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북미 회장 역임 ☆
☆ 하버드 경영대학원,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강의 ☆
사랑받는 제품은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특별한 유대감을 맺고 있다. 사람들이 립스틱이 아니라 ‘샤넬’을 바르고, 운동화가 아니라 ‘나이키’를 신는 이유다. 사라고 말하지 않아도, 굳이 그 브랜드를 사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샤넬 립스틱이 발림성이 좋고 색감이 아름다우니까, 나이키 운동화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편하기 때문일까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들을 보유한 LVMH 북미 회장을 역임한 폴린 브라운은 단언컨대 ‘아니다’라고 답한다. 샤넬이라고 특별히 엄청난 원료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없는 빨간색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물론 성능도 중요하지만 품질 때문에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15%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85%의 소비자가 성능이 아닌 ‘다른 무언가’ 때문에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폴린은 바로 이 ‘다른 무언가’가 ‘미학’이라 말한다. 그리고 독자적인 미학을 갖추지 못하는 브랜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미학은 단순히 시각적 디자인만 뜻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모든 경험이 제품의 미학과 관련 있다. 매장이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포장을 뜯고, 냄새를 맡고, 촉감을 느끼는 것을 넘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회상하거나 상상하는 것까지 미학의 영역이다. 이 책은 브랜딩 분야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저자의 미학 비즈니스에 대한 하버드 경영대학원 강의를 정리한 책으로 애플, 샤넬, 스타벅스, 조말 론과 같은 전통적 브랜드부터 카인드, 큅, 예티, 에버레인 등의 신진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브랜드들의 성공과 실패 뒤에 숨은 ‘미학 비즈니스’를 소개한다.
“성공적인 리더들과 혁신가들은 자신이 속한 분야 너머를 바라보는 일
에 능숙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패션이나 뷰티 분야에서 얻은 중요한 교
훈들을 변형하여 모든 사업 유형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_ 월터 아이작슨,《코드 브레이커》《스티브 잡스》 저자
목차
들어가며 미학이 중요하다
PartⅠ 또 다른 AI 익히기
CHAPTER 1 미적 이점
CHAPTER 2 감각 깨우기
CHAPTER 3 코드 해석하기
CHAPTER 4 지속하기 위한 설계
PartⅡ AQ 향상 프로젝트
CHAPTER 5 맛으로 바꾸기
CHAPTER 6 개인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재해석하기
CHAPTER 7 큐레이션의 예술-조화와 균형의 회복
CHAPTER 8 명료화의 기술
PartⅢ 미적 미래
CHAPTER 9 미학의 미래
나가며 │ 감사의 글 │ 참고 문헌 및 자료
작가
폴린 브라운
출판사리뷰
고객의 85%는 성능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 때문에 제품을 구입한다
“일단 해봐(JUST DO IT)”라는 문구를 보면 누구라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를 떠올린다. 이 짧은 문구 하나만으로 고객들은 나이키에게 친밀감을 느끼는데 폴린 브라운은 감각적인 광고와 캠페인을 통해 전해지는 나이키의 슬로건이 “‘내면의 영웅’을 깨우고 싶다는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순간, 제품의 성능은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오늘날 대중들이 제품에 바라는 것은 단순한 ‘효용’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표현해줄 수 있는 도구를 바란다. 패션이나 IT 제품에서부터 전기차, 칫솔,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상통하는 지점이다. 샤넬의 핵심이 사용할 때보다 ‘사는 과정에서 느끼는 호화로움’이고, 식품기업 카인드의 핵심이 평범한 에너지바 구매가 아닌 ‘착한 일을 했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차별화된 프로모션인 이유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처럼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걸까 바로 미학이다.
보고, 듣고, 맛보고, 만지고, 맡는 오감의 예술
‘미학’이라고 하면 흔히 제품의 디자인이나 로고와 같은 시각적인 요소에 국한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제품의 미학은 제품을 마주하기까지 경험하는 모든 과정, 심지어 제품을 사용했던 경험을 회상하거나, 제품을 사는 과정을 상상하는 것까지 모두 관련 있다. 핵심은 ‘오감’이다. 우리의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을 자극할 때 미학은 살아난다. 제품의 포장을 뜯고, 소재를 손으로 느끼고, 로고의 문양과 매장의 냄새까지 모든 것이 오감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감각을 자극할 때, 소비자는 제품과 특정한 감정을 연결시키고, 이런 과정을 통해 유대감을 쌓게 된다. 스타벅스가 샌드위치 조리 냄새로 인해 방문객이 급감하자 ‘냄새’의 중요성을 깨닫고 커피향을 방해하는 요인을 없앤 일이나, 조 말론이 박스에 리본을 매단 패키징과 고급스러운 쇼핑백을 활용해 집으로 돌아간 고객이 ‘선물 받은’ 향수를 열어보는 기분을 느끼도록 한 것이 그 예다.
이러한 미학은 제품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 방침이나 메시지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친환경 제품을 표방하는 제품의 포장지가 친환경 소재가 아니면 과연 감정적으로 동화될 수 있을까 에버레인에 MZ세대가 열광한 건 단순히 고품질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해서가 아니라 ‘제조 원가’까지 공개하며 브랜드의 정체성과 경영 방침을 일치시켰기 때문이다. 캠핑용 냉장박스를 ‘갖고 싶은 물건’의 위치로 올린 예티는 자연보호와 스포츠맨 정신, 야생이란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세밀한 부위별 수리 정책을 고수했다.
