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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한 우리 (마스크제공)

17,820 19,800
제조사
위즈덤하우스
원산지
대한민국
배송정보
무료 지역별 추가배송
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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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방대한 자료를 서사에 녹여낸” “한 편의 소설” 같은 논픽션.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2021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오른 『동등한 우리』(원제: The Equivalents)가 출간됐다. 1960년 래드클리프대학에서 시작된 혁명적인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작가’로 도약한 여자들의 우정과 야망, 예술과 사회참여, 사랑과 상심의 서사를 엮은 논픽션이다. 문학가이자 역사학자인 지은이가 여러 해에 걸쳐 발굴하고 추린 오래된 문서와 카세트테이프 녹음본, 작가들의 노트, 편지, 일기, 작품, 기사에 가족 인터뷰를 보태 집필했다. 발굴하고 재해석한 역사를 극적 장면으로 서사화하는 저자의 재능이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주혜의 문학성을 만나 빛을 발한다. 서사 중간중간 인용된 작품과 작품 묘사, 저자의 비평이 작가가 연 낭독회나 세미나의 청중이 된 듯한 현장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목차

들어가며

1부 1957~1961

1장. 작고 하얀 나무 울타리
2장. 누가 내 경쟁자인가?
3장. 작가-인간-여성
4장. 어수선한 실험
5장. 나 됐어요!

2부 1961~1963

6장. 프레미에 크뤼
7장. 우리 수다만 떨지 말고
8장. 합격 축하해요
9장. 동등한 우리
10장. 나, 나도 역시
11장. 메시지에 열광하다
12장. 천재 엇비슷한

3부 1964~1974

13장. 죽기 살기로 쓸 거야
14장. 우린 이겨낼 거야
15장. 상처받고 열받고 당황하고 화가 날지
16장. 누구나 그 특권을 가지지 않은 게 잘못일 뿐
17장. 창조성의 샘
18장. 새로운 외래종
19장. 집으로 가는 길이 어디죠?

나가며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찾아보기

저자소개


출판사리뷰

★ “역사를 조명하는 매력적인 문화 전기.” ―『뉴욕 타임스 북 리뷰』
★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힌다, 아주 강렬한 소설로.” ―마거릿 애트우드
★ “우아하고 소설 같은 역사. 방대한 연구를 능숙하게 서사에 녹여낸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 “기한이 지난 어느 ‘실험’에 관한 환영의 스포트라이트.” ―『커커스 리뷰』

★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

‘방대한 연구를 서사에 녹여낸’ ‘한 편의 소설’ 같은 작품
밀도와 감동을 두루 갖춘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의 탄생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2021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오른 『동등한 우리』(원제: The Equivalents)가 출간되었다. 『동등한 우리』는 1960년 래드클리프대학에서 시작된 혁명적인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작가’로 도약한 여자들의 우정과 야망, 예술과 사회참여, 사랑과 상심의 서사를 엮은 논픽션이다. 문학가이자 역사학자인 지은이 매기 도허티가 여러 해에 걸쳐 발굴하고 추린 오래된 문서와 카세트테이프 녹음본, 작가들의 노트, 편지, 일기, 작품, 기사에 가족 인터뷰를 보태 집필했다.

서사 중간중간 인용된 문학작품과 미술작품에 대한 묘사, 이에 대한 저자의 절묘한 비평이 작가가 연 낭독회나 세미나의 청중이 된 듯한 현장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새로 발굴하고 재해석한 역사를 극적 장면으로 서사화하는 저자의 재능은, 가부장제를 헤집는 소설을 써온 소설가이자 에이드리언 리치와 비비언 고닉 등을 옮겨온 번역가 이주혜의 문학성을 만나 빛을 발한다. 이 적확한 만남으로 머리와 가슴을 같이 울리는, 밀도와 감동을 두루 갖춘 논픽션이 우리에게 당도했다.

