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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00 31,000
제조사
태학사
원산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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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50여 년 만에 새로이 선보이는
40여 편이 추가된 ‘이광수 시 전집’

‘춘원 이광수 전집’의 25번째 책으로, 이광수가 1910년부터 약 40년간 쓴 시 439편을 수록했다. 1910년 3월 『소년(少年)』에 발표한 「우리 영웅」을 비롯한 시 263편, 시조 136편, 한시(漢詩)와 영시(英詩) 11편, 번역시 9편, 가요 8편, 민요 3편, 동요 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이광수 시 전집’이라 할 수 있는데, 1971년 삼중당 전집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는 의미뿐 아니라, 삼중당의 『이광수 전집 9』에서는 누락되었던 시 40여 편이 추가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외에 이광수는 일본어로도 시를 썼는데, 일본어 시는 전집의 37번 『일본어 시가?수필?기행문 외』(가제)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광수의 시는 1910년대에 산문시로 시작하면서 ‘민족 영웅’을 부르짖었고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거친 후 시조로 나아갔다. 1920년대에 들어 시조와 자유시라는 두 갈래로 정착하면서, 특히 시조를 통해 ‘우리의 정신’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1938년 전향을 선언한 후, 1940년대에는 본격적으로 친일 시를 쓰기 시작했다. 과거 이순신을 부르짖으며 ‘민족을 위해’ 일본을 몰아내자던 청년 이광수는, 이제 ‘국가(일본)를 위해’ 조선의 청년들에게 전쟁에 나서라고 외치는 중년의 이광수가 되었다. 해방 후 반민족특별법으로 고발된 그는 자신의 행동을 ‘민족을 위한’ 것이었다고 변명했고, 그러면서 만인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시를 발표했다. 이광수의 시는 한국어로 쓰인 최초의 시기에 등장하여 다양한 형식 실험을 통해 주목받았지만, 그의 문학적 삶은 역사 속에서 논란의 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목차

발간사



우리 영웅

말 듣거라
이상하다
압록강
나라를 떠나는 설움
망국민의 설움
상부련(想夫憐)
나라 생각
꽃을 꺾어 관을 짓자
새 아이
님 나신 날
한그믐
내 소원
생활난
침묵의 미
어린 벗에게

양고자
청춘
궁한 선비
극웅행(極熊行)
난 날
살아지다

어머니의 무릎
미쁨
강남의 봄
우감(偶感) 삼 편
너는 청춘이다
기운을 내어라
평범
동지(同志)
조선아
묵상록 1
사감(舍監)
통학
반딧불
밤차
낙담하는 자여
묵상록 2

선물
입산하는 벗을 보내고서
흉년
팔십 전
묵상록 3
노래
벗님

불꽃
우송(牛頌)
묵상록 4
한 그믐 1
한 그믐 2

세 가지 맹세
의(義)의 인(人)
가시관
붓 한 자루
묵상록 5
마관(馬關)
살려는 노력
군함
별장
생신(生新)
동경(東京)
조선 열차

양(羊)의 우리
님네가 그리워
조선의 산
기차
“조선을 버리자”
곡(哭) 백암(白巖) 선생
기도
“입원 중에”
경원선(京元線) 차중에서
산 내 소리
궁예(弓裔) 왕릉
서울로 간다는 소
산월(山月)
새 나라로
새벽
국에 말아 드립시다
복조리
아비의 소원
색의(色衣) 노래
힘의 찬미
낙화암(落花岩)
여성의 노래

누이
아내
어머니
향로
내 노래

송춘(頌春)
비둘기
또 하루
나팔꽃
귀뚜라미
사랑해 주신 이
나는
럼비니송(頌)
애인
무소구(無所求)

