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계적인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시간이 거꾸로 된’ 블랙홀로 우리를 안내하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평가받는 카를로 로벨리 최신작. 카를로 로벨리는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화이트홀’이라는 미지의 세계, 지속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실체를 추적한다. 현실의 맨 가장자리, 인간의 방정식이 작동하지 않는 그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는 먼저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설명한다. 시간이 느려지고 멈추는 세상의 끝, 현실의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낱낱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 가장 깊숙한 곳, 시간과 공간이 녹아내리다 못해 거꾸로 튀어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곳까지 우리를 데려간다. 바로 그곳에서 화이트홀이 탄생한다.
2014년, 물리학 서적으로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카를로 로벨리의 책 『모든 순간의 물리학』은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후 10년간 카를로 로벨리는 과학과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시간과 양자 이론에 관한 스토리텔러로서, 물리학을 대중화하는 데 가장 위대한 일을 해냈다. 그가 써내려간 물리학은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과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한 방법을 제시해왔다. 2024년, 그는 또 한 번 우리를 숨 막히게 아름다운 여정으로 인도한다. “지금까지 이보다 더 훌륭한 블랙홀 가이드는 없었다!”라는 세계 언론의 극찬 속에, 인간의 직관이 닿지 않는 영역의 아이디어를 다룬 이 흥미로운 책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목차
1부 이것은 현재 진행 중인 모험에 대한 이야기
2부 블랙홀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다
3부 우주를 ‘당신’이라고 부를 때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과학이 살아나는 곳에서
새로운 스티븐 호킹을 만나다
1915년,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별의 중력과 그 주변 시공간 구조의 긴밀한 상관성을 다룬 중력장 방정식을 제시했다. 그 후 수많은 우주 물리학자들은 이 방정식을 활용하여 우주 초기 빅뱅에서부터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별의 운동과 진화 과정을 단편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설명해왔다.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이러한 단편적 설명의 퍼즐 조각들을 모아 블랙홀에 관한 일관된 큰 그림을, 거대한 하나의 조각보를 만들었다. 이 그림의 마지막 장, 조각보의 마지막 퍼즐이 바로 화이트홀이다. 그리고 이 책 『화이트홀』은 그에 관한 이야기다.
『화이트홀』은 2023년 3월, 이탈리아 현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10주간 부동의 1위를 유지하였다. 영미권을 비롯해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이 책을 번역 출간 하였고,〈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뉴 사이언티스트〉 등 주요 언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며 극찬하였다. 카를로 로벨리는 물리학자로서 이례적인 대중의 관심과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다시 한 번 ‘로벨리 파워’를 보여주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순식간에 우주 공간으로 간다. 마치 우주선에 탄 듯, 주변은 블랙홀의 지평선 근처처럼 느껴진다. 그는 독특한 ‘로벨리식’ 표현과 문학, 철학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블랙홀과 화이트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시간이 느려지다가 멈추는 것처럼 보이고, 공간이 찢겨진 것처럼 보이는” 이상한 별들의 가장자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마치 눈앞에 보이듯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시간이 멈추는 세상의 끝,
그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빅뱅 이후 우주 공간을 떠다니던 거대한 수소 구름은 자체 중력에 이끌려 밀도가 높아지고 수축한다. 그러면서 가열되고 발화하여 태양과 같은 별이 되는데, 수소가 모두 헬륨과 재로 변할 때까지 수십억 년 동안 지속된다. 수소가 모두 연소되면, 별은 자체 중력을 버티지 못하고 압축 붕괴하면서 블랙홀이라는 거대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별의 물질은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 가라앉는다. 이 때 별이 지녔던 에너지는 호킹 복사로 인해 점점 사라져간다. 블랙홀 속 별의 물질은 호킹 복사로 에너지를 계속 소진하고 동시에 점점 더 압착되어 끊임없이 작아지면서, 블랙홀의 공간과 시간을 깔때기 모양으로 왜곡시킨다. 많은 사람들은 이 과정이 무한히 지속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별의 물질도, 블랙홀도, 공간과 시간도 결국 모두 파괴되어 결국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블랙홀의 종말을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카를로 로벨리는 여기가 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끝없이 압착되어 작아지다 사라질 것 같았던 물질은 공간과 시간의 양자적 구조에 의해 더 이상 작아질 수 없는 공간의 최소 크기에 도달하면서 압착을 멈춘다. 별의 물질도 최소 크기에 머무는데 이를 플랑크 별이라고 한다. 이 지점이 바로 블랙홀의 특이점이다. 플랑크 별은 양자적 특성을 지니면서 양자 터널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양자 전이 하는데, 그 다른 세계가 화이트홀이다. 블랙홀에서 바닥까지 가라앉았던 물질이 화이트홀에서는 바닥을 딛고 다시 위로 반등(바운스)한다. 동시에 공간과 시간의 구조도 다시 팽창한다. 마치 블랙홀 안의 시간을 거꾸로 돌린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블랙홀은 ‘무’로 사라지지 않고, 화이트홀로 전이한다. 블랙홀로 들어갔던 모든 것은 화이트홀의 지평선까지 튀어 오른 다음 완전히 빠져나와, 태양과 다른 별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로써 블랙홀은 화이트홀로 환생했다.
우주를 ‘당신’이라고 부를 때,
우리는 비로소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카를로 로벨리가 그린 우주의 생애, 좁게는 블랙홀의 운명에 관한 큰 그림이다. 여기서 블랙홀과 화이트홀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으로, 그리고 특이점에서의 양자 전이는 양자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빅뱅은 우주의 시작이 아니라, 그 이전 우주의 붕괴로 만들어진 화이트홀의 ‘빅 바운스(거대한 반등)’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른다. 또한 우주에 가득 차 있는 암흑 물질의 일부 역시 어쩌면 수십억 개의 작고 섬세한 화이트홀로 이루어져 있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조심스럽게 내비친다.
우주가 빅뱅으로 시작(탄생)하여 블랙홀의 종말로 마무리(죽음)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화이트홀로 환생하며 끊임없이 순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어쩐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맞닿아 있는 듯하다. 인간은 우주 안에서 비록 미미한 존재이지만 그래도 우주의 일부다. 그러니 우리의 삶 역시 탄생과 죽음으로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라, 우주처럼 어쩌면 그 너머로까지 이어져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카를로 로벨리는 공간과 시간,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구하는 것은 우리가 실재와 관계를 맺기 위한 한 가지 방식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이 주위 세계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자신도 여느 사물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인간과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생물권의 나머지 부분과 합창하며 태양에서 온 자유에너지를 연소시키는 생화학 유기체”인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주를 항상 ‘당신’으로 불러야 한다.”고. 이 책과 카를로 로벨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행운이다. 빅뱅, 화이트홀, 블랙홀, 공간과 시간… 이런 거대한 실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우주가 인간에게 던지는 어떤 함의를, 삶 속에 파묻혀 놓치고 있던 메시지를 고찰해보는 진귀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