래드클리프 독립연구소
‘지적으로 추방당한’ 여자들을 불러내다

1957년 미국국립과학재단(NSF) 학교조사위원회의 유일한 여성 위원이었던 더글러스대학 학장이자 미생물학자 메리 번팅은 뛰어난 여성 학부생들이 집안일을 돌보느라 학업과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이 국가 과학기술력 낭비라고 보았다(당시 한 통계에 따르면 소련은 기술자의 30퍼센트와 국가 의사의 75퍼센트가 여성이라면, 미국은 기술자의 1퍼센트와 의사의 6퍼센트만이 여성이었다). 번팅은 대학으로 돌아가 ‘더글러스의 병사들’이라고 불린, 하루 한두 시간만 학교에 나올 수 있는 기혼유자녀 학생을 위한 장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공시켰고, 베티 프리단과 결합하여 훗날 제2 물결 페미니즘을 이끌 『여성성의 신화』(1963)의 초기 집필에 참여했다. 1960년, 하버드의 자매학교인 래드클리프대학의 총장직을 제안받은 번팅은 ‘래드클리프 독립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연구소가 경력이 단절된 여성 학자를 장학생으로 선발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세간의 이목을 끈다. 장학생은 최대 3000달러(오늘날 가치로 약 2만5000달러)의 지원금과 개인 작업실, 하버드의 도서관을 이용할 권한을 받았다. 선발 과정에서 ‘학위’를 갖춘 학자들뿐 아니라 학위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예술가들이 확대 선발되었고, 그중 1~2기 장학생이었던 예술가 다섯(시인 앤 섹스턴과 맥신 쿠민, 소설가 틸리 올슨, 화가 바버라 스완, 조각가 마리아나 피네다)은 ‘동등한 우리’를 이루며 위대한 작가가 되어가는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자기만의 방’
가능한 삶을 찾아가다

· 영원한 ‘이름’을 원한 앤 섹스턴

부유층에 장밋빛 뺨을 가진 아이들까지, 남 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이룬 앤 섹스턴은 정신과 의사의 권유로 교육방송을 보다가 시에 입문했다. 일찍이 어머니에게 시를 보여주었다가 표절을 의심받았던 그는 존 홈스나 로버트 로웰 같은 보스턴 남성 문인들이 연 워크숍이나 수업을 들으며 시작을 이어나갔다. 식탁에서 시를 쓰느라 결벽이 있는 남편의 눈치를 봐야 했던 섹스턴에게 래드클리프 연구소는 시를 쓸 조건(책상)과 명분(돈)을 구할 절실한 기회였다. 연구소 면접에서 그는 여성적 역할을 초월하고 싶다고, 동시대를 넘어 후손을 위해 글을 쓰고 싶다고, 영원한 시인이 되고 싶다고 밝힌다.

· 마땅한 ‘자격’을 구한 맥신 쿠민

백인 중산층 여성에게 주어진 길을 따라 살던 맥신 쿠민은 1953년 셋째 아이 임신 8개월 차에 첫 시를 발표해 고료를 받는 시인이 되었다. 그는 주로 부엌(설거지하거나 빨래를 널며)이나 자동차(아이가 수업이나 진료를 받는 동안)에서 시를 썼다. 시를 잡지에 게재할 때는 남편의 고용주에게 보증을 받아 제출해야 했다. 연구소에 지원할 당시 쿠민은 래드클리프대학에서 받은 학사·석사 학위가 있었고 40여 편의 시를 발표한 기성 시인이었다. 연구소가 원한 학문적 자격뿐 아니라 그에 ‘동등한’ 예술적 자격을 모두 갖춘 상태였다.

· 모든 것 위에 ‘시간’이 필요한 틸리 올슨

공산주의 활동가이자 노동계급 작가 틸리 올슨은 위대한 프롤레타리아 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는 연구소 지원서에 가사노동과 임금노동을 구분해 적지 않고, 1928년부터 계속해 온 시급 2달러에서 월급 375달러까지의 노동을 모두 나열했다. 학력 항목에는 여태 받은 창작지원금을 적었고 언어나 논문 항목은 빈칸으로 남겨두었다. 올슨의 지원서는 연구소가 생각하는 기준을 향해 던진 도전장이었다. 올슨에게는 연구소의 지원이 확보해 줄 ‘시간’이 간절했다. 위대한 프롤레타리아 소설을 완성할 시간이었다.

