이트』는 화자가 클레어와 이바 둘이다. 두 여성은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나 각자 지니고 있던 항공권을 바꿔치기하기 전까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이 소설은 서로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던 클레어와 이바가 어떻게 항공권을 바꿔치기하게 되었는지 그 지난한 과정을 매우 흥미로운 삶 이야기와 함께 풀어놓는다. 클레어는 푸에르토리코로 출장을 떠나게 되어 있었고, 이바는 집이 있는 버클리로 돌아가려고 오클랜드행 항공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두 여자에게는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현재의 위태로운 처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길 갈망한다는 것이다. 클레어는 가스라이팅과 폭력을 일삼는 남편, 이바는 마약 조직으로부터 탈출을 모색한다. 클레어와 이바는 왜 현재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을까?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클레어는 주로 항공권을 바꾼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바는 이전의 삶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우리는 누구나 열심히 노력해 어려운 환경과 조건을 극복해내면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될 거라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설득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라면 어느 누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삶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펼칠 것인가?
이 소설의 주인공 클레어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엄마와 동생 바이올렛과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는 몹시 궁핍했지만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내일을 향한 꿈을 키웠다. 동생 바이올렛과 함께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좁은 욕실, 지나치게 낡아 삐걱거리던 식탁, 언제나 바빠 두 딸을 보살필 여건이 되지 못했던 엄마. 이 모든 순간을 지켜봐 너무 일찍 철이 든 클레어는 가족들이 돈 걱정 하지 않고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갈망을 느낀다. 하지만 클레어가 미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기도 전에 엄마와 동생 바이올렛이 교통사고로 숨진다. 바사르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클레어는 학교 졸업 후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일할 당시 로리를 만나 결혼한다. 클레어 입장에서 보자면 신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결혼이었고, 만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게 되었지만 실상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남편 로리는 연애 시절과 달리 허구한 날 가스라이팅과 구타를 일삼고, 비서들을 시켜 마치 스토커처럼 사사건건 클레어를 감시하고 뒷조사한다. 클레어는 언제 어디에 있든 로리의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심지어 친구도, 지인도 만나지 못하게 해 결혼 전에 알고 지내던 지인들 가운데 결혼 10년 차인 지금까지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클레어가 유일하게 만나는 친구가 바로 고교 시절 동창 페트라다. 그들이 만나는 장소는 체육관에 딸린 사우나다. 로리의 눈길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페트라는 클레어의 몸에 난 멍 자국을 발견한 순간 클레어가 남편에게 맞고 지낸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클레어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남편 이야기를 털어놓는 한편 몰래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페트라가 마피아인 동생 니코에게 부탁해 클레어에게 가짜 여권과 신분증을 만들어준다. 클레어는 과연 남편 로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도망칠 수 있을까?
서로 절망을 공유한 그들의 선택, 새로운 삶을 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이 소설의 또 다른 화자인 이바 제임스는 클레어보다도 더욱 힘든 성장기를 보낸다. 조부모는 이바의 엄마가 마약중독자라 이바를 세인트 조지프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맡긴다. 위탁 가정과 세인트 조지프 수녀원에서 대부분의 성장기를 보낸 이바는 나름 열심히 노력한 결과 버클리 대학 화학과에 입학한다. 화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높아 훗날 연구자나 교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있다. 이바는 버클리 대학 풋볼팀의 쿼터백 웨이드를 만나 사귀면서 여학생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불행의 시작이다. 웨이드는 화학 실험실에서 조교로 일하는 이바에게 마약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끈질기게 졸라대는 웨이드의 부탁을 외면하지 못하고 딱 한 번만을 전제로 마약을 만들어준다. 웨이드의 부탁은 이후로도 계속되고, 이바는 매력적인 연인을 붙잡아두고 싶어 마약을 만들어주다가 적발돼 퇴교 조치당한다. 웨이드가 약속대로 이바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주었다면 퇴교 조치를 면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외면한다.
학교에서 쫓겨난 이바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덱스다. 덱스는 이바가 마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기숙사에서 나와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이바에게는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이고, 이바의 입장에서 보자면 무조건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바는 덱스와 오랫동안 마약 거래를 해오면서 돈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이라 한시바삐 벗어나고 싶다. 다만 조직을 배신하면 가차 없이 응징하는 마약 조직의 보복이 두려울 따름이다.
클레어와 이바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고자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클레어는 툭하면 주먹으로 때리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바는 오랜 시간 마약을 거래해왔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마약 조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클레어와 이바는 각자 처한 현실에서 다치지 않고 무사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지만 주어진 환경은 그들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어마어마한 재력을 바탕으로 곳곳에 감시원을 둔 로리의 정보력은 물 샐 틈이 없다. 이바는 마약 조직에서 배신자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익히 보아왔기에 몰래 도망치는 건 몹시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클레어와 이바가 나름 치밀하게 준비한 도주 방법은 여건이 좋지 않아 무산된다. 결국 두 사람은 신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위기에 봉착하는 한편 생존을 위한 마지막 도전을 준비한다. 전혀 모르는 사이인 클레어와 이바가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만나 항공권을 바꿔치기하는 건 생존을 위한 마지막 연대라고 볼 수 있다. 두 여자 앞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소설의 작가 줄리 클라크는 막강한 힘을 가진 정치가나 재력가 혹은 마피아나 마약 조직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여성의 삶 자체를 유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아무리 지혜롭고 명석한 여성이라도 혼자 힘으로는 막강한 힘을 가진 남성을 상대로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없는 만큼 서로 연대해 힘을 합쳐 싸워나가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다. 힘이 없는 사람이 강한 사람과 싸울 때 가장 유용한 방법은 언론과 여론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힘이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힘을 합치려면 현재 겪고 있는 좌절과 고통을 혼자 꼭꼭 숨기지 말고 털어놓아야 한다. 서로 아픔과 절망을 공유하고, 극복해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내려고 애쓸 때만이 권력을 쥔 사람들의 완강한 벽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클레어가 위기일발의 순간에 찾아낸 방법은 무작정 도망치기보다는 언론을 이용해 유리한 여론 지형을 만들어내고 서로 힘을 모아 싸워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스릴러이지만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각종 폐해와 가정 폭력 같은 범죄의 사각지대에서 매일이다시피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아직도 여전히 약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이 소설에서 클레어의 남편 로리는 막강한 재력과 권력을 등에 업고 아내를 아무런 불만도 제기하지 못하는 장난감처럼 만들려고 획책한다. 그런 환경에 처했을 때 가정 폭력의 피해자인 여성들이 현실을 타개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미비하다. 이 소설의 작가 줄리 클라크는 이 소설을 통해 그런 여성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말한다. 당신의 절망과 내 절망을 털어놓고 함께 공유하자고 한다. 그나마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과 불합리를 널리 알려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에.
이 소설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USA투데이》 베스트셀러에 등재되고, 아마존 에디터가 최고의 스릴러로 선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클레어와 이바가 펼쳐놓는 삶 이야기는 친근하고 밀접하게 다가와 우리의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동시에 여전히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폭력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배려가 많이 부족하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사회성 짙은 소설인 동시에 매우 뛰어난 여성 서사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