밀물에
임의 언약
술회(述懷)
아침의 노래
조(弔) 박용철(朴龍喆) 군
봄과 님
불쌍한 아이

쇠북
어린 아들
모르는 이의 편지
아내여
내 죄
버들강아지
첫 나비
무제(無題)
첫 소리
아버지 돌아가신 날
멧새
흐린 샘
사랑의 낙인
할미꽃
역사가(歷史家)
세계의 노래
산으로 바다로
나비
영산홍(映山紅)
지원병 장행가(壯行歌)
어버이
애국일 노래
희망의 아침
선전대조(宣戰大詔)
시로가와 레이코 훈도(訓導) 순직
정지(停止)
조선의 학도여
새해
새해의 기원
승리의 날
신병(新兵)
모든 것을 바치리
경성 급(及) 의주 공동묘지에서 밤에 원혼만세(怨魂萬歲)와 곡소리가 들리다
『돌베개』 서시(序詩)
독자와 저자
나는 독립국 자유민이다
구더기와 개미
주몽(朱蒙)과 예랑
사랑
지구
스무 살 고개
사랑
간수
부처 나라
과년(過年)
절구질
종다리
새끼 뺏긴 어미 닭
모내기
임 이름


인과응보(因果應報)
늙은이
그 나무 왜 꺾나
진달래
괴로워라
절지(折枝)
묵은 꽃씨
사랑

수리
졸업식
도라지
나비
젊은이
이야기
하나님
이온(ion)

이때

시골 풍경
오디
병아리
기침
옛 벗
초옹(草翁)
두 마음
의지
소원
완전
이런 사람
추운 날
향 피우고
우리 서로
사랑하세
정 도령
안락
불에 타는 벌레
인생
오늘과 내일
박덕복(薄德福) 상복상(相福相)
기쁨

기뻐하세 사랑하세
사철
지옥
의심
서로
엿장수
내 뜰
꽈리 1
꽈리 2
오랑캐꽃
도라지
채송화와 한련
병꽃나무
분꽃
담쟁이
엄나무
아이들 나라
참새

주막
우주는 정의다
직심인(直心人)
기러기
호랑이
보고 싶어라
윤회무진(輪廻無盡)
문(門)
청정행(淸淨行)
피아노 소리
기침
세상
한 아궁이
따끔령
고려자기
개피떡
무서운 날
인과(因果)
자비를 잃은 마음
화평
셋째 싸움
완전
광경
소원
나 1
나 2
아내의 설교
이야기
사랑과 미움
나라 타령
사랑
마음
저 해를 바라보니
왜 사나
해방
왜들 싸우시오
살기 좋은 세상
지배자
잘 살 수 있는 나라
법화경(法華經)
무제(無題)

시조

악부[고구려지부(高句麗之部)]
금와(金蛙)
해모수(解慕漱)
유화(柳花)
동명성왕(東明聖王)
새해의 희망

고시조 1
보낸 뒤
고시조 2
중추월
행로난(行路難)

옛 친구
잠옷
인정(人情)
금매화(金梅花)
생(生)과 무상(無常)
송아지
해운대(海雲臺)에서
사비성(泗 城)에서
촉석루(矗石樓)에서
청춘

새해맞이
석왕사(釋王寺)에서
새 여자의 노래
삼월의 노래
우리의 뜻
비판
시비
병아(病兒)[수오(首五)]
묵상 기록[육(六)]
전원에 가시는 이
삼계중생(三界衆生)
어머님 생각
조선(시조 1)
태백산(太白山)(시조ㆍ2)
누이야(시조ㆍ3)
압록강(鴨綠江)에서
송화강반(松花江畔)에서
조충혼(弔忠魂)
새벽의 노래
곤한 몸
하염없는 마음

역사(驛舍)
마흔한째 돌
만폭동(萬瀑洞)에서
대동강(大同江)
즉흥
차중에서
임 찾아갈거나
앞길
병든 몸
천지(天地)

발자국
긴긴 꿈
잊은 뜻
주랄 것이
박인배(朴仁培) 군께
기다림
초라한 나
단장을 버리나이다
집도 다 없어도
헛애 켜는가
하나님
여름 볕
영년기세(迎年祈世)
봉아(鳳兒) 사후(死後) 둘째 생일에
제야(除夜)
물 한 잔
잉태
남운(南雲)께
시심작불(是心作佛)
능금 공양
관음상
고운 님
뵈오러 갔던 길
부질없는 내 근심
임 여기 계시다네
언뜻 뵈온 얼굴
임 그려
폭풍우 대뇌전(大雷電)
임의 음성
어디를 가옵기로
장자(莊子)를 읽고
임의 얼굴
작은 샘
연꽃
매미
술회(述懷)
사모
임 거기
불심(佛心)
은거
내 뜰
창의문(彰義門)에서
웃고 오는 임
날 찾으시는 이에게
가신 임
옥수수
임 가신 뒤
처음 뵈온 임
어머니
송아지
수미암(須彌庵) 1
수미암(須彌庵) 2
온정령(溫井嶺)
보광암(普光庵)
만물초(萬物草)
도솔암(兜率庵)
호랑아
만폭동(萬瀑洞) 1
만폭동(萬瀑洞) 2
석비(石碑)