· 작업의 ‘동력’을 찾던 바버라 스완과 마리아나 피네다

소묘와 유화 외에 다른 매체를 실험하고 싶었던 초상화가 바버라 스완과 실물 크기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조각가 마리아나 피네다도 연구소의 일원이 되는 기회가 절실했다. 그 무렵 두 사람 다 ‘모성’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스완은 어머니, 예술가, 교사 역할을 전부 해낼 방법을 찾고 싶었고, 피네다는 학자 및 예술가와 교류할 수 있는 공동체에 속하고 싶었다.

‘동등한 우리’
고립된 여자들을 연결하다

운 좋게도 섹스턴은 존 홈스의 워크숍에서 쿠민을, 로버트 로웰의 수업에서 실비아 플라스를 만나 일생 교감했지만, 이 시기 글 쓰는 여자들은 경쟁이 심했고 우정을 추구하거나 지키기가 어려웠다. 시의 세계는 남자의 것이었고, 여자가 그 세계에 자리를 마련하려면 남자 여자 모두와 싸워야 했다. 여성혐오가 만연한 문단에서 섹스턴은 ‘남자처럼 쓴다’는 말이 최고의 칭찬인 줄 알았고 자신이 여자처럼 글을 쓸까 봐 두려워했다. 실제로 섹스턴을 못마땅해한 홈스는 섹스턴과 쿠민을 갈라놓으려고 수차례 쿠민을 압박했다. 문단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스승의 이간질에도 쿠민은 친구를 선택했고, 둘의 우정은 연구소에 들어가 1~2기 장학생으로 지내는 동안 더욱 견고해진다. 섹스턴과 쿠민은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서로 집을 방문하며 함께 시를 완성했고, 자기들만의 공동육아 시스템을 운영했다. 한동안 두 사람은 우정을 세상에 숨겼다. 시인으로서 자리를 잡는 데 불리하리라 여겼고 심지어 남편들의 기분이 언짢을까 봐 염려했다. 그러다가 연구소 어느 세미나에서 둘은 동료들에게 비밀을 밝힌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질시나 의심이 아닌 응원과 환호를 받는다.

계급과 나이, 정치적 차이를 뛰어넘은 섹스턴-올슨, 당대의 정치를 즐겨 논했던 올슨-피네다, 올슨이 본 여자들 관계 중 가장 아름다웠다는 스완-섹스턴. 래드클리프 독립연구소는 ‘자기만의 방’과 돈뿐 아니라 친구를, 서로를 지지해 줄 안전한 공동체를 여자들에게 제공했다.

세미나와 낭독회
페이지를 무대 삼은 여자들의 또 다른 무대

연구소의 장학생들은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열어 자신의 관심 주제를 동료에게 공유했다. 학자들뿐 아니라 ‘동등한 우리’ 예술가들도 자기의 작업과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타고나길 무대 체질이었던 앤 섹스턴도 많이 긴장하며 이 자리에 섰고 자기비하를 섞지 않고는 발표를 진행하지 못했다. 연구소 지원 때만 해도 자기 홍보나 청중 설득에 재능 없던 피네다도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예술사 논의를 세미나에서 펼쳤다. 스완은 섹스턴과 함께 준비한 한 세미나에서 자신의 시적 이미지가 가짜라고 외치는 섹스턴에게 “완전히 진실하다”고 격려한다. “내 그림과 드로잉은 일종의 연장선이야. 내가 아직 만들어 내지 못한 이미지들이 당신 시에 있더라”(216쪽).

