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로마 제국은 영토만 거대했던 것이 아니다. 서양 문명의 두 축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융합하여 서구 세계를 거의 통일했다. 그 영향력은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서구 사회의 근간을 지탱하고 있다. 로마 제국은 어떻게 해서 서구 사회의 모태가 될 수 있었을까? 이번 《로마사 미술관》 3권은 ‘로마사 미술관 시리즈’의 완결판으로, 아우구스투스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500년간의 로마 제정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500년간의 제정 시대,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서양 화가에게 영감을 주었고, 이 책은 그중에서도 주요 작품을 큐레이션 하여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작품 색인〉을 실어, 독자가 책에 실린 명화를 한 눈에 훑어볼 수 있고, 찾고 싶은 작품을 한 번에 찾을 수 있게 도왔다.
저자 김규봉은 오랫동안 미국, 헝가리, 영국 등지에서 살며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아다녔고, 미술과 역사에 일가견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서양 예술 작품에 얽힌 로마 역사 이야기를 도슨트처럼 흥미롭게 알려준다. 〈게르마니쿠스의 유골함을 안고 슬퍼하는 아그리피나〉에서는 비장한 미망인으로 그려진 아그리피나가 무슨 이유로 버르장머리 없는 며느리가 되어 황제의 눈 밖에 나게 되었는지, 희대의 바람둥이였으며 남편인 황제 몰래 다른 남자와 결혼식까지 올린 메살리나가 왜 그림마다 전혀 다른 사람처럼 등장하는지, 로렌스 알마타데마는 어떻게 그토록 아름다고 매혹적인 그림 〈엘라가발루스의 장미〉를 통해 로마사상 가장 추악하고 광기어린 황제를 그려낼 수 있었는지 알려준다.
목차
1. 모든 면에서 부족했던 아우구스투스가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아우구스투스, 리비아, 옥타비아 앞에서 아이네이스를 읽어주는 베르길리우스〉, 도미니크 앵그르
2. 티베리우스 황제가 조금만 일찍 죽었다면 성군으로 칭송받았을까?
〈빌라도 앞에 선 그리스도〉, 미하이 문카치
3. 희대의 변태 황제 칼리굴라가 자신의 근위대에 시해된 이유는?
〈칼리굴라 황제의 암살〉, 라자로 발디
4. 공처가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어째서 아내에게 독살되었을까?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로렌스 알마타데마
5. “로마 역사상 가장 훌륭하고 공정”했던 네로 정부가 내리막을 달린 이유는?
〈로마 대화재를 시찰하는 네로〉, 칼 폰 필로티
6. 79년 8월 24일 오후 1시, 폼페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폼페이 최후의 날〉, 카를 브률로프
7. 오현제는 어떻게 로마의 최전성기를 이룩할 수 있었을까?
〈트라야누스의 정의〉, 외젠 들라크루아
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메멘토 모리,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유언〉, 외젠 들라크루아
9. 콤모두스 황제는 왜 검투사 숙소에서 살기로 마음먹었을까?
〈검투사 선두에서 경기장을 떠나는 콤모두스 황제〉, 에드윈 블래시필드
10. 아프리카 출신 세베루스 황제는 로마 최초의 흑인 황제였을까?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 카날레토
11. 카라칼라 황제는 왜 그토록 목욕에 진심이었을까?
〈카라칼라의 대욕장〉, 로렌스 알마타데마
12.엘 라가발루스 황제가 “통치 자체가 코미디였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엘라가발루스의 장미〉, 로렌스 알마타데마
13. 로마 제국의 황제는 어째서 페르시아 왕의 발판이 되어야 했나?
〈로마의 자비〉, 페테르 파울 루벤스
14. 여장부 제노비아가 아우렐리아누스 황제에게만 고개를 숙인 이유는?
〈아우렐리아누스 황제 앞에 선 제노비아 여왕〉,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
15.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왜 자진해서 하야한 로마 유일의 황제가 되었나?
〈젊은 순교자〉, 폴 들라로슈
16.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1세는 진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을까?
〈밀비우스 다리 전투〉, 줄리오 로마노
17. 천하의 지존 로마 황제가 일개 성직자에게 무릎을 꿇은 이유는?
〈테오도시우스 황제를 회심시키는 성 암브로시우스〉, 피에르 쉬블레라스
18. 로마 공격 보고를 접한 황제가 “우리 닭이 죽다니”라며 오열한 까닭은?
〈호노리우스 황제의 총애〉,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19. 유럽을 공포에 떨게 한 훈족은 어째서 감쪽같이 역사에서 사라졌나?
〈아틸라의 죽음〉, 페렌츠 파츠카
20. 천 년 제국의 멸망, 그 후에 남은 것은
〈제국의 붕괴〉, 토머스 콜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아침에는 빵가게에 가서 음식을 사 오고, 저녁에는 목욕탕에 들러 몸을 씻고 마사지도 받으며 하루 피로를 푼다. 매년 열렸던 시장 선거에는, 여러 후보의 홍보 전단지가 광장 담벼락에 나붙었으며 사람들의 참여 열기로 거리가 시끌벅적했다. 오늘날 어느 대도시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0여 년 전 로마 시대의 ‘일상’이다. ‘고대 로마’ 하면 네로나 칼리굴라처럼 비정상적인 지도자나 영토 전쟁만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고대 로마에서는 오늘날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온갖 첨단 문물을 사용했고 법전을 정비했으며 사회복지 시스템을 활용했다.
서양 세계에서 역사란 곧 로마사를 일컫는다고 볼 수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전체는 물론 심지어 미국에서도 연구하는 인류 역사의 모델이 바로 로마사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인 대영제국도 로마를 대제국의 롤 모델로 삼았고, 오늘날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실현하고 있는 미국도 로마에서 교훈을 얻고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하지만 사실 ‘모든 역사도 로마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3권에서는 로마 제국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각기 다른 시대에 활약했던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공과(功過)를 살펴보고자 했다. 물론 그 시대를 항상 존경하며 자신의 모델로 삼았던 서구 사회의 수많은 화가들이 그런 역사적인 현장을 어떻게 역동적으로 화폭에 담아냈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로마 시대를 담은 수많은 역사화들을 보면서 화가들이 그런 역사적 현장을 그린 이유는 무엇인지, 같은 역사적 사건이라도 화가에 따라 어떻게 달리 표현되는지 살펴보는 일은 쏠쏠한 재미를 줄 것이다. 《로마사 미술관》을 3권까지 읽고 나면, 독자들은 학창 시절 영어 참고서에서 보았던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Rome was not built in a day)’는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