바위
명경대(明鏡臺)
백탑동(百塔洞)
운수종적(雲水 跡)
외원통(外圓通)
동석동(動石洞)
헐성루(歇惺樓)

여인네
축원
부여행(夫餘行)
벗님네
무슨 원?
가는 봄
송석(松石) 박 선생 대인(大人) 수연(壽筵)을 비오며
모르는 은혜

병든 걸인
무제(無題)

한시(漢詩)와 영시(英詩)

贈三笑居士
明堂風月 三首
辛未除夕韻
石顚上人華甲戱贈
其二
無題
病中吟
丁丑 四月 二十八日 李光洙 鞠躬
蘇峰先生
呈 富蘇峰先生在五湖
柳樹人從江南來訪
卽興
My Dear Friends
My Song

역시(譯詩)

강촌(羌村)
외로운 추수꾼
시월(그중 몇 절)
콩코드기념비 제막식
낡은 외투
수선화
아메리카 사람들아
신종송(晨鐘頌) 역(譯)
무제(無題)

가요

동아일보 사가(社歌)
오산학교 교가
오산학교 창립 기념가
오산 경가(競歌)
경성 보성전문학교 교가
운동의 노래
유치원 원유회가(園遊會歌)
우리 집의 노래

민요

미아리
딸기 순
저기 저 아씨들

동요

만세
우리 애기 자는 잠
잃어버린 노래
나무리 구십리
꾀꼬리
자장
뒷동산에
우리 애기 잠자오
어디서 오셨나

해설
영웅, 친일, 사랑: 이광수 시의 도정 _ 정기인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민족 영웅’과 ‘우리의 정신’

이광수 시의 흐름은 몇 단계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1910년대에 그는 산문시로 출발하여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거듭하다가 시조로 나아갔다. 이른바 ‘민족 영웅’을 애타게 부르짖는 시기다. 이광수가 처음으로 발표한 시 「우리 영웅」(『소년』, 1910. 3.)은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시로, 이 시에서 이광수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안위와 행복을 뒤로하고 목숨을 바쳐 싸운 이순신과 장병들을 예찬한다.

생명 자유 품은 이 땅 내 나라 위하여
오 척 단구 이 몸 가루를 만들고
심장에 끓으며 전신에 돌아든
맑고 밝고 뜨거운 이 내 피로
삼천리 청구(靑邱)를 물들이리라
부모 형제자매 - 한 피 나눈 우리 동포
생명 자유 품은 이 땅 - 내 나라의 운명이 위기일발한 이때 오늘날
(중략)
부모 형제자매 - 한 피를 나눈 우리 민족이
청구의 낙원으로부터 큰 사명을 다할 때까지 찬양하고 노래하리라
우리 영웅 충무공 이순신

― 「우리 영웅」 중에서

차근차근 진행되던 국권 침탈의 과정을, 이광수는 임진왜란의 “위기일발한 이때 오늘날” 이순신이라는 “우리 영웅”을 호명하면서 대응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시가 발표된 지 불과 5개월 후에 조선은 국권을 상실하고 만다. 한국 현대시사(現代詩史)의 흐름에서 짚고 넘어갈 것은 이때가 한국어로 시가 쓰이기 시작한 최초의 시기라는 점이다.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광수의 시적 형식 실험은 시조와 자유시 두 갈래로 정착된다고 정기인 교수는 말하는데, 특히 이 시기에는 시조 창작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광수는 시조의 전통적 가락으로 ‘우리의 정신’을 찾고자 했다.

전향 ― “성전(聖戰)에 나서라!”