올슨은 세미나 개최를 유독 어려워했다. “창조적 과정의 죽음”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까지 올슨은 공황에 빠졌고 매주 주제를 바꿨다. 그날 올슨의 발표는 장황하여 대다수의 공감을 사지 못했지만 섹스턴만은 완전히 매료되었다. 청중이 흩어지자 섹스턴은 올슨에게 다가가 메모를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비서를 고용해 원고를 옮겨 썼다. 온통 메모와 약어와 인용문뿐인 이 이상한 원고는 올슨의 대표 에세이 「침묵」의 초고가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연 강의가 올슨을 인기 많은 강사로 만들었다. 「침묵」을 표제작으로 1978년에 출간한 『침묵』은 성공을 거두며 올슨을 존경받는 페미니스트 비평가이자 학자로 자리 잡게 했다.

협업과 연대
친구를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하다

이들의 협업과 연대는 연구소 밖에서도 계속되었다. 1967년 퓰리처상을 받은 섹스턴의 시집 『살거나 죽거나』(1966)를 시작으로, 스완은 이후 출간되는 섹스턴의 거의 모든 책(『변신』(1971), 『우화집』(1972), 『죽음 공책』(1973), 유고 시집 『신을 향해 무섭게 노를 젓다』(1975))의 표지 그림을 그렸다. 쿠민 역시 『오지에서』(1972)로 1973년에 퓰리처상을 받았는데 『오지에서』의 표지 그림과 삽화 17장도 스완이 그렸다. 훗날 이 작업에 대해 스완은 다른 무엇이 아닌 우정 때문에 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두 시인과의 우정 때문이었다. 그저 우정 때문에 한 일이었다”(290쪽). 한국어판에는 스완의 딸 조애나 핑크로부터 허가받은 그림 세 점이 수록돼 있다. 1955년 스완이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그린(출산 4개월 차에 그린) 〈아기〉(116쪽)와 연구소 시절인 1961년에 그린 앤 섹스턴의 초상(141쪽), 1977년 작으로 추정되는 맥신 쿠민의 초상(346쪽)이다. 스완은 “이국의 새들” 같았던 두 시인을 그리기를 좋아했고, 연구소 밖에서도 가장 많은 협업을 이어나갔다. 섹스턴은 1973년의 한 편지에서 “내가 날 신뢰하는 것 이상”으로 스완을 신뢰한다고 고백했다.

1973년 퓰리처상 심사위원이었던 섹스턴은 『오지에서』를 강력히 밀며 동료 심사위원들을 설득했다. 퓰리처상 수상 시인이 된 쿠민은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되게 바빠졌고 쿠민과 섹스턴은 점점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다이앤 미들브룩이 쓴 섹스턴의 전기에 의하면 섹스턴은 “친구를 잃을 것”을 알면서도 쿠민의 수상을 위해 싸웠다. “어떻게 보면 자기희생의 행위였다”(364쪽).

이름이 지워지거나 오명을 쓴 여자 예술가의 부활
새로운 정전을 만들다

1968년 12월, 래드클리프대학의 흑인 여성 학부생들이 입학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1969년 4월에는 하버드와 래드클리프 학생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과를 위한 교수진 채용을 촉구했다. 래드클리프 연구소도 이런 흐름에 맞춰 장학생들을 다양화했다. 1966년엔 극작가이자 소설가 앨리스 차일드레스, 1970년엔 환경 심리학자 플로렌스 래드, 1971년에는 작가 겸 교사였던 앨리스 워커가 연구소에 들어왔다. 앨리스 워커는 연구소 시절 흑인 페미니스트 정치학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문학적 글쓰기에 몰두했고, 업계 최초로 흑인 여성 작가에 대한 대학 강의를 열었다. 또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이자 인류학자인 조라 닐 허스턴을 복원하는 데 힘썼다. 워커가 아무 표지 없이 묻힌 허스턴의 묘지를 찾아가 “조라 닐 허스턴, ‘남부의 천재’, 소설가 민속학자 인류학자, 1901~1960”이라고 새긴 묘비를 세워주는 장면은 책에서 가장 극적이고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다. 비록 허스턴의 생년(1891년)을 잘못 적었지만 워커는 허스턴이 역사에서 잊히지 않게 했다.