다른 이들이 넘볼 수 없는 ‘브랜드 코드’를 독점하라
미학에 입각한 비즈니스를 실천하기 위해선 기업의 ‘브랜드 코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브랜드 코드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특정한 생각, 기억, 감정을 불러일으켜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폴린 브라운은 브랜드가 지닌 코드를 파악해 그에 걸맞은 미학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특별히 소비자를 강렬하게 사로잡을 수 있는 4가지 코드에 대해 말한다.
첫 번째는 ‘오랜 시간을 통해 검증된 코드’이다. 강력한 코드는 시간을 통해 진화한다. 샤넬의 트위드 재킷과 같이 소위 말하는 ‘클래식’들이나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CM송도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코드’이다. 3M의 포스트잇 컬러가 그냥 옐로가 아니라 ‘캐너리 옐로’이며, 스타벅스의 인어가 꼬리 두 개 달린 사이렌을 명확하게 표현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기억하자. 세 번째는 ‘독점할 수 있는 코드’이다. 많은 기업들이 특허를 등록하곤 하는데, 지적재산권과 별개로 독점 가능한 코드는 다른 이들이 쉽게 복제할 수 없다는 강점이 있다. 가로세로로 엇갈리며 엮인 가죽을 보면 누구나 보테가 베네타를 떠올리며 상단에 두 개의 동그라미가 인접한 커다란 원을 보면 누구나 미키마우스를 떠올린다. 이러한 코드는 쉽게 복제할 수 없으며 설사 다른 이들이 복제한다 해도 그 순간 그들은 ‘’이 된다. 결국 강력한 브랜드 코드의 핵심은 ‘어떻게 나만이 독점할 수 있는 코드’를 구축하느냐다. 만약 브랜드가 침체에 빠졌다면, 내가 쓸 수 있는 강력한 코드는 무엇인지 찾아야 할 것이고, 스타트업으로서 출발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형태의 강력한 코드를 구축해갈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당신의 ‘AI’를 높이는 4가지 전략
폴린 브라운은 당신이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 경영자든 마케터든 여타 다른 어떤 일을 하든 ‘AI’를 키우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 단언한다. 여기서 말하는 AI는 미적 지능, 즉 Aesthetic Intelligence이다. 미적 지능은 근육과도 같아서 훈련을 통해 개발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적응(attunement)’이다. 주위의 자극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이다. 식당에 대한 인상에 음식 외에 조명, 서비스, 환기시설, 가구배치, 액자, 음향 등 수많은 요소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은 예다. 두 번째는 ‘해석(interpretation)’이다. 감각을 자극받아 생기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미학적인 입장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체험하는 ‘패션’도 하나의 훈련 방법이 될 수 있다. 내가 어떻게 보이고 싶은가, 나의 신체적 특성은 어떤가, 각각의 색은 어떤 느낌을 주며, 특정한 패턴이 어떤 사회문화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세 번째는 ‘명료화(articulation)’다. 명료화는 제품의 미적 전략과 장점들을 단어, 스토리텔링 등을 통해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다. 저자는 책에서 내가 택한 ‘키워드’가 효과적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판별법을 알려준다. 마지막 네 번째는 큐레이션(curation)이다. 이제 큐레이션이 현대 비즈니스의 필수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무드 보드’를 적극 이용하라 권한다. 보드 안에 무언가 반드시 선택해야 하거나 선택지 둘을 맞바꿀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리고 요소들을 배치하고 조정하며 내가 바라는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조합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중요도가 비슷한 요소들 중 어떤 것을 취사선택하고 어떤 조합이 가장 강렬한 감정을 일으키는지 익힐 수 있다.
차별화와 지속가능성은 미학으로부터 나온다
다이슨이 청소기 분야에서 압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뛰어난 성능 때문이 아니다. 무선 청소기가 다이슨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만한 성능의 대체제도 많다. 견고함이 느껴지는 미려한 디자인도 훌륭했지만 다이슨의 성공은 무엇보다 ‘귀찮은 일’이 아닌 공간을 관리하는 ‘즐거운 일’이 되도록 만들어준다는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 획기적인 기술로 주목받은 구글안경(Google glass)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건, 사생활 침해 문제보다도 그것이 결국 ‘안경’임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누구도 그렇게 생긴 안경을 쓰고 싶지 않았고, 누구도 그런 안경을 쓴 사람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저자는 〈뉴욕 타임스〉가 온라인 신문으로 전향하면서 매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인쇄할 가치가 있는 모든 뉴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라는 슬로건을 삭제한 것에 대해 젊은 독자층에 대한 오해와 ‘인쇄’라는 단어의 관습적 의미에만 매몰되며 택한 실수라고 지적한다. 지난 2010년 갭 역시 섣부르게 로고를 바꾸었다 소비자들에게 몰매를 맞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미학이 중요한 건 단순히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미학이야말로 기업의 생명이자 지속가능성을 위한 ‘차별화’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미학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잘나가던 기업도 한순간에 힘을 잃을 수 있으며, 미학을 제대로 공략한다면 스타트업도 순식간에 떠오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 ‘미학 비즈니스’를 알아야 할 이유다.