민족을 위해 이순신과 같은 영웅을 호명하고, 민족적 형식인 시조에 우리의 정신을 담아 왔던 이광수는, 1938년 소위 ‘전향’을 선언한 후 조선의 청년들에게 전쟁에 나서라는 시를 거듭해서 짓는다.

그대는 벌써 지원하였는가
- 특별 지원병을 -
내일 지원하려는가
- 특별 지원병을 -

공부야 언제나 못 하리
다른 일이야 있다가도 하지마는
전쟁은 당장이로세
만사는 승리를 얻은 다음날 일

승패의 결정은 즉금(卽今)으로부터
시각이 바쁜지라 학교도 쉬네
한 사람도 아쉬운지라 그대도 부르시네
일억이 모조리 전투 배치에 서랍시는 오늘

(중략)
조국의 흥망이 달린 이 결전
민족의 운명이 결정되는 마루판
단판일세, 다시 해 볼 수 없는 끝판
그대가 나가서 막을 마루판 싸움

(중략)
이 싸움 이기고 나서
아세아 사람의 아세아로
천년의 태평이 있을 때
그 어떤 문화가 될 것인가
아세아는 세계의 성전(聖殿)
세계의 낙원, 이상향
신앙과 윤리와 예술의 원천
그러한 아세아를 세우려고
맹수 독충을 몰아내는 성전(聖戰)
일본 남아의 끓는 피로
아세아의 해(海)와 육(陸)을
깨끗이 씻어 내는 성전(聖戰)

(중략)
그래, 처자를 돌아보는가
자손의 영광이, 번창이
이 싸움 안 이기고 어디 있으리
부모길래, 처자길래, 가라, 그대여
병역의 의무 없이도
가는 그대의 의기 -
그러므로 나라에서
특별 지원병이라 부르시도다
의무의 유무를 논하리
이 사정(私情) 저 형편 궁리하리
제만사(除萬事) 제잡담(除雜談) 하고
나서라 조선의 학도여

그대들의 나섬은
그대들의 충의(忠義) 가문의 영화(榮華)
삼천만 조선인의 생광(生光)이요 생로(生路)
일억 국민의 기쁨과 감사

남아 한번 세상에 나
이런 호기(好機) 또 있던가
일생일사(一生一死)는 저마다 다 있는 것
위국충절(爲國忠節)은 그대네만의 행운
가라 조선의 육천 학도여
삼천만 동향인의 앞잡이 되라
총후(銃後)의 국민의 큰 기탁과
누이들의 만인침(萬人針)을 받아 띠고 가라

― 「조선의 학도여」(『매일신보』, 1943. 11. 5.) 중에서

당시 식민지 조선인은 의무 징병 대상이 아니었다. 일본의 입장에서 신뢰할 수 없는 식민지 조선인과 함께 총을 든다는 것은 모험이었지만, 전선이 밀리고 패색이 짙어지면서 일본은 “특별 지원병”의 형태로라도 식민지 조선인을 모집했고, 이를 위해 식민지 조선의 지식인들이 대거 ‘동원’되었다. 이광수는 그중에서도 선두 격이었다.

이 시에서 이광수는 이 전쟁을 “성전(聖戰)”으로 규정하며, “세계의 낙원”으로서의 아시아를 세우기 위해 “일본 남아의 끓는 피”가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조선인은 일본인에 포함되어 “일억”(일본인 7천만 명+조선인 3천만 명)이라는 숫자가 도출되는 것이다. 과거 “우리 영웅” 이순신을 부르짖으며 우리 “민족”을 위해 일본과 싸우자고 했던 이광수의 논리는 완전히 돌변했는데, 한 가지 일관된 것은 “조국의 흥망이 달린 이 결전 / 민족의 운명이 결정되는 마루판”에서 보듯이 이 시에서도 ‘조국’과 ‘민족’이 호명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광수는 매끄럽게 ‘민족’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30여 년 전 조선을 위해 피를 흘리자며 이순신을 찾다가, 이제는 일본 천황을 위해 피를 흘리자고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변명 ― “민족을 위해서”