이보다 앞서 올슨도 열다섯 살 때부터 존경해 온 우상의 작품을 복간하고자 했다. 올슨은 자신의 팬이었던 학자이자 활동가인 플로렌스 하우와 폴 라우터 부부에게 리베카 하딩 데이비스의 『제철소의 삶』을 소개했다. 이 작품에 감동한 두 사람은 1972년 자신들이 운영하는 더 페미니스트 출판사에서 올슨의 비평이 수록된 『제철소의 삶』을 복간했다. 1974년에 만나 교류하게 된 올슨과 워커는 잃어버린 여자들의 문학을 되찾는 출판 프로젝트에 함께했다. 더 페미니스트 출판사는 워커가 편집한 조라 닐 허스턴의 작품을 포함해, 애그니스 스메들리의 『대지의 딸』, 샬럿 퍼킨스 길먼의 『누런 벽지』 등을 출간했다.

연구소 시절인 1962년, 찰스강을 따라 걷던 섹스턴과 올슨은 사라 티즈데일과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에 관해 대화한다. 일찍이 홈스의 워크숍에서 티즈데일이 좋다고 말했다가 “저급한 가운데서도 가장 저급한” 시인이라는 면박을 들었던 섹스턴은 그날, 티즈데일을 좋아한다는 올슨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한다. “우리가 함께 있으면 사라 티즈데일이나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를 향한 사랑이 부끄럽지 않았다”(207쪽).

‘동등한 우리’는 남성 문인들이 골라준 정전 대신에 자신들만의 정전을 만들어나갔다.

한 편의 논픽션이 이뤄낸 기적
연쇄되고 확장되는 만남을 따라 뻗어가다

연구소 시절 섹스턴은 가장 중요한 시집을 썼고 그를 발판 삼아 ‘영원한 시인’으로 거듭났다. 쿠민은 연구소에서 다른 장르를 실험한 끝에 첫 번째 소설을 썼고 시만큼이나 산문으로도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올슨은 훗날 교육과 비평에서 크게 쓰이게 될 이론의 토대를 기술했다. 스완은 석판화를 탐험할 시간과 자원을 누렸고 일생의 동료를 만났다. 피네다는 여성 신탁 조각상 연작을 창조했고 대작을 만드는 조각가가 되었다. 설립자 번팅에게 ‘어수선한 실험’이라고 불린 세상에 없던 이 혁명적 시도는 하버드와 래드클리프가 통합되는 1999년까지 39년간 운영되었고, 마사 누스바움을 비롯한 수많은 여성 학자와 예술가를 배출했다.

1974년 섹스턴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에이드리언 리치는 추도사에서 “머리는 종종 가부장적이되 그의 피와 뼈는 페미니스트임을 그는 잘 알았다”라고 쓴다. 연구소를 구상하고 설립한 번팅도 그렇고 ‘동등한 우리’의 다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정체화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여성운동이 커지기 전부터 여자의 몸과 삶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고 뼛속까지 페미니스트로 살았다. 사회운동의 전개와 교차하면서 우리가 익히 아는 활동가나 이론가들 이름이 튀어나오는 책 후반부를 거치고 나면, 문학, 예술, 역사, 사회과학을 가로지르는 이 책으로부터 무수히 많은 갈래의 길이 뻗어 나옴을 알게 된다. ‘찾아보기’ 기준, 책에 등장하는 350여 명의 이름을 따라, 연쇄되고 확장되는 만남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한 한 편의 논픽션이 무수한 여성들의 연쇄적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한 손에 잡히는 이 작은 책이 행하는 큰 기적일 것이다.” ―옮긴이의 글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동등한 우리 (마스크제공)
저자/출판사
매기 도허티 , 이주혜 ,위즈덤하우스
크기/전자책용량
145*225*27mm
쪽수
440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4-05-16
목차 또는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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