해방 후 이광수는 이러한 친일 행위들이 모두 “민족을 위해”서였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나는 믿었습니다 - 인과의 이법(理法)을, 힘의 불멸을
내가 바치는 머리카락만 한 힘도 쌓이고 쌓이면 무엇이 되리라고
내가 호호 부는 다스운 입김이 삼천리 삼천만의 어는 몸을 조금이라도 녹이리라고
그런데 나는 민족 반역자의 죄명으로 법에 걸렸습니다
(중략)
그러나 나는 아무리 겸손을 꾸미더라도 그런 거짓말은 할 수 없습니다
나를 어리석었다 하면 그것은 수긍도 하겠습니다
대국(大局)을 볼 줄 몰랐다 하면 그럴 법도 하겠습니다
저를 모르는 과대망상이었다 하면 그럴 법도 하겠습니다
“네까짓 것이 하나 나서기로 무슨 민족 수난 완화의 효과가 있었겠느냐” 하면
거기 대하여서도 나는 묵묵하겠습니다
어리석은 과대망상 - 아마 그럴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우자(愚者)의 효성’이라고도 저를 평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할 일을 하여 버렸습니다
내게는 아무 불평도 회한도 없습니다
나는 ‘민족을 위하여 살고 민족을 위하다가 죽은 이광수’가 되기에 부끄럼이 없습니다
천지가 이를 알고 신만이 이를 알 것입니다
세상에도 이를 아는 동포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 아는 이가 한 분도 없어도 할 수 없거니와 그래도 좋습니다
나는 내가 할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 미발표 시 「인과(因果)」 중에서

이광수는 자신이 어리석었을지는 몰라도, 끝끝내 민족을 위해서 “삼천리 삼천만의 어는 몸을 조금이라도 녹이”려고 친일을 했다고 변명한다. 이광수가 기대고 있는 논리는, 당시 조선인이 일본에게 받던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인과 함께 전쟁에 나서서, 그들을 위해서 죽어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정기인 교수는 해설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일본은 지속 가능한 단단한 제국임’과 ‘조선인이 일본을 위해 죽으면 일본은 차별을 완화시킬 것임’이다. 정기인 교수는 첫 번째 조건이 틀렸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 주고 있으며, 둘째 역시 당대의 민족말살정책 등을 보았을 때 가능했을 법하지 않다고 말한다. 덧붙여서, 이광수의 이 고백이 진실하다면, 그는 분명 시대에 대한 판단력이 매우 떨어지는 인물이었거나, 아니면 압박 속에서 믿고 싶었던 것을 믿어 버리고 만 나약한 인물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랑하다가 죽읍시다”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은, 친일에 대한 변명과 함께 이광수가 이 시기에 ‘만인에게 평등한 사랑’을 노래한다는 점이다.

요새 웬 사람이 이렇게들 죽소?
오늘도 세 사람이 총을 맞아 죽었다고
가만히 두어도 앓아서들 죽는 것을
왜들 총을 쏘고 칼로 찔러서 미리 죽이오?

왜 그리 서로 미워들 할까요?
피차에 얼마 못 살고 죽을 인생이
서로 웃고들 삽시다
서로 좋은 말 하고들 삽시다그려

주고 살아도 한세상 빼앗고 살아도 한세상
빼앗아 잘사는 이 보았소? 주어 못사는 이 보았소?
미워하다가도 죽고 사랑하다가 죽는 인생이라면
같은 값에 주다가 사랑하다가 죽읍시다그려

- 미발표 시 「사랑과 미움」 전문

아무런 다툼과 차별 없는 사랑의 세계는, ‘반민족행위처벌법’으로 수감되어 만인에게 비난받는다는 생각에 괴로웠던 이광수가 기댈 곳이었으며, 동시에 미소(美蘇)의 견제와 한반도 안의 좌우 대립 끝에 분단되고 결국에는 6?25전쟁 발발에까지 이르는 과정의 한반도를 바라보는 지친 노인의 마음이 가닿은 곳이었다고 정기인 교수는 말한다. 일찍이 문학평론가 김현은 이광수를 “만지면 만질수록 덧나는 상처”라고 했는데, 정기인 교수는 “문학에 투신했던 어떤 특별한 사내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사례”일 뿐이라고 말한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시 (마스크제공)
저자/출판사
이광수 , 정기인 ,태학사
크기/전자책용량
148*210*35mm
쪽수
672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06-28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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